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흔한 26살짜리 남징어 입니다 ㅎ..
그냥.. 속이 너무 상해서 하소연좀 하려구요.... 안그러면 가게에서 소리지를꺼 같아요 ㅋㅋ...
음..저희 부모님은 쭉 빵집을 하셨어요. 프렌차이즈 말고 자영빵집으로.
제가 뱃속에 있을때부터 했다고 하셨으니 햇수로 27년정도 되었겠네요.
빵집일 이라는게 사실 좀 많이 힘들어요.
재료를 받는것부터 굽고 진열하고 포장하고 판매하는 것까지 모두 해야하거든요.
지금 저희 가게가 하루 70~80만원정도 매출인데도 공장에만 사람이 3~4명이 필요해요. 공장이라고 뭐 거창한건 아니고
대부분 자영빵집에서 빵을 굽는공간을 그냥 공장이고 불러요.
홀에서 포장하고 팔사람도 2명은 필요하구요.
공장직원들이 아침 6시반에 출근해서 5~6시까지 빵을 만들면 홀 사람들이 7시부터 밤 12시까지 포장하고 진열하고 판매하죠.
부모님은 사장이라는 위치라서 가게를 비울수가 없어요. 그래서 어머니가 7시에 가게에 출근하세요. 아버지는 10시에 출근하시고.
그러다 1시쯤되면 어머니는 3시간정도 쉬시고 다시 나오세요. 그대로 12시까지 두분이서 가게 보시구요.
사실 저도 이렇게 힘든줄은 몰랐어요. 가게일 돕게된지 2년 반정도밖에 안됬거든요.
일도 일인데. 사람이 너무 힘들게 하네요.
정말 직원도 힘들게하고 손님도 힘들어요 ㅎ..
가게일 도우면서 세상에 정말 별별사람이 다있다는거, 장사하는 사람을 얼마나 천하게 여지는지 알게됬어요..
직원 이야기부터 하자면..
요즘 공장 기술자가 좀 귀해요. 솔직히 힘든 일이잖아요. 그렇다고 월급이 엄청 쎈것도 아니고..
보통 공장장을 맡을정도의 기술이 있는분은 직접 빵집을 운영을 하시거나 다른일을 하고 있는게 보통이구요..
나이대가 좀 젊은 기술자는..(30대 초중반정도) 솔직히 쓸수가 없어요.. 노하우라던가.. 기술이 모자란 경우가 많거든요..
지금 있으신 공장장님도 나이가 좀 있으세요. 40대 후반이시니. 직접 운영하시다가 가게 접으시고 저희집에서 일하고 있으신거에요..
그리고 보조 기술자들은.. 더 열악해요..
제가 어렸을때만해도 빵집에서 일하면서 직접 기술 배우던 분들도 많았아요.. 식당에서 접시닦이부터 시작하듯이. 이런분들은 각자 목표가 있어서
열심히 일해주시고 그땐 자영빵집들도 시장이 괜찮은 수준이였기에 월급도, 대우도 좋았아요.
근데 요즘은 그런분들이 잘 없어요. 대부분 제과제빵학원에서 몇개월~1년 공부하고 자격증 따신분들 이에요.
혹시나 이글보시는 분들중에 제과제빵 자격증 따려고 학원 다니시는분 있다면.. 솔직한 말씀 하나 드릴게요.
제과제빵 학원에서 말하는거.. 대부분 거짓말이에요. 자격증 취득하면 추천 넣어주겠다. 4대보험되고 월급 150이상 받을 수 있다.
나머지 기술은 일하면서 배우면 된다. 이런것들. 거의 실현 불가능해요...
사람이 없어서 구하고는 있지만.. 갓 자격증 취득한분들.. 못써요.. 아니 안써요..
학원에서 이런 이야기 듣다가 막상 일하러 출근해보면 상상하던 그런게 아니라서
몇일 혹은 몇개월 일하고 그만두는분들이 요즘 여러번 다녀갔어요. 그후로 이런분들 잘 안써요. 저희뿐만아니라 제과협회 가입되어 있는
대부분의 자영빵집 사정이 대부분이 그래요.
그리고 4대보험에 월 150이상에 휴무보장같은 조건을 다 들어주면서 쓸수있는 여건이. 안되는 자영빵집도 많구요..
차라리 아예 공장의 잡일하면서 시급받는 알바쓰는게 나아요. 아니면 안쓰던가요.
대충 기술자들 상황이 이래요.
손은 모자라고 지금 일하는 기술자는 이걸 아니까 뺑끼부리고 양쪽에서 치이니까 사람쓰기 무섭다고까지 하시네요 ㅎ...
다음은 손님이에요. 전 이일하면서 술집에서 일하는분들 존경하게 되었어요.
술안먹은 정신에도 이정도인데 술먹은 사람 상대하는분들은 얼마나 강철멘탈일까 하구요...
시식만 주워먹고 나가거나 반말하는건 애교에요.
가장 많이 들었던말이 빵을 사면서 빠리xxx보다 비싸네. 혹은 맛없네. 거기서는 어떻게 어떻게 해주던데. 등등의 다른 프렌차이즈와 비교하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요.
저희집 주변에 빠리xxx 2개나 있어요. 거리도 그렇게 안멀어요. 그럼 거기서 사지 왜 여기서 사면서 이런말을 하는지 전 아직도 이해를 못하겠어요.
요즘은 유하게 받아넘기고 있지만 처음에 이런말 들을때마다 멈칫멈칫했어요. 전 그냥 직원이 아니라 부모님 자식이잖아요..
