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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best_116242
    작성자 : 직지
    추천 : 21
    조회수 : 1554
    IP : 203.254.***.77
    댓글 : 9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05/12/10 00:00:41
    원글작성시간 : 2005/12/09 12:05:18
    http://todayhumor.com/?humorbest_116242 모바일
    [서프펌] 황교수는 왜 재검증을 거부하나? by 핫돌이
    [서프펌] 황교수는 왜 재검증을 거부하나? by 핫돌이 
    스크롤 압박입니다. 읽으실 분들만.
    연일 핫돌이햏의 글이 서프에서 대문먹고 있습니다 -_-;
    본인이 올리시는걸 뻘쭘해 하시는거 같애서 눈치 빠르게 퍼왔습니다. ㅋㅋ
    [출처 : 서프라이즈] http://www-nozzang.seoprise.com/board/view.php?code=seoprise8&uid=680501
    --------------------------------------------------------------------------------------------

    황교수는 왜 재검증을 거부하나? 생명공학자들의 정치학.  

    등록 : HTR (hottori)  조회 : 3250  점수 : 805  날짜 : 2005년12월8일 02시06분   
       
    뉴스데스크 사과방송으로 어느 정도 극한대립이 정리된 것 같긴 하지만서도, '못 믿겠다 황교수' 진영의 의혹제기는 끝까지 꺼지지 않고 있군요. 저번에 제가 올린 글에서도 언급했지만 그 의혹제기 의도가 정치적 신념에 기반한 것이니 만큼 그럴 만도 하죠. 

    저는 생명공학과는 별 관계가 없는 IT인력이라서 생물학자들의 입장을 완벽하게 설명드릴 수가 없습니다...만, 우연찮게도 제가 몇년전에 생명공학 관련자들과 함께 일(프로젝트)을 한 적이 있어서 그쪽 분들의 마인드를 접할 기회가 좀 있었습니다. (뭐 그렇다고 해서 그분들을 아주 잘 안다는 건 아니고, 그분들 입장을 별로 이해할려고 노력한 건 아니었지만 일을 하면서 조금 정도는 그분들 처지를 알 수는 있었습니다. 

    이번에 박을순 연구원의 월급까지도 적나라하게 공개되었죠? 40만원이라고... 대충 그 분야 연구원들 처우가 그렇습니다. (사실은 다른 연구실들은 석사졸업 연구원은 한 60만원에서 80만원 사이랍니다) 특히 황교수 연구실은 꽤 짠편입니다. 근데 거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그중 가장 큰 게 다양한 생명공학 종사자들의 안티황 원인 중 하나가 '황우석 블랙홀' 이라고 부르는, 집중 연구비 지원으로 인한 질시 때문입니다. 만약 황교수님 연구실 학생들이 다른 연구실보다 많이 받으면 당장에 '아무리 황교수가 주목받는 연구를 한다고 해도 비슷한 노동강도로 일하는 우리보다 몇 배나 주는 건 심하다. 우리 연구도 중요한 연구다. ' 이런 견제가 들어오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런 견제가 아니더라도 황교수 연구실에서만 월급을 잘 주면 비슷한 분야의 다른 연구원들 사기가 어떻게 되겠습니까? 급여의 현실성 문제는 생명공학분야 전체의 급여가 함께 올라가지 않으면 해결이 잘 안 될 겁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생명공학 연구원의 재원조달 상황은 무지 열악합니다. 

    그 원인은 여러가지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인데... 일단 연구에 드는 비용이 대단히 높다는 점 (한번 무슨 시험할 시약값이 수십 수백만 원 드는 건 예사.. 하룻밤새 몇 천만 원 써야 할 일은 다반사지요) 때문이기도 하고요, (교수들은 돈 얼마 더 생기면 월급주기보다 연구 진척시킬 시약비, 의뢰비, 시설비에 쓰고 싶어하니...) 대부분이 학생신분인 연구원들이 학위를 받으려면 교수 눈치를 보면서 시키는 과제의 수행에 복종해야 하는 현실도 있죠. 

