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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bestofbest_114823
    작성자 : 익명ZWVkZ
    추천 : 335
    조회수 : 34428
    IP : ZWVkZ (변조아이피)
    댓글 : 71개
    베오베 등록시간 : 2013/06/17 02:02:22
    원글작성시간 : 2013/06/16 23:42:00
    http://todayhumor.com/?bestofbest_114823 모바일
    오유에서 만난 이제 곧 나의 신부가 될 당신에게.


    어차피 아는사람 다 알 우리 사이지만 그래도 부끄러운 마음에 익명으로 쓴다.

    만난지 어언 300일 300일은 챙기는게 아니라고 내가 이야기 해놓고도 하루하루 날짜를 세가며
    이번주 토요일이 우리 삼백일인거 아냐고 며칠전부터 나에게 이야기 하던 당신에게 

    어째, 선물은 고사하고 손편지 한장 제대로 안썼지만 그래도 하루지난 이날에 와서야 타자로나마 한자,한자 적어가며 내 마음을 전해주고 싶다.

    처음 봤던날, 장시간 카톡을 하고 만나기 전에 전화통도 붙잡으며 이야기 했지만 사람들 사이에서 어색함에 제대로 말한마디 못해
    마주보며 얼굴이라도 볼까 억지로나마 반대편 자리에 앉아 늦게 익는 고기만 바라보다 소주가 한잔, 두잔, 
    막내로 참가해 이곳저곳에 소주한잔씩 돌려가며 담배도 한대 피우고  친해지던 사람들과는 다르게 
    당신에게는 밥먹던 자리에서조차 제대로 말한마디 나누지 못해 
    남들몰래 테이블 아래서 보내던 문자메세지들은 아직도 그때의 설렘을 간직하고 있어 그때만 생각하면 아직도 입에 미소가 걸린다.

    시간이 지나 우리도 말문이 트이고 2차3차 장소는 바뀌지만 나는 항상 당신의 옆자리를 벗어나지 않고 곁에 머물면서도
    여전히 다른사람의 눈치를 보며 테이블 아래의 핸드폰을 이용해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얼큰하게 취했던 내가 꼭 잡고 있던 두 손은 여전히 따스히 내곁에 있어 참 고마워

    어떻게 만났어요? 하는 질문에 여전히 가끔씩 농담으로 '그때 제가 너무 취해서..실수한거 같아요'라며 능청부리지만
    사실은 그때 마셨던 술은 나에게 이런 사람 놓치지 말라며 용기를 복돋아 준 사랑의 묘약이지 않았을까?

    어느덧 우리에게 첫 기념일이었던 백일, 영등포 지하상가에서 산 은제 커플링은 이제 제자리에 벗어나도 내자리 여기라며 흔적을 남기고 
    이백일은 뭐하러 챙기냐며 넘어가려다가 섭섭함을 토로하던 당신과 다투기도 했던 그 술집은 어느새 더이상 안먹어본 안주가 없을만큼 단골 장소가 되었으며,
    하루전에 맞이한 삼백일엔 웨딩홀 예약상담으로 바쁜 하루를 보냈지.

    이 삼백일동안 우리만큼 사건사고가 많고 다투기도 많이 다퉜던 커플이 있을까?
    사소한 말다툼으로,데이트 비용으로, 오해로, 가족으로, 술로, 담배로, 게임으로, 취미생활로, 음식취향으로
    하나하나 맞는것보다 맞지않는게 더 많지 않을까 싶을정도로 지독하게 많이 다투기도 했지만
    언제나 당신의 얼굴표정은 내가 무엇때문에 화가 났는지도 잊어버리게 할만큼 사랑스러워 잘못한걸 곰곰 생각하다가 그런게 있었나? 싶을때가 많다

    그렇지만,나도 사람인지라 당신에게 섭섭할때도 있고 짜증도 부리고 싶고 따지고도 싶을때가 있음은, 차마 부정을 못하겠다
    '남자인 내가 참자' '쪼잔하게 굴지 말자' 하는 마음에 차마 당신에게 내뱉진 못하더라도 먼저 내 입장에서 생각해주기를 바라는건 내 욕심일까?

