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의 정계복귀 선택지에서 새로운보수당 합류에 이어 호남계 일부 의원들과의 재결합도 지워진 모습이다.
안 전 대표 측은 10일 박지원 대안신당 의원과 공방을 펼쳤다. 박 의원은 이날 BBS 라디오에서 "안 전 대표가 상당한 영향력은 있지만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것"이라며 "보수성향이었지만 대통령이 되기 위해 진보로 위장취업했고, 실패해 다시 보수로 회귀하고 있다"고 평가절하했다.
그러자 안 전 대표 측근인 김도식 전 비서실장은 기자들에게 메시지를 보내 "노(老)정치인의 소일거리라고 생각해서 가만히 있었지만,
조금 지나치다 싶다"면서 이례적으로 반박했다.
김 전 실장은 "안 전 대표의 비전을 진보와 보수라는 이념의 양자택일로 몰아넣는 것이야말로 이념에 찌든 구태세력의 편가르기"라며
"우리 사회가 수십년에 걸쳐 지역감정을 넘어서기 위해 노력했는데, 국회의원 또 하시겠다고 지역주의에 기생하며
지역감정을 불러일으키는 발상과 망언만큼은 삼가주시기를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 김 실장은 박 의원을 향해 "총선 때마다 '신분세탁'을 통해 끝없는 배지 욕심을 채워오셨는데, 이번엔 또 어떤
'신상 바꾸기'가 될지 자못 궁금해지까지 한다"며 "민주당에 계속 구애의 목소리를 보내는데 아직 반응은 없으신가요"라고 꼬집기도 했다.
그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박지원 의원이 지역주의에 편승해 호남이 버렸다는 프레임을 만드는 것"이라며
"오히려 미래의 호남이 이제 그에게 결별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또 "대한민국과 지역의 발전에는 관심조차 없고, 자신들의 국회의원 당선을 위해 지역민들의 의사를 호도하고 있다"며
"미래의 호남은 낙후된 지역과 낡은 정치를 청산하고 일하는 정치, 미래 준비를 잘할 수 있는 일꾼을 선택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안 전 대표의 향후 행보에 대해서는 관측이 분분하다. 일각에서는 '어게인 국민의당' 가능성도 거론됐지만,
한 호남 정가 관계자는 "호남에서 당장 이번 총선을 안철수 전 대표로 다시 성공하기는 힘들지 않겠느냐"며
"(일부 호남) 의원들도 안 전 대표에 대한 이질감이 크다"고 선을 그었다.
안 전 대표의 선택지는 △바른미래당으로 복귀 △보수대통합 합류 △독자노선 등 세 가지로 압축됐다.
그가 정계복귀해 누구와 손잡을지는 여전히 유동적이라는 평가가 많다.
또 향후 정계개편 진행과 파급력에 따라 충분히 바뀔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우선 바른미래당은 안 전 대표가 당적을 갖고 있는 자당으로 돌아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바른미래당 관계자는 "바른미래당이 갖고 있는 자산이 큰 데 이것을 버리고 새집짓기에 나서기는 쉽지 않다"며
"총선까지 시간도 부족하기 때문에 일단은 바른미래당을 리모델링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등 보수야당은 중도진영 대표주자인 안 전 대표에게 연일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박형준 혁신통합추진위원장은 "안 전 대표와의 통합은 가장 큰 목표"라며
"한국당과 새보수당, 안 전 대표가 추구하는 가치가 헌법 가치라는 틀 속에서 다 통합될 수 있는데,
그런 미래 지향성을 제대로 담아낼 수 있다면 훨씬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안 전 대표가 누구와 손잡기 보다는 당분간 독자노선을 통해 세를 불릴 가능성도 거론된다.
안 전 대표는 구체적인 구상을 밝히지 않고 있지만, 국내 정치 상황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최근 바른미래당 안철수계 의원들이 주최한 토론회에서 영상메시지를 보냈고,
오는 22일에는 국가 미래 비전에 대한 생각을 담은 '안철수, 우리의 생각이 미래를 만든다'를 발간한다.
안 전 대표는 영상 메시지에서 "지금 대한민국은 심각한 어려움에 처해있다.
본질적인 원인은 우리 내부, 바로 정치에 있다"며 "전면적인 세대교체와 개혁으로 새 술을 새 부대에 담아야 할 때가 왔다.
담대한 변화의 밀알이 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