    어쨌든 급여 문제는 생명공학쪽의 어두운 문제입니다. 생명공학이란 분야가 일반적인 경우 사람 많이 필요한 분야가 아니라서 전국의 생명공학 관련 학과 졸업생들이 마구마구 넘쳐나서 사람값(?)이 싸진 것이 좀 큰 문제 중 하나죠. 미생물학, 분자생물학, 농업학, 수의학, 의학, 약학, 화학 등등의 졸업생들이 모두 생명을 다루는 학문에 종사할 기초 자격이 되기 때문에... 

    IT분야도 짜기로 소문난(특히 SI계열) 분야지만, 생명공학쪽 인건비 보고 나니까 크게 불평을 못 하겠더라고요. 황우석 교수님 연봉이 얼마일까요? 약 오천만원입니다. 그 동네에서는 학위건 유명세건 다 상관 없어요. 나이 곱하기 백만원이면 1류로 대접받는다고 보시면 됩니다. 박사학위를 받고 35살에 포스트닥 연구원이면 대부분 2500만원 안짝 받습니다. 거짓말같죠? 궁금하시면 KAIST 나 POSTECH 구인광고나 BRIC사이트 찾아보시면 원하는 연구원에 대한 급여가 뜹니다. 

    아무튼 그런 상황이기 때문에 저도 박을순 연구원이 연봉 5만 달러에 새튼 연구실에 취직하고서 돌아오지 못하는 상황에 대해서 크게 탓을 못하겠습니다. 사실 사이언스지에 황교수님팀 전체 사진이 나오고 공저자로 이름도 올린 세계적 인물인데도 5만불...좀 그렇죠? 하지만 미국일지라도 다른 과학분야에 비해서 생명공학은 좀 짭니다. 그 동네가 좀 후하긴 해도 석졸 초임이 2만5천에서 3만불 수준입니다. 박을순 연구원은 촌동네 한국(?)에서 사이언스 논문에 나기 전에 간 것 치고는 무지 후하게 대접받은 거예요... 

    제가 계속해서 '생명공학'이라고 표현하는데 의문을 가지시는 분이 혹시 있으실까봐 말씀드리겠는데요...('공학'종사자이면 기술자지 과학자가 아닙니다) 사실 의료기술은 약리학, 화학 등하고 밀접한 관련이 있지만 실무(필드)에서 수행해야 할 업무들(실험, 수술 등)은 숙달된 노련한 재주가 필요한 게 많아서 그렇습니다. 

    (여담이지만, 제가 겪어본 결과 특히 실험을 열심히 해야 하는 생물학 관련 종사자들은 의외로 수학적 기초가 약한 경우가 많습니다. 통계학 일부를 이용을 하긴 하는데 와불 분포나 포와송 분포같은 약간 고급 통계는 거의 쓸 일이 없습니다. 미분 적분은  전혀 필요도 없고요. 요새는 컴퓨터 연구가 결합되면서 아주 가끔 필요한 경우가 있긴 한데... 너무 장황하게 얘기하면 주제를 많이 벗어나므로 이정도로만) 

    아무튼 저희들이 이분들을 '과학자'라고 불러드리는 이유는 그게 그분들에 대한 아주 큰 예우이기 때문입니다. 의사를 '의료기술자'라고 부르지 않고 의사라고 불러주는 이유하고 비슷하죠. 어쨌거나 과학적 방법으로 연구를 해야 하기 때문에 과학자인건 맞지만 물리나 화학, 기상학 금속학 등등 수학하고 뗄레야 뗄 수 없는 대부분의 과학과 달리 수학 거의 안 해도 중요한 연구가 가능한 별종 과학..아니 과학보다 심지어 공학에 가까운 게 그 분야입니다. 

    제가 왜 과학, 공학 얘기를 장황하게 하냐 하면...요새 분위기 보니 물리학이니 뭐니 전공하신 분들이 황우석 교수팀의 'DNA추출실험'에 응하지 않는 이유를 납득하지 못하겠다고 하는 이유와 이게 좀 관련이 있어서 그렇습니다. 다른 사람들 논문 리서치하고 주로 머리로 연구해야 하는 순수과학 하시는 분들은요, 공학적 성격이 매우 심한 과학 분야에 종사하는 황우석 연구실에서 샘플, 데이타를 얼마나 소중하게 생각하는지 잘 이해 안 가실 겁니다. 

