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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wedlock_1139
    작성자 : brilliant5
    추천 : 14
    조회수 : 1397
    IP : 182.208.***.36
    댓글 : 27개
    등록시간 : 2016/04/27 04:10:36
    http://todayhumor.com/?wedlock_1139 모바일
    아이와 아빠의 유대관계에 필요한 엄마의 역할
    옵션
    • 창작글
    결혼 십여년이 훌쩍 지난 남자입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이들도 있지요. 이미 눈에 들어갈 수 없을만큼 크긴 했......
     
    얼마전 EBS에서 나오는 개그맨 배동성씨의 이야기와, 라디오스타로 복귀한 탁재훈씨의 이야기를 보는데 저도 모르게 감정이입이 되더군요.
    물론 각각의 부부사이야 제3자가 개입할 필요도, 그럴 일도 없습니다만...저의 입장과 겹쳐지며 복잡한 생각이 드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남자들도 가정유지에 필요한 경제적인 활동은 물론이고, 가사분담에 육아도 일정부분 맡아서 해야한다는 것에는 이의가 없습니다.
    그런데 제 경험에서 봤을때, 남편으로서, 아빠로서 '서글프다'고 해야할까요. 좀 그런 순간들이 있었습니다.
     
    맞벌이 하시는 부부들도 많으시겠지만, 외벌이 라고 하면 보통 남편이 일을하고 아내가 집안일과 육아를 하게됩니다. 저희 가정도 그랬습니다.
    아이들은 상대적으로 아빠보다는 엄마와 친밀하고,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남편들이 6시 땡 하면 퇴근해서 아이들이 잠들때까지 놀아주고 밥먹이고 씻기고 재워주고 한다면 이 격차를 어느정도는 줄일 수 있겠지만, 사실 대한민국 가장들 그렇게 여러가지로 능력있는 사람들이 못됩니다. 저 또한 그랬습니다. 평균 퇴근시간 8~9시면, 이제 갓 4~5살인 아이들은 씻고 잠들어야 할 시간입니다. 그래도 내새끼들이 까르르 웃으며 "아빠!!!" 하면서 깜깜한 방에서 튀어 나올때면 하루의 피곤함은 상관없이 아이들과 '오늘 뭐했고' '무슨 책 읽었고' '뭐하고 놀았고' 등등 아이들의 재잘대는 조그만 입과 대화하는 기쁨에 푹 빠지게 됩니다.
     
    그런데 그때, 아이 방에서 아이들과 함께 누워있던 아내가 나와 안방으로 들어가며 냉랭히 한마디 던집니다.
     
    "지금 잠 안잘거면 나중에 아빠하고 자."
     
    감히 자신있게 말하지만, 우리 아이들은 저를 많이 좋아합니다. 제가 자랄때 느끼지 못했던 아버지의 사랑을, 내 아이들에게는 어떻게든 전해주고 싶어 많이 노력합니다. 하지만 아내의 말에 아이들은 자신도 모르게 엄마와 아빠의 상대적 친밀도를 비교하게 됩니다. 그리고 마치 '아빠와 자는것은 엄마에게 혼나는 것'이라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옆에서 제가 보기에도 아이들의 흔들리는 눈동자가 보일 정돕니다. 그리고 아이들은 당장 제 손을 뿌리치고 일어나 엄마에게 달려갑니다.
     
    "싫어! 엄마랑 잘래!!!"
     
    저는 계면쩍게 웃으며 옷을 갈아입고 씻으러 가면서, 아이들의 애원에 마지못해 티꺼운 얼굴로 다시 아이들방으로 향하는 아내와 마주칩니다. 참 서글프고 씁쓸한 순간입니다.
     
    웃기는 말로, 요즘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사람이 '택배 아저씨'라는 말이 있습니다.
    아빠가 벌어서 입금되는 통장으로, 엄마가 고민하여 물건을 사면, 택배아저씨가 아이들의 자전거며 옷이며 선물을 들고 집으로 찾아옵니다. 택배아저씨가 오면 반갑게 나가면서도, 아빠가 오면 시큰둥한 아이들의 웃지못할 코미디를 본 적이 있습니다.
     
    아이들은 엄마와 지내면서 엄마가 힘들게 음식이며 설겆이 빨래 방청소 등등 집안일을 하고 가정을 위해 얼마나 애쓰는지를 몸소 보고 배웁니다.
    하지만 아빠는 아침에 나갔다가 저녁에 들어오는데 대체 무슨일을 하길래 저렇게 힘들어보이고 고민이 많아보이고 예민할때가 있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그나마 아이보다는 아빠의 일에 대해 잘 아는 엄마가 아이들에게 아빠가 가정을 위해서 어떤일을 하고 얼마나 힘이드며 우리가족에게 든든 울타리가 되어주는지 설명해준다면 아이들이 이해하기가 쉽겠지요. 무조건 아빠를 옹호해달라는 것도 아닙니다. 단지 아이들이 커서 아빠와 데면데면 해지는 것은, 아빠만의 문제도 아니고 아이들이 되바라진 문제도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부부관계에서 있어서도, 제게 직접적으로 해주는 것도 고맙지만...아이들을 통해서 엄마가 아빠을 존중하고 배려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되면 아내에 대한 감사와 사랑이 더욱 커지게 됩니다. 여자가 사랑을 먹고 산다면, 남자는 존중을 먹고 사는걸지도 모릅니다. 아닐수도 있지만 제 입장에서는 그랬다는 말입니다...
    brilliant5의 꼬릿말입니다
    부자와 가난한 사람의 차이는
    '지금 얼마나 소유하고 있는가'에 있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더 얼마나 소유하고 싶어 하는가'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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