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7년차 부부입니다
저희 남편은 영업 일을 해요.
네, 영업을 하다보면 사람만나는 거.. 당연히 중요하죠
근데... 사람만난다는 이유로...
귀가시간은 밤 11시면 웬일로 일찍들어 온거고..
거의 대부분이 새벽 1~2시네요.
더 늦어질때도 가끔 있고요.
제가 지금 만삭입니다.
첫 아이 있고, 둘째아이,.
둘째아이 가지기 얼마 전부터 도련님과 맥주바에서 다트를 시작하더라고요.
첨엔 그러려니 했습니다.
점점 심해지더군요
도련님과 일주일에 2~3번은 만나 다트를 하고 놀더군요
그럴때 귀가시간은 새벽 2시~4시..
그것도 한달에 한,두 번쯤은 도련님과 함께 그 새벽에 저희집에 왔어요..
(요즘은 안 오지만..)
4시에 귀가하는 날은 다음날 출근에도 당연히 지장이 가죠.
저는 출근에 지장을 주면서까지 노는거.. 절대 이해 못하고요.
임신초기에 스트레스 엄청나더라고요.
그래서 하혈을 한 번 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보니 속옷에 흥건히 젖은 빨간 피..
남편은 너무 미안해 어쩔줄 몰라하더군요
하지만.. 그때뿐... 고쳐지지 않았어요
오히려 고객만난다 거짓말하고 도련님 만나고..
(제가 하혈했다는 거.. 아무도 신경도 안 쓰는 것 같더라고요. 노는게 더 좋은듯)
그렇게 만삭까지 왔네요.
그러다보니 남편에 대한 신뢰 또한 바닥을 치네요
(부부관계에 가장 중요한건 신뢰라 생각하는데.. 그 신뢰가 바닥까지 내려갔어요)
남편이 고객만나 늦게 들어간다.. 라고 해도 이젠 믿음이 안 가요.
또 둘이 만나나보네~ 하는 생각부터 들어요.
그리고 만삭이라 애가 언제 나올지도 모르는데..
늦는 날 밤에는 전화해도 연락도 잘 안 되요.
가끔은 그런 생각 들더라고요.
이러다 애 낳으러 나 혼자 가겠다..
그럼 절대 용서치 않으리.. 사람새끼도 아니다..
임신기간 내내 행복하고 기분 좋은 일은 다섯 손가락 안에 꼽아요.
그것도 머리를 쥐어짜서..
항상 외롭고 우울하고 화나고 분노하고.... 또 혼자 삭히고....
휴.....;;;
화내도 소용없고, 진지하게 말해도 소용 없어요
그렇잖아도 임신하면 별것도 아닌걸로 서운하고 예민해 지는데..
정말 미치겠어요.
예정일 한 달도 안 남은 지금까지..
산부인과에 함께 간 게 딱~~~ 1번이라면 믿으시겠어요?
병원 갈때마다 의사랑 간호사가 물었어요.
"남편분은요?"
그때마다 핑계대는데.. 정말 민망하더라고요.
이젠 묻지도 않아요.
워낙 혼자오다보니...ㅠ.ㅠ
그래서 제가 제안을 했습니다.
일주일에 일요일 딱 하루만큼은 우리 세가족 같이 있자.
그 날은 약속도 잡지 말고,
부득이 한 경우 함께 가자, 상담 끝날때까지 기다릴게.
집에만 있으면 게임, TV만 보게되니 아파트 뒤 산책로라도 나가자.
처음엔 잘 지켜졌습니다.
첫애 데리고 연극도 보러가고, 맛난 것도 먹으러 가고.. 산책로도 가고..
근데 그것도 슬슬 흐지부지..
오늘은 고객과 약속을 잡았더라고요
그래서 같이가자 했습니다.
첨엔 알았다 했는데.. 나갈때 되니
일하는데 신경쓰인다고, 몸도 불편하면서 왜 굳이 고집을 피우냐고 하더라고요.
상담 후 사무실도 들려야 한다며..
남편의 그 반응에
기분도 상하고, 실망도 하고, 화도 나서 안 따라 나섰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안 가니 일 빨리 끝마치고 오겠지..
