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사이트에서 완성 검색어마저 만들어낸 ‘중국 마스크 300만개’와 관련한 가짜뉴스가 속절없이 퍼지고 있다. 국내에서 마스크를 살 수 없는 이유가 정부가 중국에 많은 양의 마스크를 먼저 지원해 줬기 때문이라는 내용이다. 이런 이유를 핑계로 마스크 가격을 올려받는 업체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한 업체는 황사용 마스크 구매량이 늘어 제때 택배를 보내지 못해 소비자들의 항의가 들어오자, 정부로 그 원인을 돌렸다. 업체는 “2월 초 입고될 예정이던 마스크 제품이 국가 정책으로 인해 중국에 보내졌다는 연락을 받아 마스크 출고하지 못하게 됐다”며 앞선 주문에 대해 취소하겠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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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업체가 말한 정부 정책이란 ‘중국에 마스크 300만장을 지원하겠다’는 내용을 말한다. 그러나 이는 한·중 민간기업과 유학생이 추진하는 것으로 정부가 주도한 바가 없다. 300만장은 목표치이고, 실제 전달된 것은 이에 한참 못 미친다.
몇몇 소비자가 “가격을 올리려는 꼼수가 아니냐”고 지적하자, 이 업체는 이전 답변이 잘못됐음을 시인했다. 업체는 공지문을 통해 “OOO 제품이 국가 정책이나 그 외 어떤 공공기관에 의해 중국으로 공급된 물량이 없는 상황임을 확인했다”며 “현재로서는 당분간 입고 일정 확인이 어려운 단계”라고 해명했다. 이어 “저희 답변으로 인해 어떤 가짜 뉴스도 발생하지 않도록 부탁의 말씀 드린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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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도 ‘중국 마스크 300만개’ 가짜뉴스를 퍼트리는 데 일조했다. 자유한국당 민경욱 의원은 지난 1일 페이스북에 국내 마스크 품귀 현상을 언급하며 “중국에 통 크게 300만개를 보낸 정부는 우리 국민을 위한 안정적인 마스크 공급대책을 마련해 발표하라”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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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당 나경원 의원도 2일 블로그에 ‘자국민이 우선’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마스크 원재료까지 동이 난 위급상황에서 정부는 중국에 마스크 300만장을 지원하기로 했다”며 “우리 아이들, 어르신들, 취약계층을 위한 정부가 지원해야 할 마스크는 확보된 건지 묻고 싶다”며 정부와 여당의 안일한 대처를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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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당 황교안 대표는 3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중국에 갖다준 300만개 마스크에 이어 중국인 관광객의 마스크 싹쓸이 그리고 해외 반출에 우리 국민은 분개하고 있다”며 국산 마스크의 해외 반출 제한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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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나 ‘정부가 주도해 중국에 300만개 마스크를 지원했다’는 뉴스는 사실과 다르다고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지적했다. 이 원내대표는 4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상임위간사단 연석회의에서 “정부가 중국에 마스크 300만개를 갖다준 것에 대해 국민이 분개한다고 주장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어제 발언은 사실과 다르다”며 “마스크 지원은 한·중 민간기업과 유학생이 추진한 일로, 물량도 12만개에 지나지 않는다고 한다. 정부는 전세기로 (물품을 나르는) 돕는 일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잘못된 뉴스를 이용해 방역물품 매점매석도 이뤄진다고 한다”며 “사회 일각의 혐오주장과 가짜뉴스에 정치권이 단호히 맞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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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대전시 서구 둔산동 한 대형마트에 마스크 구매 수량을 제한한다는 안내문이 놓여있다. 연합뉴스
신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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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사마스크 만드는 업체들이 가짜뉴스유포하셨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