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도는 정확하게 기억이 안나지만 아이패드 1이 막 한국에 정발된 해였습니다.
(아이패드를 기억하는 이유는 좀있으면 나옴)

대학원에 다니던 시절 저희 실험실은 6층 이었습니다.

겨울에 눈이 내린 날 밤에 실험을 하는데 갑자기 굉음이 들려옵니다..

꽝~~~~

제 책상이 창가였기에 창밖을 보니, 건물 옆 평행 주차된 차들 쪽에서 차 한대가 도망을 가더군요

뭐지? 하면서 내려가보니

실험실 형의 애마 (일본 N 사의 소형차) 를 눈길에 누가 엄청 강하게 밖고 그 차가 밀려서 그 앞에 마티즈? 암튼 그걸 밖은 상황이었습니다.

그 형한테 전화를 해서 그 형이 도착했고, 앞에 차주휴대폰으로 전화를 걸어서 다 모였습니다.

그 형이랑 앞 차 차주는 거의 멘붕 이었어요

왜냐.. 그 당시에는 블랙박스가 보급화되기 전이었거든요

오지랖이 쩔던 저는 우선 캠퍼스 폴리스에게 전화를 걸어서 출동을 요청했고, 그 형 보험사에 전화를 걸어서 담당자를 요청했습니다.

담장자가 오기전에 캠퍼스 폴리스가 와서 CCTV 를 확인해봤지만, 너무 어두워서 차종이나 뭐나 아무것도 식별이 안되었고,

학교 뒷문으로 나가는 차들도 헤드라이트등 때문에 파손이 쉽게 확인 되지 않은 상황이었습니다.

그때 마침 보험 담당자가 왔습니다.

현장을 둘러보더니,

" 이건 잡기 힘들겠는데요 ?  뭐 아무 목격자도 없고 CCTV도 없고 어떻게 잡아요 .. 자차 처리 하시죠 ? "

그때 제가 뭐 하나를 주었습니다.

그 형차는 뒤에 라이트가 통채로 떨어져나간 상황이었는데 바닦에 라이트 조각이 떨어져 있는겁니다.

라이트 조각을 보니, 안에 일련번호인지 부품 번호가 보이더라구요

TV에서 본 기억이 나서 보험  담당자에게 이 번호로 차종을 알아낼수있냐고 물어봤더니,

금방 스마트 폰으로 차종을 알아냈습니다.

차종은 연식은 모르지만, 구 아방................

그때 또 제 눈에 한가지가 더 들어왔습니다.

형 차에 묻은 상대방 페인트....

네.. .범인은 상아색을 가진 구 아방...

그 당시에는 구 아방이 줄어드는 추세에 거기다 색도 특이한 상아색.. 그리고 학교 특성상 외부인이 거의 없고 시간도 늦은 밤

결론을 내리고 학교 내부인 이라고 잠정 결론을 내리고 일단 그날은 마무리 되었습니다.

그 다음날 아침에 견인차가 와서 그 형차를 견인해갔는데 그형은 뒷면을 부짖혀 뒷면은 아작났고, 밀려서 앞차를 밖으면서

엔진도 약간 밀린 상태라 견적이 1500넘게 나온다고 하고 그 앞에차는 차라리 폐차가 답이라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그래서 제가 그랬쬬

" 형, 제가 이거 범인 잡으면 가방하나 사줍니까? ㅋㅋㅋ 증인 찾아서 결정적 정보를 얻으면 그 사람한테는 사례한다고 하고요"

그랬더니 그 형이

" 그래 . 결정적 증거를 준 사람에게 아이패드 한대 쏜다고 그래 "

그래서 제가 사건 현장에 이때까지 추측한 자료를 학교 내부 계시판에 올렸습니다.

그때 부터 하릴없는 공돌이 학부생들이 학교를 수색하면서 제보 문자를 보내오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몇번 찾아갔으나 다들 용의점을 발견하지 못했죠

그러던 다음날 문자가 왔습니다.

" 죄송합니다. 제가 경황이 없어서 처리를 못하고 그냥 가버렸습니다.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네. 맞습니다. 범인이 연락이 왔어요

이야기를 들어보니, 범인의 실험실 동료가 학교 게시판에 이런 글이 올라왔다 라고 말해줘서 수사망이 좁혀지는걸 알았나봅니다.

범인을 만났는데, 얼굴은 여기 저기 다 부딪혀서 피멍이 가득하고 입술도 터지고 말이 아니더라구요

솔직히 음주후 도주 같은데, 일단 보험 처리하기로 하고 사건 끝냈습니다.

물론 그때 범인을 잡은 공로로 저는 소고기를 얻어먹고, 가방하나 선물로 받았고,

폐차를 할뻔한 앞 차주도 구원해줬습니다. ㅎ



음.. 어떻게 끝내지?

아.. 진실은 승리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