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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boast_11449
    작성자 : 입구온도
    추천 : 5
    조회수 : 463
    IP : 58.140.***.198
    댓글 : 1개
    등록시간 : 2014/08/05 00:49:23
    http://todayhumor.com/?boast_11449 모바일
    그냥 술취한 김에 우리 아빠 자랑
    그냥 하고 싶은 말 쓰는 거라서 반말로 쓸게요

    나이 33살이나 먹고 술마시고 집에 왔는데 그냥 돌아가신 아빠 생각이 나서

    여기서라도 투정하고 싶엇어 쓰는거니까 이해해주세요





    나 어릴때부터 좀 가난하게 살았던 것 같애

    사실 굶주리거나 못입고 산건 아닌데

    그냥 여유가 없었어

    어릴때 누나랑 누나친구, 그리고 누나친구의 여동생 그리고 그 친구들의 아버지 이렇게 5명이서 

    인어공주를 보러 간적이 있어

    이거 굉장히 기억이 많이 나거든

    그 아저씨가 날 굉장히 좋아해줬어

    아마도 딸둘이있는 분이었으니 내가 더 좋았나봐

    암튼 같이 가서 인어공주를 보고 그 아저씨가 아이스크림도 사주고 그러셨어

    그냥 그런 기분좋은 날이구나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참 기분이 그래

    우리 아빠는 그날도 아마 일하고 계셨을거야

    물론 집에 승용차도 없었어

    당연히 우리 데리고 그럴 여유가 없으셨던 거지

    뭐 그런게 섭섭하거나 그런 생각이 조금도 있는건 아닌데..............

    아빠라고 그런거 안하고 싶었을까

    아마 그런 생각못했을지도 몰라

    당시에는 주5일도 아니었고

    일요일도 일하러 가시는데 거의 당연한 일이었는데....

    지금은 나를 비롯해서 거의 대부분이 주5일인데다가

    나 같은 경우는 맨날 컴퓨터 앞에서 손가락이나 움직이면서도 

    토요일 일요일 되면 피곤하다고 드러눞기 바쁘거든

    근데 몸으로 일하면서 자식들 데리고 영화도 보러가고 그런 생각을 하셨을 것 같지는 않아

    그런게 전혀 섭섭하지 않다는게 우리 아빠가 불쌍해...

    우리아빠는 그런게 좋다는거 아셨으면서도

    그러고 싶다는 생각도 못하셨을거야





    그리고 대학을 갔어

    내입으로 이렇게 말하면 좀 그런데

    집에 돈이 많은건 아니라서 공부를 잘했는데도 그냥 집근처 국립대학교에 갔어

    사실 그때는 많이 아쉽고 솔직히 원망을 안한것도 아닌데

    지금은 괜찮아 그 정도 해주신것도 생각해보면 정말 감사한 일이야



    그런데 군대갔다와서 아버지가 돌아가셨어

    회사에서 다쳐서..

    근데 정년을 얼마 남기지도 않았는데...

    그때 쯤 집안 사정이 많이 풀려서 여유로워졌어

    그때 돌아가셨어

    시골의 가난한집 둘째 아들로 태어나서 

    집에서는 첫째아들만 밀어주고 둘째인 우리아빠는 학교도 제대로 못다니고

    스무살도 되기전부터 공장에서 일하다가 정년 얼마 안 남기고 돌아가셨어

    평생 쉬지도 못하고 고생만 하다가....



    물론 그게 계기가 되었거나 그런건 아닌데

    난 공부를 열심히 했어

    장학금도 받았는데 엄마가 그걸 모아두셨나봐

    그래서 하고 싶은거 하라고 하셔서

    방학때 유럽에 50일 정도 배낭여행도 갔었어

    당시 서양미술이나 역사에 심취해있었거든

    책으로만 보던거 엄마가 이때 아니면 언제가냐고 보내주셨어



    그리고 대학을 졸업했는데 취직이 잘 안되서 대학원가서 석사과정까지 했어

    그리고 취직을 했지

    지금은 이제 6년차(석사2년 포함)인데 연봉이 5000만원이야

    아빠가 맨날 땀흘려서 고생하고

    주말에는 자식들 데리고 영화보러 가고 그런거 생각도 못하시면서 고생해서 벌었던게

    그 만큼은 안될거야

    근데 나 그냥 키보드위에서 손구락만 깔짝하면서 1년에 5000만원이나 벌어

    그래서 어버이날이면 엄마 안경도 사줘

    사실 엄마 시력도 안좋고 나이 많은 사람들 다초점렌즈써야되서

    많이 비싸거든

    2년에 한번씩은 안경 바꿔야 되서 내가 그거 사주고

    작년에는 유럽여행도 모시고 갔어

    엄마는 평생 파리에서 세느강유람선타고 에펠탑 불꽃쑈하는거 구경하고

    르브루 박물관가서 모나리자 그림보고

    스위스 융프라우에 올라가고

    베니스에서 운하옆에서 곤돌라지나가는거 보면서 파스타먹는거

    그런거 상상도 안해보셨을거야

    물론 몇년이나 전에 엄마는 나 그렇게 할수있게 해줬지만....

    사실 내가 그렇게 해드린거 자랑하고 싶은 생각도 있지만 그냥 엄마한테 많이 미안했어

    근데 더 마음아픈게 뭔지 알아?

    아빠는 그런거 못해보셨다는거지

    그래서 더 슬퍼

    오늘 술 좀 마셨더니 더 슬프네....

    세상이 그런가봐

    뭐가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거.....

    이글보는 친구들도 부모님께 좀 잘했으면 좋겠어

    사실 컴퓨터앞에서 이렇게 내가 이런 글 쓸수있는것도

    읽을 수 있는것도 다 삶의 여유가 있어서 할 수 있는거야

    우리 아빠처럼 그렇게 힘들게 살았던 사람들은 지금쯤 내일 출근을 위해서 잠들기 바쁘지 않겠어?




    얼마전에 엄마랑 티비를 보는데 파리가 나오더나

    엄마가 무심결에 했는지 모르겠지만

    "아...또 가보고 싶다..."

    그래서 이렇게 말씀드렸어

    "당장은 아니고 5년안에는 꼭 데려다 줄게~~~ 우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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