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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학생때였습니다
요즘은 잘 볼 수 없는 추억의 카세트라디오가 저희집에도 있었습니다
테이프 넣고 들으면서 영어공부를 했었죠
어느날 공부가 지루해서 라디오 채널을 돌렸습니다
마침 대통령 선거 시즌이라 한 후보가 유세를 하고 있었는데
정치 아무것도 모를 때지만..
다들 아시다시피 공부할때 딴짓하면 뭐든 재밌잖습니까?ㅎㅎ
집중해서 듣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들을수록 좀 이상했습니다
이 후보는 자신의 비전이나 정책은 한마디도 하지 않고
상대방 비난반 주구장창 하는 겁니다
어린 저로서도 '이게 맞나..?' 싶을 정도였습니다
언제쯤 자기이야기 하나 끝까지 들어보았지만 결국 듣지 못하였습니다
아직도 생생합니다
"이런 '나쁜' 후보가 대통령이 되어서야 되겠습니까 여러분!"
그리고, 압도적인 표차로 이명박이 승리했습니다
제가 이번 서울 보궐선거 야당 승리를 확신하였을 때는
(부산은 박형준 나온다고 했을 때부터 걱정없었습니다)
단일화도, 여론조사도 아닌
박영선 오세훈 1차 2차 토론 때였습니다
늘 그렇듯이 양쪽에선 자기쪽이 잘했다고 합니다
여기도 오세훈이 상대도 안된다며 다들 기뻐하셨죠
하지만 여러분
제가 누누히 말씀드리고 강조하지만
선거의 승패는 결국
그 어린시절의 저와같은 사람들이 결정합니다
일반 대중들은 누가 더 토론을 논리적으로 잘했는지 관심없습니다
음.. 관심없다기 보다는 잘 모른다고 해야 맞을까요
애초에 그분들 기준에선 토론을 본다는것 자체가 비교적 큰 관심이기 때문이죠
어쨌든 결국 그분들의 머릿속에는 전체적인 '이미지'만 남을 뿐입니다
박영선은 끝없이 네거티브를 하였고, 오세훈은 한번도 하지 않았습니다
상대당에 '토착왜구'를 외치는 당 후보가 일본 집을 갖고 있는데도, 이에 대해 한마디도 안했습니다
무릎을 탁 쳤습니다. 끝났구나.
현재 두 당이 어떤 상황인지 적나라하게 알 수 있는 토론이었고
일반 대중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뻔히 보이는 토론이었고
그 어린시절 라디오방송이 기억나는 토론이었습니다
그냥, 너무 스트레스 받지 않으셨음 좋겠습니다
선거 끝나면 단순히 남의 불행을 즐기러 오는 사람들이 늘텐데
벌써부터 하나하나 다 대응하고 스트레스 받는 것은
그리 좋은 방법이 아니라는 생각입니다
출처 | 그날의 기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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