    한 마디로 말해 생명공학 연구하시는 분들을 직접 제가 겪어본 결과 샘플 내지 데이타를 무지 배타적으로 보유하려고 듭니다. 생명공학연구자들이 휴먼 지놈 프로젝트내지 NSRI (미국 국립보건원)에서 공개하는 펍메드 데이터 같은 것에서 공개되는 DNA시퀀스 데이타들 같은 거에 의존해서 연구하고 있는데요, 공개하는 정보들은 2-3년 전에 완성되어서 신선도가 떨어지는 데이타들입니다. 

    갓 나온 바삭바삭한 샘플, 데이타들은 공동연구자들 사이에서도 공동진행하는데 '필요한 거' 말고는 절대 안 줍니다. 업적의 선명도 경쟁을 하느라고요. 

    제가 일했던 프로젝트는 오라이자 사티바(아주 흔한 건데 일부러 어렵게 말했습니다. 이거 뭔지 알아보시는 분 있으면 몇 다리 건너면 신분노출 가능^^)를 가지고 유전자 검색 사이트를 구축한 것이었는데요. (그거 관련했던 분 있으시면 누군지 이제 뻔히 알겠다. ^^) 

    이 데이타를 여러 각도로 가공해서 해당 데이터베이스에 넣어야 하기 때문에 작업 초기부터 필요했는데, '당신들의 가공능력이 검증될 때까지는 주기 어렵다'면서 계속 안주면서 끌다가 프로젝트 막판에 '자꾸 이러시면 구축 못합니다'고 읍소를 해서야 겨우 받아냈습니다. 주면서도 유출할까봐 걱정된다는 무지 의심스러운 표정을 계속 짓고 있더군요. 

    하지만 그분들 입장을 생각해보면 저한테 '엄청난 특혜'를 줬다고 생각하고 계실 겁니다. (뭐 그걸 안 줘서 프로젝트 실패하면 크게 곤란하긴 했을 테니까 그런 협박 아닌 협박이 결국 먹혔을 테지만... 저도 프로젝트 실패하면 상당히 곤란한 처지였다구요~) 

    그 유전자 시퀀싱 프로젝트 규명 프로젝트도 국제 공동 연구로 중요성이 상당히 큰 프로젝트였는데(완료되면 제3세계 기아문제를 상당부분 해결한다는 게 연구비 타내는 명분이었음), 그 연구의 폐쇄성이 말도 못하더라고요. 각국 연구 책임자들이 진짜 도출된 데이타는 자기 책상에만 넣어 두고 부하 연구원들한테도 필요한 부분만 내줍니다. 

    쉽게 말해, 업적경쟁 때문에 연구자들 사이에서도 배신같은 게 무지 심해서, 조금  과장 보태서 말하면 마누라라고 해도 서로 안 믿어요. 선선히 내주는 경우는 오로지 요청하는 사람이 '자기 연구에 도움이 되는 걸로 확신될 경우' 에만 줍니다. (그분들은 '말만 잘하면 공짜' 라면서 웃으시더군요.) 

    실제로 오라이자 사티바의 DNA시퀀스가 '공개된' 부분에 대한 배양샘플을 학연으로 친한 사람한테는 (유학해서 공부할 때 죽이 잘 맞는 친구였다거나..) 요청하면 그냥 보내주고 잘 모르는 사람한테는 시퀀스가 공개된 것이라도 조직배양접시당 6천불정도에 판매하더군요. (연구 원가 따지면 그쯤 한다고 하면서...사실 배양하는 비용이 크지는 않지만) 

    그래서 저는 황우석 팀이 MBC에 샘플을 줬다고 들었을 때 속으로 깜짝 놀라고 갸웃했습니다. 아마 상업적으로 이용하려는 제약회사가 달라고 하면 이거저거 원가 따져서 수억대로 팔기도 어려운 (자기도 모르고 있던 연구 착안점이 노출될 수 있으니까) 샘플을 그렇게 쉽게 내줬다고...? 얼마나 시달림을 당했기에... 

