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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밤이여
백가지 꿈을 꾸기엔
너무나 짧은 밤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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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을 놓은 자만이
칼을 쓰고
춤을 놓은 자만이
춤을 춘다.
말을 놓은 자만이
말을 하고
사랑을 놓은 자만이
사랑을 한다.
칼을 쓰는한
칼이 되고
춤을 추는한
떨림이 되고
말을 하는한
주장이 되고
사랑하는한
욕망인 것이니...
비로서 놓는 순간
진실이 된다.
배를 놓은 자만이
배를 몰고
세월을 놓은 자만이
세월에 걸림없다.
그림자의 그림자니
허공의 허공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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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괴로운 세상을 만들어낸 하느님이 좋은 사람일리 없습니다.
하느님은 나쁜놈입니다. 틀림없습니다.
..
하느님을 없애버리면 그만입니다.
못된 하느님이 사라진다면 세상은 분명 근사해 질 겁니다.
..
성서에 적힌 것처럼 눈 앞에서 엄청난 기적을 일으켰으면 좋겠는데..
그게 가능하다면 하느님이 있는 것도 믿을 수 있을텐데..
믿게 되면.. 나쁜 일은 전부 하느님 탓으로 돌릴텐데..
그렇게 되면.. 나는 나쁘지 않다고 확신할 수 있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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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기다릴것이 남아있는 당신은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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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잎 없고 이슬 한 방울 내리지 않는 지하도
콘크리트벽 좁은 틈에서
숨 막힐 듯 토하는 울음
그러나 나 여기 살아 있소
귀뚜라미
- 나희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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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나 보고있소?
그대 손짓하나 눈흘김 하나에 얼굴붉어지던 숫기없던 내가
이 뜨겁고 독한 탕에 들어온 것은 오직
그대 때문이란 것을
그대 비록 거대한 민물생선으로 인해
나 보지 못하더라도 기억해주오
매운탕에 칼칼한 했던 맛은
가스버너보다 뜨겁게 흘러내리던 내 눈물인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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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하늘에 닿을 듯이
세월에 불타고 우뚝 남아서서
차라리 봄도 꽃피진 말아라
낡은 거미집 휘두르고
끝없는 꿈길에 혼자 설레이는
마음은 아예 뉘우침 아니라
검은 그림자 쓸쓸하면
마침내 호수 속 깊이 거꾸러져
차마 바람도 흔들진 못해라
『교목喬木』, 이육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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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라 황새야 황새야
광할한 그하늘 거기서
웃고있을 나의 사랑아
그대는 나를 키웠었고
나는 그대의 사랑으로
이렇게 지금 자라났다
그대가 불러준 자장가
그대의 포근한 품에서
그대의 사랑서 자랐다
희끗희끗 그대 머리칼
지나가는 시간들 속에
소리없이 그댄 늙었다
그대가 준 사랑은 많아
하늘을 가릴 정도인데
시간은 빠르게만 간다
기억 속엔 그대로인데
왜이리 서두르는건지
멀리가는 황새따라서
가버린 그대가 밉고
난 너무나 그립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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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죽나무
나는 내가 부족한 나무라는 걸 안다
내 딴에는 곧게 자란다 생각했지만
어떤 가지는 구부러졌고
어떤 줄기는 비비 꼬여 있는 걸 안다
그래서 대들보로 쓰일 수도 없고
좋은 재목이 될 수 없다는 걸 안다
다만 보잘것없는 꽃이 피어도
그 꽃 보며 기뻐하는 사람 있으면 나도 기쁘고
내 그늘에 날개를 쉬러 오는 새 한마리 있으면
편안한 자리를 내주는 것만으로도 족하다
내게 너무 많은 걸 요구하는 사람에게
그들의 요구를 다 채워줄 수 없어
기대에 못 미치는 나무라고
돌아서서 비웃는 소리 들려도 조용히 웃는다
이 숲의 다른 나무들에 비해 볼품이 없는 나무라는 걸
내가 오래전부터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하늘 한 가운데를 두팔로 헤치며
우렁차게 가지를 뻗는 나무들과 다른 게 있다면
내가 본래 부족한 나무라는 걸 안다는 것뿐이다
그러나 누군가 내 몸의 가지 하나라도
필요로 하는 이 있으면 기꺼이 팔 한 짝을
잘라 줄 마음 자세는 언제나 가지고 산다
부족한 내게 그것도 기쁨이겠기 때문이다
나는 그저 가죽나무일 뿐이기 때문이다
/ 도종환
여기부턴 개인------------------------------------------------------
좀비어쩌구 저쩌구 버티기 - A7gB$U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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