부모님 하시는 일을 비교당하는 느낌이라 좀 과민하게 반응하는거지만.. 다른 직원도 이런말 들으면 좋은기분은 아닐꺼라고 생각해요.
분명 착하고 평범한 손님들도 많아요. 근데 그 숫자에 제곱해서 장사하는사람 천하게 생각하거나 이상한 사람이 많아요.
저 2년반 일하면서 경찰만 4번 불렀어요. 도저히 해결이 안되서. 정말.. 정말 상식 외의 분들 많아요. 아니면 갑의 입장이 되면 돌변하는 사람이거나요..
엇그제는 시간이 늦어서 7000원치빵을 모듬으로 묶어서 5000원에 세일하고있는데 어떤분이 돈 4천원밖에 없다면서 4천원 툭 던지고 묶음빵 들고
걸어가는거 잡아서 안된다고. 이것도 싸게 파는거라고. 천원을 더 내시든지 아니면 4천원치 다른빵을 골라가시라고 했어요.
당연한말 했을뿐인데 인정머리 없다고 장사 그따위로 하는거 아니라고 쓴소리 들었네요.
전에는 시식이 아니라 상품으로 진열되어 있는 쿠키를 대놓고 집어먹는 분 있었어요. 그래서 손님 그거 시식 아니라고. 돈내고 드셔야 하는 거라고
말했어요. 저도 어느정도 가게일봐서 유들유들하게 웃으면서 넘어가려고 했어요. 근데 이말 하자마자 표정이 변하더니 입에 물고있던 쿠키 뱃더니
진열해놓은 쿠키바구니에 던지고 그대로 밖으로 나갔어요. 동네장사 그따구로 하는거 아니라면서. 동네 손님은 그따구로 하셔도 되나요?
화나고 억울해요. 근데 표정변하면 안되요 다른손님 있거든요. 참아요. 전 이걸 2년반했지만 부모님은 27년 하셨어요. 새삼스럽게
부모님께 미안하고 죄송스럽고.. 막 그래요..
힘든일 있어도 어찌어찌 넘겨왔는데. 오늘일은 너무 힘들어서. 속이상해서 죽겠네요.
공장 기술자 한명이 펑크를 냈어요. 오늘 주문도있어서 엄청 바빳는데. 사람이 한명 없어서 더 힘들었어요.
이거때문에 부모님이 싸우기까지 했구요. 이일로 싸웠다기보다는.. 지금까지 쌓인 스트레스가 터진거 같아요.
근데 악재는 한꺼번에 닥친다는 말이 맞나봐요. 어제 케이크를 주문제작 해두고 5시까지 찾으러 온다는 손님이 있었어요.
케이크는 만들어져있고 5시 반 넘어서 그손님 오셨어요. 바쁘다면서 빨리 달라고 하셨어요.
근데 여기서 문제가터졌어요. 공장사람들은 이미 다 퇴근했는데 주문 요구사항에 있던 글씨 적어달라고 했던게 안되어있던 거에요.
공장기술자들이 잊어버렸나봐요. 그때 홀에 저랑 어머니밖에 없어요. 글씨 쓸수 있는사람이 없어요.
죄송하다고 사과하고 잠시만 기다려주시면 사람 불러서 마무리 해드리겠다고했어요. 손님은 바쁜데 그게 말이 되냐고, 이럴꺼면 어제 예약 왜 한거냐고
엄청 화내셨어요. 장사하는사람이 약속을 그렇게 어기면 되냐고, 시간개념 없다는 소리까지 들었네요.
10분넘게 성질 내다 가셨네요. 잠시만 기다려달라고하면 바쁜데 안된다면서요. 그시간이면 해드릴수도 있었을텐데.
하다못해 5시에 찾으러 왔다면 기술자 있었는데. 바로 해줬을텐데라는 생가도 들었어요.
이건 우리 어머니가 잘못한게 아니잖아요. 직원이 잘못한거지. 근데 독박은 어머니가 썻어요.
여기까지면 좋았을텐데.
다른손님이 아침에 빵을 계산해놓고 나중에 퇴근할때 찾아간다고 맡겨두고 갔나봐요.
그 손님이 빵을 찾으러 오셨는데 맡겨둔 빵이 없어졌어요.
찾아봐도 안보여요.
어머니도 난감 저도 난감. 아버지께 전화해 봤어요. 그랬더니 다른손님께 줬다네요. 헷갈리셨다나봐요.
이번에도 어머니는 죄송하다고 고게를 숙이셨어요.
다행히 손님분이 괜찮으니까 같은걸로 준비해주시면 내일아침에 찾으러 오겠다고 하셨어요. 이렇게 이해해 주시는분도 있어요.
그나마 속이 사그라드는 느낌이였어요.
근데 아까 전화가 왔어요. 아까 케이크 가져갔던 손님이네요. 같은말로 또 성질내세요 10분넘게 전화기에 대고.
쌓였던 스트레스를 터지라고 연타로 일이 터지네요.
어머니 공장 들어가서 우셨어요. 아들앞에서 힘든모습 보이기 싫으실텐데 소리내서 우셨어요.
근데 저는 웃어야해요. 손님을 봐야하거든요. 제가 웃으면서 손님을 봐야 어머니가 소리내서 우실 시간이라도 생기니까요.
오늘 정말 힘드네요.. 힘든일 많았지만 쌓이고 쌓여서 한번에 터지니까 참고 넘길만하던게 터질거 같아요.
그래서 하소연이라도 해보고 싶어서.. 여기 적었어요...
미안해요. 마음약한 소리나 해대서.. 그리고 이글 읽어줘서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