하지만 오늘도 신랑의 귀가시간은 밤 10시...(오전11시 30분에 집을 나섰습니다)
내일 약속때문에 준비할게 많아서 그랬다 하더군요.
휴~~~~우~~~~~~~~~~~~~~~~~~~~~~~~;;;;
제 입에서 나오는 건 한숨뿐........
이 사람을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밖에서 힘들게 일 하는 사람 스트레스 안 주려고,
집에서 만큼은 맘편하게 해주려고
잔소리 안 하고 바가지 안 긁고 제가 속으로 삭히던게
너무 버릇을 나쁘게 길들여 놓은 걸까요?
아니면 집에 들어오는 자체가 싫은 걸까요?
첫째 딸이랑 제 존재가 귀찮은 걸까요?
둘째 임신 초기 신랑의 귀가시간이 너무 늦어 참다 못해 화내고 울면서 얘기하던게 생각납니다
나: 당신은 부부가 뭐라고 생각해?
남편: 당신은?
나: 함께 마주앉아 얘기하고, 밥 먹고, 함께 웃고 울고 나눌 수 있는 거.
남편: 어떤 얘기?
나: 그냥 일상적인 얘기, 오늘 뭐했고, 무슨 일 있었고, 어떠어떤 거 했다거나 뭐 그런거..
딱히 특별한 일이 있지 않더라도..
남편: 난 그런 일상적인 얘기하는 거 싫어. 너무 소모적이잖아.
나는 와인 마시면서 와인에 대해 이야기 하고, 책에 대해 이야기 하고 싶어.
말문이 턱!!! 막히더군요.
도련님이랑 다트하고 술 마시면서 와인얘기, 책얘기 하냐???
만날때마다 개드립 치면서 진짜 쓰잘데기 없는 얘기만 하던고만!!!
내가 당신들을 몰라???
그리고 언제 와인 한 번 가르쳐줘봤어? 책 선물 해줘봤어??
나도 그런 여유 좀 갖고 싶다!!!
아침에 집에서 30분 걸리는 애 유치원 데려다주고,
1시간 걸려 출근하고 일하고,
다시 1시간 30분 걸려 애 데리고 집에와.
차 기다리고 뭐하면 편도 2시간, 왕복 4시간에
애 밥주고 씻고 하면 지쳐 쓰러진다!!
그런 마누라한테 그런 말 하고 싶디???
지금은 출산때문에 그만뒀지만 그땐 나도 맞벌이 하고 있었거든!!!
마누라는 단 돈 만원이라도 아낄려고 티셔츠 한 장도 제대로 못 사입는데
만원 넘는 와인 하나 집으려고 할 때마다 손이 후덜덜이야~~~
손이, 입이 싸구려라 미안하다!!!
아.... 정말 결혼 한 남자들이 밖으로 도는 이유는 뭘까요?
마누라란 자체가 싫어지는 걸까요?
대화상대가 아니란 생각에 무시하는 걸까요?
아님 아가씨때와 다른 후질근해진 모습에 정떨어지는 걸까요?
(그렇다고 제가 아주 아줌마 스타일은 아니예요.
둘째 갖기 전까지 55size에 밖에 나가서 애 엄마라고 하면 사람들이 깜짝 놀랐었어요)
하아........정말 힘드네요..
남편!
당신이 알려준 오유에 글 남겨.
당신이 이 글을 볼지, 안 볼지 모르겠지만,
이런 글 남겼다고 화 낼지도 모르겠지만..
제 3자의 입장에서 당신의 행동을 한 번 읽어보라고.
그리고 당신의 이런 무책임하고 이기적인 행동을 어떻게 고쳐야 할지 도저히 답이 안 나와서
사람들한테 조언도 듣고 싶었어.
솔직히 지인들한테는 창피해서 말도 못하겠고..
그러니 조언을 들을 수도 없고...
기분 나빠도 어쩔 수 없어.
난 더 기분나쁘고 맘상하다 못해 분노에 차 있는 거
겨우겨우 참고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