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불금에 야근하면서 배가 고파 잠시 컵라면을 들이키며 오유를 하는데 생리 얘기를 보고 써봅니다.
자궁근종!
자궁에 혹이 생기는 건데요, 이거 참 흔한 질병입니다.
뉴스를 보니 요즘은 환경도 안좋고 해서(환경호르몬 ㄱㄲㄱ...) 2~3명에 1명은 자궁근종을 가지고 있다죠.
하지만 요놈을 우습게 보면 큰일납니다.
저도 자궁근종이 있습니다.
얘때문에 몇 년간 지옥을 왔다갔다했어요.
일년에 250일을 생리했거든요. 일년이 365일이니까... 한 달에 20일 이상을 달거리로 보내는 거죠.
또 그 중에 120일 정도는 아기기저귀를 차고 다녀야 할 정도로 피가 뿜어져 나왔습니다.
이거 때문에 중증 빈혈이 왔었죠. 피를 정상적으로 만들어내지만 더 많은 부정출혈로 피가 모자라서...
몇 년간 헤모글로빈수치가 4~5를 찍었네요.(보통은 12이상이어야 하죠? 가물가물...)
게다가 생리통-_-;;
생리통 뿐만 아니라 배란통도 같이 왔는데 아주 지옥이 창궐입니다.
병원에서 처방해 준 약이 잘 받지만 병원에 가야만 주기 때문에 돈 없는 백수는(기저귀차고 출근할 수 없기에 백수...)
제 몸에 받는 단 하나의 생리통약을 찾아(독일계통 진통제였죠. 왜 그렇게 안파는지ㅠㅠ) 온 약국을 헤매기도 했습니다.
피가 모자라니 장기가 제 기능을 못 해서 위염에 장 무기력증, 부정맥, 시력저하에 부종까지 왔었네요.
어지러움이 있어서 자동차나 전철 타는 건 꿈도 못꾸고요.
수혈하라고 했는데 것도 돈이 아까워서 깡으로 버티고 집 안에 틀어박혀 누워있었네요...
더 이상 할 수 있는 조치는 없고 진통제+철분제를 먹는 거였는데
철분제 먹어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청회색 메탈응을 배출하게 됩니다.(철성분때문에요)
나는 외계인 응을 보는 피모자란 녀자 이러면서 낄낄거렸던 기억이...
한 가지 추억돋는데
생리대는 소리가 안나는데 아기기저귀는 소리가 납니다. 바스락 바스락
붙는 미니스커트는 절대 못 입고 펑퍼짐한 플레어스커트(고무줄치마;)를 입고 저녁거리를 사러 슈퍼에 가면 그렇게 그 소리가 크게 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위험하지만 한 밤중에 아무도 없을 때 몰래 나와서 편의점에 가곤 했죠.
이게 다 자궁근종 때문이었습니다.
미혼분들, 특히 생리통이 심하고 남보다 생리혈양이 많은 분들은 꼭 병원에 가보세요.
아무 이상이 없는 거면 안심할 수 있고, 근종이든 뭐든 있으신 분들은 치료받으실 수 있구요.
(그 전에 실비 보험 안드신 오유분들은 꼭 들고 가시길... 근종 보유판정나면 실비에서 떨어집니다. 저처럼...)
전 근종들(!)이 안좋은 부위에 붙어 있어서 수술을 하면 자궁을 들어낼 수도 있다고 해서
꽃다운 나이에 제 짝도 못찾은 내 자신이 안쓰러워 우짜든둥 부여잡고 혹과 동침하고 있네요.
그리고 혹인데 뭐... 하고 가볍게 넘기시는 분들,
언젠가 돌변할 수 있으니 꼭 전문가와 상의하고 꼬박꼬박 검사 받으세요.
가임기 여성은 십중팔구 쑥쑥 자라나니까요.(저도 1년에 1cm씩 자라고 있습니다. 이놈들...-_-)
참.
그리고 여성분들은 헌혈할 때 깊이 심사숙고 해서 하세요.
산부인과 의사선생님이 해준 말씀인데요,
생리할 때 소실되는 혈액량을 충당하려면 대략 한 달 정도가 걸린데요.
그런데 다른 사람보다 생리혈양이 더 많은 사람들은 항상 피가 부족하다더군요.
내가 생리량이 많은 건지 적은 건지 판단을 해보시고 생리때 어지러운지 판단도 해보시고
(저도 보통인 줄 알았으나 알고보니 일반인의 2~3배가 나오는 거였지요)
피가 부족할 때의 부작용은 제가 겪은 부분과 다르지 않을테니
피를 소중히 여깁시다.
지금은 다행히 어느순간부터 줄어들어서 대략 일주일 정도로 사이클이 줄었지만
여전히 기저귀 애용하고 있습니다.
저희회사는 여성분들이 소수인지라 생리휴가따위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겠지만
그럭저럭 버틸만합니다.
만약 제가 20대 후반이 아니라 증상이 나타난 20대 초반에 산부인과를 갔으면
이렇게 길게 고통받지 않았을 거에요.
그러니 여성분들! 참지말고 꼭 산부인과가셔서 진료 받으셔요.
무섭지 않답니다*-.-*
그리고 꼭 배로 하는 초음파 받으세요.
항문초음파는... ... 또다른 세계로의 초대가 시작될 수도... 크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