    사이언스가 황교수팀에 노발대발하면서 그런 식으로 일할 거면 앞으로 절대 상대하지 않겠다고 엄포를 놓은 것도 마찬가지 맥락입니다. 동종분야에 일하는 다른 연구자들이 완전히 검증할 때까지는 같은 학계의 다른 연구자들에게도 끝까지 내주지 않습니다. 

    새튼이 '오 나의 형제여' 하고 접근한 것도 '완전히 믿을 수 있는 사람' 이라는 인상을 황교수팀에 주어서 샘플과 데이타를 얻어갈려고 했던 제스처입니다. 

    제가 일하면서 대전의 생명공학연구원에도 몇 번 자문을 받으러 갔었는데요, 그쪽은 팬 트로글로다이테스 유전자 규명 프로젝트를 하던 팀이었습니다. (역시 알기 쉬운 동물 이름도 학명으로 못 알아보게 꼬아놨는데.. 이거 제가 유식한 척 하느라 그런 거 아닙니다. 그 분야도 무지 좁아서 아는 사람 다 알음..뒷얘기를 이렇게 제가 내놓고 하는 거 아시면 좀 곤란하죠... 좁은 동네서는 워낙 소문이 빨리 나서...물론 이런 학명 검색엔진에서 한번 치면 다 나오니까 그럴 수고를 하실 분만 하시라고...) 

    그 팀의 최종 연구 책임자님 말씀으로도 국제 공동 연구자들이 DNA시퀀싱 다 해놓고도 서로 눈치 보면서 머뭇머뭇하다가 일본의 최고 책임 연구자가 '니네들 이따위로 나오면 안 끼워줄꺼야' 라고 엄포를 놓아야 그날 동시에 공동 연구용 FTP서버에 올린답니다. 

    그런 관행이 일반적인 이유는 생명공학의 연구는 정부의 막대한 자금지원 없이는 제대로 수행하기 어렵기 때문에 지원금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어떻게든 업적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야 후속 연구를 계속 수행할 수 있다는 생명공학 연구 환경에서 비롯되는 겁니다. 

    이 정도면 황교수님이 '사이언스측이 초빙한 리뷰어들의 입장에서는 신뢰할 수 없는' MBC에 샘플을 한번 내줬다가 사이언스쪽에서 거의 팽당할 뻔한 사정이 이해가 가시리라 믿습니다. 

    무엇보다 리뷰어들이 무지 기분 나빠 하거든요. 자기네들한테는 샘플을 안 주고 데이타만 줬는데 엉뚱하게 좀 괴롭힌다고 방송사에 줘버리다니 하면서요. 저번에도 리처드 파인먼 박사님에 대해서 언급을 잠시 한 내용이지만, 특히 과학자 사이에서는  그 분야 전문가들한테서 인정받아야지 대중매체에 얼굴 내밀 '창녀' 취급을 당합니다. (파인먼 박사도 타임지에 사진 실리기 직전에 전화 걸어서 나 좀 빼줘 하고 사정사정해서 겨우 왕따를 면했습니다) 

    아마 황교수님쪽은 공동 연구를 하지 않으면 진척이 무지 느릴 수밖에 없는 분야라서 협력관계를 맺을 연구기관에 샘플을 줘도 될 시기가 언젠지 저울질을 계속 해왔을 겁니다. (이건 추측입니다만 크게 사실과 다르지 않을 겁니다) 사실 황교수님이 국제협력을 추진하면서 제일 크게 거래상품으로 삼은 것 중 하나가 샘플로 유혹한 것이라... (우리하고 같이 일하면서 우리가 잘 모르는 니네들 아는 거 가르쳐주면 우리 샘플 줄께~ 기술 내놔~ 하고...ㅎㅎㅎ) 

    그리고 새튼교수가 황교수님하고 손을 끊기 전에 사이언스지에 '우리팀은 데이터 검증하고 자문만 했지 핵심연구를 한건 아니다' 고 잠시 언급했었죠? 그걸 놓고 새튼교수가 윤리문제에 휘말리기 싫어 거리두길 싫어한다는 해석이 지배적인 모양인데, 사실 그건 좀 알고 보면 '황교수 이 #$%^ 내가 형 아우 했는데 나한테도 샘플 안 주고 말이지...'하고 불만을 말한 겁니다. 

