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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gomin_1165461
    작성자 : 익명aWloZ
    추천 : 14
    조회수 : 534
    IP : aWloZ (변조아이피)
    댓글 : 79개
    등록시간 : 2014/07/30 11:53:16
    http://todayhumor.com/?gomin_1165461 모바일
    솔직히 성폭행 당하면 당한 사람만 손해인데
    제목 그대로
    -철이 없기 때문에 음슴체
     
    성폭행 당하면 피해자만 손해임.
    제대로된 조치도 못 받고 주변 사람이 알기라도 하면 그 눈초리는 어쩔것이며
    피해자보다 가해자 인권을 지켜주는 나라인데 무슨 말을 더 하겠음.
    미리미리 조심 좀 한다고 오바하지 마란 소리 좀 안했으면 좋겠음...
    거짓말로 성폭행범 신고한 것도 아니고.....그냥 조심 좀 한다는데...
     
    우리 회사 사무실은 건물 4층이고, 4층에는 우리 사무실만 있었음.
    몇 달 전 새 사무실이 이사 옴.
    우리 회사는 파견직이라 사무실에 여자인 나 혼자 근무하는 시간이 많음.
    새로 이사 온 사무실의 남자는 나의 아버지 뻘인 듯하고, 역시 혼자서 근무한다고 들었음.
     
    출퇴근 할 때, 화장실 갈 때 종종 마주치면 나는 간단히 목례만 하고 지나가려고 하는데,
    꼭 만날 때 마다 불러 세워서 사무실에 혼자 일하냐고 물어봄.
    나는 본능적으로, 과장님과 차장님이 외근이 많긴 하나 자주 와서 봐주신다고 얘기함.
    (언제 오는지까지 물어 보길래, 외근 없으실 때는 수시로 와계신다고 말함)
     
    그렇게 몇 주 후, 갑자기 이 사람이 우리 사무실에 찾아옴.
    평소에 문을 잠가 놓고 일을 하지만, 문 두드리고 부탁이 있다고 열어달라고 하기에 열어 줌.
    팩스를 보내야 하는데 자신의 사무실 팩스번호로 보내면 안되는 문서가 있어서 팩스를 좀 빌려 달라고 함.
     
    팩스를 보내면서 계속 이 사무실에 혼자 일하냐, 과장님은 언제 오시냐, (내)나이는 몇 살이냐, 이름이 뭐냐, 물어 봄.
    시큰둥하게 대답. 그 후에도 일주일에 두 세번씩 자꾸 팩스를 핑계로 우리 사무실에 옴.
    어느 때는 하루에 두 번도 옴.(그땐 마침 과장님이 사무실에 와계셨음)
     
    아무래도 기분이 이상해서, 집에다 이 사람 이상하다. 자꾸 나 혼자 일하는 지 묻고, 너무 자주 온다. 걱정된다고 하니까
    엄마는 내가 너무 예민하게 구는 거라고 함. 너같은 애를 누가 건들겠냐고. (난 키도 크고 덩치도 커서 사실 쎄보이긴 함)
    남동생은 왜 선량한 사람을 암묵적인 성폭행범으로 만드냐고 나를 극딜함.
    그 외에 몇몇 사람들에게 얘기를 해봤으나, 동성의 친구 한 명 외에는 다 나를 이상하게 생각함.
    오유에도 고민 글로 올리려고 생각해봤으나, 충분히 콜로세움을 예상할 수 있었기 때문에 참음.
    그래도 왠지 안심할 수가 없어서 스맛폰에 SOS어플을 깔고 가장 가까운 서랍에 가스총을 넣어 둠.
     
    그 후 어느날!!
    남자가 또 찾아와서 팩스를 보내며 또 혼자 있냐.. 과장은 언제 오냐. 묻다가
    갑자기 내 옆자리는 누구 자리냐 과장님 자리냐 물어 봄.
     
    그때 잘 됬다 싶어서, 과장님 자리는 다른 방에 있고 이 자리는 CCTV 녹화하는 곳이라고,
    저 구석에 있는 CCTV랑 사무실 곳곳에 설치된 CCTV 영상들을 저장하는 컴퓨터 라고 설명함.
    -우리 회사는 보안관련 파견업이기 때문에 CCTV설치가 필수임. (금고에 총기류가 보관되어 있기 때문)
     
    그렇게 말하자, 정말 거짓말 같이 이 남자의 방문이 끊김. 정말 그 얘기를 한 뒤, 석 달이 지난 지금까지
    단 한번도, 다시는 사무실로 안 옴. 그 후엔 복도에서 마주쳐도 인사만 함. 혼자 일하는 지도 다신 안물어 봄.
     
    난 내가 너무 예민했던 거라고 생각 안함. 아직도 그 남자를 경계한 건 잘한 것이라고 생각함.
    솔까 내가 당했다고 해서, 내가 조언을 구한 그 사람들한테 [거봐, 내 말이 맞지?]라고 말 할 것도 아니고
    그 사람들한테 책임을 물을 수도 없음. 
    그런데 만약에 나같이 뭔가 수상함을 느낀 사람한테, 니가 예민한 거야. 선량한 사람 의심하지 마라고 말 안할 것 같음.
    자기 몸은 스스로 지켜야 하는 거니.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이용해서 대처 하라고 하고 싶음.
    (물론 가스총 때문에 위기를 모면한 건 아니지만, 나의 경계하는 눈빛과 행동이 나를 지킨 거라고 생각함)
     
    덧붙여, 뭔가 수상하다는 것의 증거라는 건 말로 전할 수 있는 게 아님.
    말로 전할 때는 실제로 있었던 (어느 집단이 좋아하는)'사실'만 얘기하게 되니까.
    뭔가 나만 느끼는 그런 [뭔가]는 설명할 수 없는 거임. 
    기분이 나쁘다거나 수상해라는 말로도 표현 못하는..[뭔가]
    그렇기 때문에 듣는 사람은 알지도 못하고 얘기하는 거겠지.
     
    얘기가 길어졌지만, 결론은... 음... 자기는 자기 스스로 지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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