    이렇게 말하는 것 만큼 사실 나도 못할때가 있어 당신의 화를 복돋을때가 많지만서도 
    항상 조금만 더 서로의 말에 귀 기울여주고 서로에 생각에 동감해준다면 우리가 다툴일이 더이상 뭐가 있으랴
    비온뒤의 땅은 변함없이 굳어지기에 그런 고비 고비를 넘어갈때마다 서로에 대한 믿음은 더 커지지만 이왕이면 난 항상 화창한 날이었으면 좋겠다 ^^
    물론 활활 타오르는 불같은 당신과 흐르는 물같은 내가 내일부터 당장 서로에게 백프로 맞는 관계는 될수 없지만
    그렇게 서로 다른점이 있기에 우리는 다투더라도 금방 깔깔거리며 웃을수 있는거라 생각해. 
    누구보다 서로를 잘 알지만 내가 모르는 당신, 당신이 모르는 내 모습, 서로 다른 우리 이기에 의외의 모습을 봤을때 더욱더 서로에게 빠지는게 아닐까

    술말고는 변변찮은 친구 하나 없어 항상 술한잔 먹어야 잠들고 요즘엔 많이 나아졌다만 가끔씩 부리는 술욕심에 힘들어 한 당신을 보면
    아예 끊을까 하다가도 둘이서 함께 소주한잔 얼큰한 국물 한그릇 하는 즐거움과 나홀로 머리가 복잡할때 시원하게 씻어내릴수 있게 돕는 맥주한캔은 
    줄이면 줄였지 아예 끊기는 힘들것 같아 당신이 앞으로도 언제나 함께할수 있는 내 술 친구가 되준다면 더없이 고마울것 같다.

    물론 담배는 앞으로 슬슬 끊어야 겠지만.

    우리의 결혼에 있어 가장 큰 문제는 역시 금전적인 것이었으나. 고되긴 하겠지만 그래도 어느정도 수익을 보장하는 일을  할수 있게되어
    결혼에 한걸음 더 다가간것 같아 기쁘고 행복한데 잠못들고 뒤척이다 키보드를 두들기는건 아무래도 내일이 첫 출근이라는 걱정과 두근거림속에 있어 그런게 아닐까? 이 사실을 안다면 당신은 ..음....일단 생각은 접어둬야지 

    마지막으로는, 
    결혼하기전 한푼이라도 더 모아보려 밖에서 하는 야외데이트보단 집에서 하는 데이트를 하게 할만큼 변변치 못한 사정에서 하는게 항상 미안하지만
    그래도 이제는 하나가 아닌 둘이서 한다는 생각으로 조금만 더 힘내주었으면 좋겠다. 
    그후에는 내가 못해주었던 것 보다 더 큰 행복이 우릴 기다리고 있을거란걸 한치의 의심도 없이 나는 믿으니까 

    그리고 이제는 나도 곧 한 가정의 가장이 되고 우리엄마 표현으로는 진짜'어른'이 될 사람이니까. 
    당신도 지금보다 조금만 더 날 믿고 의지해주었으면 정말 바랄게 없을것 같다 그만큼 나도 당신을 믿고 의지하며 살아갈테니
    항상 웃으며 서로를 의지하고 서로의 말에 조금 더 귀 기울여주고 살아간다면 그 어떤 부부도 우리처럼 행복하게 살순 없을걸 난 알고있으니까

    항상 미안하고 사랑해.
    당신의 남자라서 얻는 행복이 나에게는 생활의 활력소가 됨을 잊지 말아줬으면 좋겠어

    그리고 고마워. 나의 신부 , 앞으로 나와 같은길을 걸어갈 나의 동반자이며 내가 당신에게 항상 웃음을 줄수있는 사람이길 바라는 유일한 사람.

    내일도 웃으면서 인사하자. 굿모닝 이렇게 문자를 보내~ 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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