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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의 재·보궐선거 참패 하루 만인 8일. 당청이 충격에 휩싸인 상황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보인 '각별한 배려'가 청와대에서 소소한 화제가 되고 있다.
11일 청와대 취재를 종합하면, 문 대통령의 '배려 미담'은 대략 이렇다. 8일 오후 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프라보워 인도네시아 국방부 장관을 접견했다. 서울ㆍ부산시장 선거 이후 문 대통령의 첫 공개 일정이었다. 선거 결과를 놓고 문 대통령이 "국민의 질책을 엄중히 받아들인다"고 말했었기에, 문 대통령의 표정과 태도 하나하나에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었다.
접견에는 서욱 국방부 장관, 강은호 방위사업청장과 우마르 주한인도네시아 대사 등이 배석했다. 한국과 인도네시아 측은 통역 담당자를 각각 따로 뒀다. 접견은 초반까지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했다.
그러나 인도네시아의 통역이 프라보워 장관의 말을 한국말로 옮길 때부터 덜컥거렸다. 한껏 주의를 기울여야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한국말이 서툴러서다. 프라보워 장관의 발언을 "우리 관계가 더욱 강하게, 더욱 정교하게, 그런 약속을 드린다"고 통역하는 식이었다.
문 대통령이 특정 대목에서 고개를 갸웃거리는 모습이 포착됐다. 인도네시아 통역의 말을 알아듣지 못한 것처럼 보였다. 프라보워 장관은 문제가 있다는 것을 눈치채고 한국 통역에게 신호를 보냈다. '우리 통역 대신 내 말을 통역해달라'는 사인이었다.
이에 한국 통역이 프라보워 장관의 말을 한국말로 옮기기 시작했다. 대통령 행사의 격과 중요성을 감안하면, 외교적 참사나 다름없었다. '패싱' 당한 인도네시아 통역이 굉장히 난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문 대통령의 배려는 이 순간 나왔다. 한국 통역이 프라보워 장관의 발언 몇 마디를 한국말로 옮기는 것을 들은 뒤, 문 대통령은 인도네시아 통역을 향해 이런 취지로 말했다고 한다. "통역해 주신 것을 잘 알아들었다. 계속 통역을 부탁드리겠다."
불편을 다소 감수하더라도 상대국 통역의 역할을 끝까지 존중하겠다는 뜻으로 읽혔다고 청와대의 한 참모는 전했다. 문 대통령의 배려 덕에 인도네시아 통역은 접견이 끝날 때까지 계속 통역을 할 수 있었다.
8일은 문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선거에서 패한 날이었다. '레임덕'(임기 말 권력누수 현상) 진입 기로에 섰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청와대 분위기는 침체돼 있었다. 그럼에도 문 대통령이 '사람이 먼저'임을 잊지 않은 모습을 보이자, 청와대 참모들 사이에선 "역시"라는 반응이 나왔다고 한다.
문 대통령이 난처한 상황에 놓인 사람을 존중하고 챙기는 스타일이라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일화도 많다. 올해 3ㆍ1절 행사에서 한 애국지사의 담요가 바닥에 떨어져 빗물에 젖자, 문 대통령이 직접 주운 뒤 새 담요를 준비하라고 지시한 일도 있었다.
출처 |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10411140300001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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