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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행과 오만에 눈 감지 않고 혁신의 주체가 되겠습니다.”
우리 당은 금번 재보궐선거에서 참패했습니다. 선거 중 한때 광범위한 조직과 지지층 집결로 흐름을 바꿀 수 있다는 잘못된 희망도 가졌지만 국민들은 냉엄한 투표로 응답하셨습니다.
선거 유세 현장과 삶의 현장에서 만난 20대 30대 청년들은 민주당에 싸늘하고 무관심했고, 지난 1년 동안 많은 분들의 마음이 돌아섰음을 현장에서 느꼈습니다.
돌아선 국민의 마음, 그 원인은 결코 바깥에 있지 않습니다. 그 원인은 저희들을 포함한 민주당의 착각과 오판에 있었음을 자인합니다.
이번 재보궐선거를 치르게 된 원인이 우리 당 공직자의 성 비위 문제였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당은 당헌·당규를 개정해 후보를 내고, 피해자에 대한 제대로 된 사죄도 없었으며, 당내 2차 가해를 적극적으로 막는 조치를 취하지 않았습니다. 이 문제를 회피하고 외면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오만함이었습니다.
검찰개혁은 종전에 많은 국민들이 공감하는 정책이었으나, 추미애-윤석열 갈등으로 점철된 추진과정에서 국민들의 공감대를 잃었습니다. 오만과 독선으로 보일 수 있는 행동들이 국민들께 피로와 염증을 느끼게 하였음에도, 그것이 개혁적 태도라 오판했습니다.
조국 장관이 검찰개혁의 대명사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검찰의 부당한 압박에 밀리면 안 된다고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상에서 수많은 국민들이 분노하고 분열되며 오히려 검찰개혁의 당위성과 동력을 잃은 것은 아닌가 뒤돌아보고 반성합니다.
내로남불의 비판을 촉발시킨 정부여당 인사들의 재산증식과 이중적 태도에도 국민에게 들이대는 냉정한 잣대와 조치를 들이대지 못하고 억울해하며 변명으로 일관해 왔음을 인정합니다. 분노하셨을 국민께 사과 드립니다.
또한, 과거 민주화 운동으로 역사적 성취를 이룬 국민들의 헌신과 희생에 늘 감사하고 경의를 가지면서도, 한편으로 민주당이 오늘날 더 이상 약자가 아니라 기득권의 한 축일 수 있다는 점을 냉정하게 성찰하지 못했습니다. 민주화를 이루어낸 국민의 위대함은 민주당만의 전유물이 아님을 잊은 건 아닌지 아프게 성찰합니다.
청년 없는 청년 정책을 펼치고, 청년 일자리 대책을 마련해 온 것도 청년들을 낙심하게 만들었습니다. 많은 청년들의 분노를 산 소위 ‘인국공 문제’ 역시 청년층이 분노하는 이유를 제대로 살피지 않고, 우리가 지향하는 가치를 그분들께 가르치려고 한 오만함이 청년들과 민주당의 소통을 단절시킨 한 원인이었다고 아프게 자평합니다.
이번 재보궐선거의 참패 원인을 야당탓, 언론탓, 국민탓, 청년탓으로 돌리는 목소리에 저희는 동의할 수 없습니다. 책임 있는 정치세력이 선거에서 표로 심판 받고도 자성 없이 국민과 언론을 탓하는 경우는 있을 수 없습니다. 지금은 오로지, 우리의 말과 선택과 행동을 되돌아봐야 하는 시간입니다.
오늘 이 자리에 선 청년의원들은 고백합니다. 지난 1년간, 우리는 경험이 부족한 초선의원임을 핑계 삼아, 어렵고 민감한 문제에 용기 있게 나서지 못했고, 정부와 지도부의 판단에 의존했으며, 국민의 대표로서 치열하고 엄밀하지 못했습니다. 특히 청년들 옆에 온전히 서지 못했습니다.
가장 혁신적이고 당내의 주류적 관행과 기득권 구조에 비판적이었어야 할 우리 청년의원들까지도 오만했고, 게을렀고, 용기가 없었습니다. 그 모습이 민주당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를 더욱 꺾었을지 모릅니다.
지난 재보궐선거 과정에서 우리가 느낀 국민들의 냉정한 표정과 마음을 기억하며, 지금부터 우리 청년의원들이 더 겸손하게, 성실하게, 용기를 내겠습니다. 민주당 내에서 할 말을 하는,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주체세력으로 나서겠습니다.
바뀌어야 할 당의 관행과 기득권 구조, 국민들과 공감하지 못하는 오만과 독선, 국민 설득 없이 추진되는 정책들에 대해 더 이상 눈감거나 침묵하지 않겠습니다. 또한, 청년의 상황과 입장을 더 근본적으로 이해하고, 국방, 부동산, 교육, 경제 등 모든 분야 정책에 청년들의 현실과 감수성을 반영하겠습니다. ‘청년의 대변인, 청년의 소통 창구’가 되겠습니다.
때로는 개혁의 주체가 되면서도, 동시에 자발적인 내부 혁신의 대상이 되기도 하는, 책임지는 민주당을 만들겠습니다. 반드시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민주당, 기대에 부응하는 민주당을 국민들께 돌려 드리겠습니다.
더불어민주당 2030 국회의원
오영환, 이소영, 장경태, 장철민, 전용기
충분히 공감할 만한 글이라 봅니다. 패배에 대한 냉정한 분석과 성찰이 초선의 신선함으로 다가왔습니다.
다만,,,,,,중간에 언급한 추미애 장관이나 조국교수에 대한 언급은 매우 잘못된 평가라고 봅니다. 물론 이것은 전적으로 민주당 지지자로서의 입장임을 먼저 밝혀 둡니다. 아마 현재 60%의 분들은 저 평가가 옳다고 말하겠죠. 각설하고 우리는 조국교수와 그의 가족들이 멸문지화를 당하는 현장을 지켜 보았고 엄동설한에 서초벌판에 모여 "조국수호", "검찰개혁"을 목놓아 외쳤습니다. 연인원 천만 가까이가 모였다고 하니 극히 일부의 치기어린 외침이라 치부하긴 힘들 겁니다. 그리고 그러한 검찰개혁에 대한 국민적 염원은 지난 총선에서 180석이라는 역사 이래 최대의 의석수를 민주당에 몰아 줌으로써 국민의 뜻이 어디에 있는지를 명백히 표출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준엄한 국민의 명령을 수행해 가는 과정에서 추미애장관님의 검찰과의 충돌이 있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잘못된 것이었다구요? 반성한다구요? 이건 아닙니다. 이번 재보궐 선거는 그 시작 자체가 두 전직 시장들의 부적절한 궐석으로 부터 출발한 것이니 응당 심판의 의미가 강했습니다. 그 외 최근 L.H사태가 공직자의 도덕적해이와 기회 박탈에 대한 분노 또한 매우 강했습니다. 그리고 소외받고 있다고 느끼는 20대 남성들의 대거 이탈 또한 주요한 패배의 원인이라고들 말합니다. 동감합니다. 그럼 이러한 명백한 패배원인에 대한 뻐아픈 반성이 더 필요했습니다. 가장 분노를 표출하는 20대 남성의 공통된 목소리인 지나친 페미니즘에 경도된 정부에 대한 비난과 반발은 애써 외면하는 저 반성문을 보며 씁쓸했습니다. 젊고 건강하고 모든 걸 솔직히 말할 것 같던 젊은 초선도 결국 진짜 본질 앞에서는 고개를 슬쩍 돌려 버리는 구나,,,안타까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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