    그런데 황교수팀이 피디수첩에 샘플을 '유출' 했으니 얼마나 그 상심이 크겠어요. 제가 보기엔 황교수님은 유능한 분이지만 순진하고 어수룩한 분인 것 같습니다. 아무리 계약서를 작성했다지만 아무리 곤경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그걸 줬다가는 '동종업자'들한테서 왕따 당할 빌미가 된다는 거까지는 생각 안하신거거든요. 

    새튼교수의 경우 표면적으로는 말을 안 했지만 자기한테도 안 준 샘플을 방송사에 준 사실 때문에 손을 끊은 것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황교수님이 칩거하면서 거의 말을 안 하다가도 한 마디 속을 내비쳤잖아요. 아무리 괴롭혀도 절대 주지 않았어야 했는데 줘버렸다가 크나큰 후환을 당하고 있다고... 

    생명공학 분야는 다른 과학 분야하고 연구 성과의 공유에 대한 마인드가 그 정도로 다릅니다. 어줍잖게 학부 수준의 학생들이나, 다른 과학 분야의 사람들이나 '그걸 왜 안줘서 계속 의혹을 사?' 이런 시답잖은 선동을 계속 하고 있는 겁니다. 

    이 말은 꼭 할 필요는 없어서 안 할려고 했는데.. 황교수님이 자기 연구성과에 대한 특허를 '국가의 것으로 하겠다' 고 말하신 건 후속 연구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변변히 생명공학을 지원해줄만한 제약회사 스폰서가 없는 국내 환경에서 국가지원 외에는 그 막대한 연구비를 기대할 수 없어서란 점도 한 가지 이면의 이유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생명공학 스폰서는 대부분의 나라에서 초대형 다국적 제약회사나 그 나라 정부들인데, 우리나라에 파이자나 노바티스급 제약회사가 있나요? 죄다 라이센스나 특허기간 지난 카피약 회사들이지...(국내개발해서 특허가 우리나라 회사에 있는 신약은 아마 이제 5개인가 할 겁니다..그 수십만가지 약 중에서..) 

    그리고 정부에 소유를 돌리는 것이 사욕이 좀 덜하게 보이게끔 대중에게도 다가오는 장점도 있고...(윤리적 문제가 민감한 분야의 연구를 하면서 사욕이 약간이라도 내비치게끔 행동하면 전문가보다 대중이 먼저 돌로 쳐죽일려고 하니 연구를 할 수가 없죠) 

    그리고 황우석 교수님 업무 중에서 제일 큰 것 중 하나가 뭐였냐 하면 대중의 지지를 얻기 위한 특별강연을 다니는 것이었습니다. 일단 천주교나 기독교처럼 과학적 진리탐구를 언짢아하는 층을 설득하지 않으면 (우리나라 기독교 신자가 얼마인데...대통령 선거까지도 좌우하지 않습니까) 거의 연구를 위한 사회적 환경조성이 안 되죠. 

    어떤 분은 '황교주 신드롬'운운하면서 황우석 교수님을 지지하는 사람들을 비난하는데(그분 얘기로는 황우석 비하는 아니고 황우석 지지자의 빠돌이 행태를 비난한 것일 뿐이라나?) 그렇게까지 황교수님이 종교계를 찾아가서 굽신굽신 절을 하고 다녔어도 아직도 일부 종교지도자는 안돼안돼를 연발하고 있지 않습니까. 

