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유에서 항상 동게를 열심히 눈팅했었는데 제가 이렇게 글을 쓰는 날도 오네요.
어제 오전 11시 40분쯤 읍사무소 근처에서 교통사고를 당한 길냥이를 지인 분이 목격하시고 당황하셔서 저에게 연락을 하셨더라고요. 일단 급한 대로 군청 유기보호담당자에게 연결해 드렸더니 그분께서 강아지는 구조와 치료를 할 수 있지만 고양이는 야생동물로 분류되어 구조와 치료를 할 수 없다고 원한다면 구조만 가능하다는 이야기를 했다 하더군요. 치료도 받을 수 없고 구조만 하는 건 냥이를 그냥 죽게 두라는 말로뿐이 들리지가 않아서 근처에 있던 사촌 동생과 함께 동물병원으로 옮겼어요.
이동 중에도 너무 아파서인지 살고자 하는 의지가 강해서인지 길냥인 녀석이 사람 품을 떠나지 않고 계속 애옹애옹 우는데... 눈물이 펑펑 나더라고요..
병원에서 진정제,진통제 주사도 큰 하악질도 없이 얌전하게 잘 참고 엑스레이 찍을 때도 고통스러워했지만 그래도 잘 참으면서 잘 견뎌주는 모습을 보니까 너무 고맙고 미안하더라고요..
저는 큰 혈흔 등이 보이지 않아 큰 부상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엑스레이 결과를 보니 좌측 고관절이 부러지면서 왼쪽 다리가 안쪽으로 밀려들어 간 상태라고 하시더라고요. 이대로 두게 되면 장애가 생겨 뒷다리를 절게 되고 점프는 전혀 할 수 없는 상태가 되지만 수술을 하게 될 경우 큰 불편함 없이 살아갈 수 있다 하시더라고요. 그리고 생각보다 냥이의 비슷한 연령대 고양이들보다 체중도 적고 영양상태도 좋지 않아 수술을 빨리 결정하지 않으면 자연사할 수 있다 라는 말씀을 하셨는데.. 그 이야기를 듣자마자 정신이 멍 해지더라구요..
우선은 냥이를 살려야 되겠다라는 맘으로 수술비용에 대해서 여쭈어봤더니 100만원이 넘는 금액이 들어갈 거라고 하시더라고요. 전 고양이를 키워본 적이 없고 처음 냥이를 구조해봐서 그렇게 큰 금액이 들어간다는 사실에 제가 좀 당황했었어요. 그러니까 선생님이 다친 냥이가 길고양이기 때문에 비싼 비용을 내고 꼭 수술을 시키라고 강요하지 못하겠다는 말씀을 저에게 해주시더라구요.. 당장은 그렇게 큰돈이 없어서 일단 31일까지 입원비용을 내고 점심시간도 거의 끝나가서 돌아왔어요.
돌아오자마자 알고 있는 동물단체 3곳 정도에 수술비 지원을 요청했는데 2곳은 지원이 힘들 듯 하다하셨는데 유일하게 카라 에서만 긍정적으로 검토해서 연락 주신다고 하더라고요.
지금도 도움 줄 수 있는 곳을 알아보고 있는데 쉽지가 않네요..
냥이에게 아무것도 해줄 수 없는 것 같고 괜히 나 때문에 더 아파질까 봐 걱정도 되네요. 내일 출근도 해야 되는데 걱정의 걱정만 쌓여가고 잠도 오질 않네요..ㅠㅠ..그래도 제가 책임지기로 한 생명이니까 꼭 건강하게 점프하고 뛰어다니는 모습을 보고 싶어요.
막 구조해서 케이지 안에서 약기운 때문에 얌전하게 있던 때 에요
구조해서 이동할 때 불안해하길래 계속 머리를 쓰담쓰담 해줬는데 검은 석탄가루 같은 게 계속 묻어나왔던 상태였어요. 퇴근해서 다시 동물병원에 방문했더니 선생님께서 우선 너무 지저분했던 곳은 씻겨주시고 조금 진정된 모습이었어요.
오유 여러분 조금만 같이 기도해주세요. 부탁드려요. 좋은 소식 있을 거라고 곧 냥이도 다 나을 수 있다고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