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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lovestory_11695
    작성자 : sori
    추천 : 5
    조회수 : 304
    IP : 218.156.***.143
    댓글 : 5개
    등록시간 : 2004/04/17 12:56:59
    http://todayhumor.com/?lovestory_11695 모바일
    [소리] 검은 고양이


    나중에 뒤돌아봤을 때 주위엔 아무도 없다고, 텅 빈 공간 지나가는 바람소리만 있을 뿐이라고
    나의 발 밑으로 주욱 이어져있는 또 다른 나인 그림자만이 있을 뿐이라고
    나의 손을 잡아줄 그 누구도 없다고.

    발 밑 자욱이 더욱 길어질 때면 그림자가 축축해 눈물을 먹어서

    깊은 밤, 잔잔한 별내음을 진동시키는 슬픈 곡조를 뽑아내면 여기 저기 숨어있던 
    검은 고양이들이 하나 둘 모습을 내 비춰 그네들도 눈에서 슬픔이 묻어나
    나와 같아서, 손을 잡아줄 이가 아무도 없어서.
    그 외로운 기분이 검은 고양이의 털을 더더욱 검게, 슬픈 곡조를 더더욱 슬프게,
    나의 그림자는 더더욱 길게.

    나는 늘 갖고 살아, 외로움을. 버릴 수 있는데도 내가 껴안고 있지
    그러면서 외롭다고 투정부려, 아무도 없다고 질질 짜기나 해
    아니, 사실 외로워. 옆에 아무리 많은 사람이 있어도 외로워 시끌벅적하면 더더욱.
    태어날 때부터 갖고 있었을지도 몰라. 누구나
    느끼지 못하는 것 일뿐.

    밤이 싫어. 밤이 좋아, 낮보다는.
    어둠이 더 외롭게 만들고 서늘한 바람이 더 허전함을 전해주지  밤이 싫어.
    따뜻함보다는 차가움이 좋다고 말하는 나지만, 그 때는 정말 따스한 체온이 필요했어.
    그 모든 느낌을 없애줄 36.5℃의 따스한 품이 필요했어. 곧 떠날 테지만, 외로움이 없어지면, 없어지면.
    연보랏빛 베개를 진하게 적셔본 것도 한,두 번 이상. 
    손수건에 얼음을 넣어 눈 위에 올려놓고 늘 상 얼음찜질 그 밤에 달래줄 이가 없어 눈물로 달랬어야 했으니.
    밤이 좋아 밤이 좋아 그 외로움도 좋아. 아니, 싫어. 좋아.

    나를 이루고 있는 것들의 반의반은 외로움일거야. 나머지는 파란 피.

    늘 외로운 건 아니야. 가끔은 눈치 채지 못할 때도 많아
    하지만 그 무엇으로도 채워지지 않는 게 있어  밑 빠진 독처럼 말이야.
    채울 수 없으니 이젠 체념하고 지내야지
    붓고 채우고, 그럼 혹시나 채워질까 하는 기대감에 더더욱 심한 허전함을 몰고 오지. 깨달은 바야.
    깨진 기대감이 남겨주는 그 느낌이란 상당하니까.

    나는 파란 피로 이루어져 있어. 나는 외로움으로 이루어져 있어.
    검은 고양이가 눈에 광채를 가지며 발톱을 세우듯 모든 것을 경계해 
    이 외로움도 막바지에 이르렀고 나는 그 동안의 느낌을 쓴 거야. 지금도 외롭지. 
    이젠 안녕 이야, 안녕.

    뒤돌아봤을 때 주위엔 아무도 없다고, 텅 빈 공간을 지나가는 바람소리만 있을 뿐이라고
    그림자만이 있을 뿐이라고
    나의 손을 잡아줄 이는 그 누구도 없다고.

    검은 고양이 뿐이라고.

    sori의 꼬릿말입니다
    고양이는 무서워요 하지만 왠지.....
    좋은 하루되세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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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4/04/17 13:05:08  147.6.***.115  프로그래머
    [2] 2004/04/17 18:25:48  211.175.***.12  悲、
    [3] 2004/04/17 20:42:56  158.158.***.231  lashen
    [4] 2004/04/17 21:00:42  220.94.***.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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