    하지만 진짜 황우석 교수님이 유능한 사람인거는 기독교 계열이 퇴행성 난치병 환자들의 열화와 같은 성원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게 만든 것도 큰 업적중 하나라고 봅니다. 불교계는 일단 반대 안 하고 있고 기독교, 천주교도 일부 종교지도자 빼고는 드러내놓고 '황우석 사탄~' 이러지 않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적지 않으신 분들이 황교수님을 반대하는 게 민노당 천주교 신자라고 하시나본데요, 제 견해는 약간 다릅니다. 마르크시즘하고 하나님을 동시에 믿는 게 가능한가요? 저는 아니라고 보고 있는데요...^^ (물론 사회주의를 나름대로 해석해서 지지하는 신부들도 있긴 하지만 이 사회의 주류는 아닙니다) 

    종교에 대해서 좀 더 정확히 이해를 돕고자 말씀드리자면, 성공한 종교/종파는 마케팅이 강하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대중에 파고들지 못하는 종교이념이 어떻게 신도를 많이 얻겠습니까. 일부 천주교/기독교 지도자가 반대를 하지만 그게 천주교/기독교의 대세라고 보시면 곤란합니다. 아주 일부 교회를 제외하고는 드러내놓고 목사건 신부건 '황우석 사탄' 이분들은 신앙심하고 별개로 그리 많지 않아요.  반황하면 반감을 가지는 신도들이 우수수 떨어지는데...^^ 

    서프에만 하더라도 독일에서님이나 서울검객님같은 독실한 신앙인들도 친황노선이신 이유가 뭐겠습니까. 황교수님이 전파하는 불치병 환자의 처참한 삶에 희망을 주는 인도주의는 종교가 주어야 하는 인간의 정신의 안식과 일맥상통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아, 물론 위의 언급이 모든 종교인에 적용된다는 것은 아닙니다. 제가 '원리주의자' 내지 '교조주의자'라고 칭하는 일부 종교인들은 끝까지 극렬한 안티황을 하겠지만, 그게 종교계의 대세는 아니라고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여러분들께 부탁드리지만 비난을 굳이 하고 싶다면 그 '일부 교조주의자'에 국한한다고 꼭 해주세요. 전체 기독교, 천주교 신자와 지도자들을 욕하는 것으로 비추어지는 건 황우석 교수님께도 별 도움 안 되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황교수님이 종교계를 적으로 돌리지 않으려고 얼마나 애쓰셨는데... 국내에서 일류급 생명공학 프로젝트를 하는 게 그만큼 어렵습니다. 

    제가 피디사태의 주력 안티황 세력으로 민노단만 지목하고 종교계를 배제하는 데에는 민노단적 사고방식에 대한 내재적 고찰을 조금 더 해서 얻은 결론인 건데요... 위에 말한 대로 민노와 종교는 실질적으로 안 어울린다는 점 이외에 실제로 황우석 교수님은 민노단 같은 '자칭진보' 에 있어서 엄청나게 미운털이 박힐 이유가 있어서입니다. 

    그 이유는 이 말이 안 통하는 교조주의 '자칭'진보인들이 보기엔 황교수님은 '보수주의의 전도사' 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보수=악' 이렇게 공식 달달 암기하고 나니 황교수님에게서 보이는 게, 일단 애국적 이야기를 하지, 공동체의 가치를 강조하지, 자기 연구실은 아무리 자발적으로 모인 연구원들이라고 해도 연구원을 혹사시키지... 

    민노단원이면 사실 내놓고 '이건 노동 착취다!' 하고 고래고래 소리치고 싶을 겁니다. 그들이 잘 몰라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일단 이공계열 종사자들, 특히 과학자들은 성과가 얻어진다고 확신하면 급여가 충분은커녕 마이너스라도 며칠 밤샘하는 거 기본인건데..미국이건 영국이건 프랑스건 핀란드,노르웨이건... 

    거기다 몇백 억씩 들어가는 연구비를 황교수팀이 집행한다는 것도 마음에 안 들 겁니다. 그 비용이면 당장 복지가 얼만데...라고요. 실제로 미국에서도 한창 60-70년대 NASA를 중심으로 우주공학 연구가 한창일 때도 연구하는 사람들 제일 어려웠던 게 정치인들이 예산승인 받아오는 것이었죠. 그때나~지금이나 마찬가지인 게, 허블 우주망원경 발사할 때도 정치가들이 '그 돈이면 복지가...'하는 논리를 무마하는 게 그리 힘들었다고 하더라고요. 

