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생일입니다. 스물여덟번째 생일입니다.
요근래 너무너무 힘드네요.
케익살돈이 없어서 아침에 어머니가 두시간동안 감자와 계란으로 케익처럼 만들어주셨는데
참... 이나이먹어서 취업하나 못하고 돈도 제대로 못벌고 이게뭔가 싶어서
고맙고 눈물나고 음... 근데 좀 많이 복잡한 심정이더라구요
아무리 생각해도 모든 일의 원흉은 아버지와 돈인거같은 생각은 듭니다.
그동안 도대체 어디다 쓰셨는지 여기저기서 돈꾸며 생활하신 아버지가
시비 휘말려서 교도소 들어가셨는데 자존심상하신지 꺼내달라며 어머니 독촉하고
수입보다 빚갚는데 쓰는돈이 더많아서 이제 파산 직전이고
친척들은 모조리 콩가루 집안이고
어머니 혼자 애쓰시는데 옆에서 유학갔다 돌아온 딸은 네달동안 간간히 알바만 하고있으니
스스로한테 화가 많이나네요
아버지한테 분노했다가 바보같이 당하고사신 어머니한테 짜증났다가 세상이 다 짜증났다가
결국 무능력한 내가 싫어서 죽어버리자 하루에 수십번 생각하고 삽니다.
오늘도 생일이니까 생일날에 콱 죽어버리자 하고
내가 태어난 시간에 자살해야지 했는데
오유가 절 살렸네요
잠시 메일확인하려다 들어온 오유 한시간동안 정신없이 보니 시간은 지나있고...
사실 진짜 죽겠다고 제대로 결심한건 아니지만요
그냥 꿈하나 믿고 밀어붙히고 내인생 내가 잘하는것 내가 천직이라고 느껴진것 하고싶어서
20대동안 내내 공부하고 유학다녀오고 했는데
막상 꿈은 제대로 실현안되고 그래도 열심히 해야지 하니 주변은 이모양이되고
덕분에 취업에 도움이되는 스펙이나 전공은 하나도 없어서 취직은 안되고
가끔 그냥 꿈없이 성적맞춰 대학가고 취업하는게 정답같기도 합니다.
돈없고 배경없고 운 안따라주면 말이죠.
유학생활도 아버지때문에 휴학했다 귀국했다 난리법석이었는데
정말 아버지 제대로 사람발목잡는구나 원망도 드는데
받은것도 있고 좋은기억도 없는것도 아니고 애증인지 뭔지 모를상태인채 이러는것도 화가나고
어젠 친한 언니 붙잡고 나 생일선물로 안락사약 받고싶어 이러며 한시간동안 울고
으... 가뜩이나 더위 잘타는 체질이라 요즘 몸도 비실비실 늘어지는데
오늘도 생일인데 무기력하게 뭘했는지 제대로 기억도 안나네요
글이 길어졌는데
결국 뭐, 듣고싶은 말은 두줄요약해서
오늘 생일인데 축하해주세요
근데 스물여덟살이 인터넷에 생일축하해달라 하면 좀 그렇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