    '무상의료, 무상교육'을 가지고 온 국민을 낚으려는 민노단에게는 천문학적 연구비를 소수의 연구진이 쓰는 건 그 고상하신 분들 시각에는 언제 실현될지 모르는 연구에 쓰는 '돈낭비'라는 겁니다. 그리고 그만한 연구비가 들어갔으니 당연히 치료비는 비싸게 들 거다...이렇게 생각하니까, '부자들만 혜택받는다'고 반발하는 게 그쪽 시각에서는 크게 이상할 거 없습니다. 

    이런 관념적 사유에 거기다 빗나간 페미니즘하고 결합해 계속 진행하면서 반대거리를 찾다 보면 '난자 제공은 매춘' 이런 논리까지 비약하게 되고...이제 매춘이 되었으니 '자발적 난자 기능 운동은 정신대' 이런 발상까지도 거리낌 없이하고...쿨럭 

    글을 너무 퍼질러놔서 맺기가 어렵군요. 

    하지만 한 마디 더 하자면...저는 아직까지는 큰 병이 없는 상태지만 집안 병력에 당뇨병이 있습니다. 당뇨병 말기가 얼마나 비참한가...췌장이 기능을 잃어 인슐린이 분비가 되지 않아 당이 피에 계속 녹아있으면... 결국엔 눈이 멀고, 손발 끝이 썩어들어갑니다...결국은 합병증인 폐렴과 패혈증으로 고통 속에 몸부림 치며 죽습니다.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 당뇨병이 발병하면 술도 담배도 죄 끊고 정시에 소식을 하며 살아야 합니다. 한국의 회식문화에서 사람들하고 어울려 밥 한 끼 술 한 잔 거하게 못 먹는 고통을 감수해야죠. 자기가 맛있게 먹는 음식을 눈앞에 두고, 배가 쪼르륵 고픈데도 칼로리 섭취량이 넘어서 바라만 봐야 하는 그 심정은 정말 T.T 

    그리고 또 퇴행성 질환인 알츠하이머는 얼마나 비참합니까. 자식도 배우자도 부모도 못 알아보고 대소변 못 가리고... 

    성체줄기세포로는 절대 치료할 수 없는 이 두개의 병...인체에서 추출 가능한 성체줄기세포 중에 뇌세포와 췌장은 없습니다. 이 기관은 성체줄기세포가 없어 재생이 안 됩니다. 간은 2/3이 망가져도 재생이 되는 기관이지만, 그렇지 않은 기관이 훨씬 더 많죠. 

    그런 환자들을 가족으로 둔 사람으로서 그 고통을 해결해 줄 실마리를 쥐고 있는 황우석 교수님이 그런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외국의 선진기술을 가져오기 위해 그렇게까지 보유 줄기세포를 소중히 취급하는데, 그걸 어린애 장난감 취급도 아니고 왜 'PCR하고 DNA비교는 나도 하겠다~ 내 눈앞에 가져와봐~' 이 망발을 하는 일부 얼치기들의 헛소리들을 들어줘야 할까요? 

    저는 PCR할 줄 모릅니다. 전기영동실험할 줄 모릅니다. 하물며 DNA추출은 아무리 그 생명공학 조금 배운 학생들보다도 아는 바 없습니다만, 황교수팀의 줄기세포 샘플이 얼마나 귀한 건지는 압니다. 황교수님도 압니다. 

    일부 인사들이 검증에 응하지 않는 의혹이 어쩌고 저쩌고 하는데, 그걸 국익 운운하면서까지 탓할 생각은 안 듭니다. 제발 평범한 네티즌이나 국민들의 상식수준까지 좀 눈높이를 낮춰보십쇼. 과학도 필생의 연구성과를 가지고 내 눈앞에 없으니 무효라는 그런 무례한 언사에 분노하는 대중을 전혀 이해할 생각이 없어서 그런 것일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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