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고민게 베오베 글 중에 직장 왕따 관련 글을 보고.. 남일 같지 않은 기분이 들었는데… 이미 많은 분들이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더라구요.. 그래서, 댓글을 달까 말까 망설이다 말았는데.. 오늘, 회사 출근하니 또 현재진행형인 왕따질(?)로 기분이 몹시 가라앉고 일도 손에 잡히지않아 글을 씁니다. 네.. 저도 직장왕따입니다. 아주 심각한. 그리고 1년 째 버티고 있는 중입니다. 제가 근무하는 곳은 여초현상이 심한 곳입니다. 업종까지는 기재를 못하겠네요. 1년 전, 스텝으로 발령을 받았고 악몽이 시작되었습니다. 발령 전에도 잘 알던 사이였고 같이 밥도 먹으며 좋은 관계를 유지했던 선배가.. 인사를 안한다며 말도 안되는 트집을 잡기 시작했습니다. 이 때, 제가 한 발언이 모든 일의 시작이었습니다. “제가 왜 인사를 안하겠어요~ 왜 저 ‘모함’하시고 그러세요, 언니…” 분명 친한 사이이고, 상대는 저에게 더 심한 말도 하는 지라 웃으면서 한다는 농담이었습니다. 제가 경솔했죠. 그 사람은 되어도, 제가 그런 대응을 하면 절대 안되었던 거였어요. 어쨌든 선배이고, 신임 스텝 군기잡기를 시전하시던 분에게 겁없이 대든 게 되버린거죠. 등 뒤에서 들리는 이야기는 참 가관이었습니다. 그 언니와 겹쳤던 직장 내 인간관계에서 저를 아주 버르장머리없고 건방진 쓰레기로 만들더군요.
(이 모든 상황을 다 알면서도 제 편이 되어준 고마운 사람들이 전해준 이야기입니다.)
그게 다가 아니었습니다. 아침에 음식 싸와서 저 빼고 돌리기, 사람 앞에 놓고 투명인간 취급하기, 남 얘기 하는 듯 큰소리로 앞에서 비난하기… 옆자리 동료가 잠시 자리를 비웠는데, 전화가 울립니다. 왠일로 제가 받을 사이도 없이 벨 한 번 울리자마자 바로 당겨 받습니다. (원래 절대 안받음.) 그리고 옆자리 동료가 오면 아주 정색을 하면서 소리를 칩니다. “야, 니네 라인은 전화 받을 사람이 없어? 왜 벨이 울리는데 전화를 안받아??
너 어디 나갈거면 나한테 이야기하고 나가. 거긴 전화받을 사람 없잖아.”
네, 저 들으라고 하는 소리지요.
이런식으로 이간질을 지속하니 자연히 스텝들 내에서도 저는 점점 이상한 사람이 되어가더라구요.
(실제로 그 선배는 입김이 매우 세고 워낙에 다른 사람 이야기를 잘하는 편이라, 유난히 말이 와전되어 심하게 퍼지게 마련인 여초집단에서 아주 유리한 위치를 선점한 포식자와 같습니다.)
마음에 남은 상처들이 너무 많아 일일히 열거하기도 힘듭니다만..
야유회 가서 제 짐이 버젓이 올려져 있는 돗자리를 접겠다고 제 옷과 가방을 흙 위에 나뒹굴게 하지 않나..
저와 친하게 지내는 사람들에게 그런 애를 왜 만나냐며 협박(?)을 하지 않나..
심지어 저랑 같이 점심을 먹던 선배들에게 갑자기 저만 쏙 빼고 같이 밥을 먹자고 해서 저만 점심시간에 혼자 남은 적도 여러 번이네요..
남이 하면 불륜, 내가 하면 로맨스의 원칙도 아주 철저히 적용받았습니다.
다른 사람이 하면 별거 아닐 일도 제가 하면 완전 역적에 세상에서 제일 나쁜 년이 되더군요….
워낙 그 선배의 행동이 공공연하다보니, 윗 분들도 대강 상황을 알고는 계시지만,
사실 적극적으로 개입은 할 수 없습니다.
당연한 일이죠. 그리고 1년여 간, 그저 지켜보며 무언의 동조를 지속했던 동료들도 한 둘이 아니니까요….
오늘 일어난 일은 이겁니다.
그 선배와 친한 다른 동료A가 있어요. 둘이 가장 친했는데 이번에 출산휴가에 들어가게 되죠.
돈 모아서 아기 선물 산다기에 저도 보탰습니다.
그리고, 그 동료A의 남편이 베이커리 관련 일을 하는지 몇 번 회사로 빵을 가져온 적이 있는데..
마지막이라며 오늘도 직원들에게 빵을 나눠주더라구요…
라인마다 한 명씩 사람들에게 빵을 나눠주면서 저는 자연스럽게 패스하길래, 아 그러려니… 했습니다.
그런데, 더 기분이 나빴던 건 제일 마지막에 남은.. 가져오는 과정에서 그리 되었는지 심하게 눌린..
남 주기 민망한 빵을 제 자리에 두고 가더라구요..
정말 기분 같아선 그 빵 쓰레기통에 처박고 싶었는데, 그러면 임산부한테 괜한 히스테리 부린 미친년이 될 거 뻔하니 이 악물고 참았습니다. 그런데 서럽긴 하네요…….. 그런데, 이러면서 어떻게 일 년을 참았냐구요? 솔직히 처음에는 너무 힘들어서 죽고 싶었습니다. 진지하게 자살 생각하다가..
가족 생각에 버텼습니다. 그리고 서른 넘은 나이에 어디가서 재취업하여 자리를 잡나 싶으니 막막하더군요.
그리고 그나마 그 상황에서 네가 잘못한 게 아니라 그 사람이 편협한 거라며 저에게 용기를 주던 동료들도 있었구요..
억지로 버텨나가다가 생각을 바꿨습니다.
어차피.. 이 회사에 내 일평생을 바칠 게 아닌 바에야.. 회사 내 일들에 마음쓰지 말고 제가 하고 싶은 다른 일에 집중해보자구요..
그래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공무원이나 고시 같은 국가고시는 아니지만.. 성과가 있을 경우, 직업을 바꿀 수도 있는 공부를요..
(익명인데도 괜히 부끄러워서 무슨 공부인지는 말하지 못하겠어요…)
하지만 절대 회사 일은 소홀히 하지 않았고, 제가 맡은 일에서 대해서는 누구도 뭐라 쉽게 말하지 못할 만큼 제 일은 확실하게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 그 사람이 안되보이기 시작하더라구요.
어차피 이 넓은 세상에서 이 회사 하나 뭐 그리 대단해서..
이 회사와 회사 안의 인간관계에 자신의 모든 걸 걸고.. 다른 사람들 상처주면서 대장놀이하는데 심취해있나 싶어서요…..
참 스스로를 제대로 아낄 줄 모르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고나니, 그 사람의 유치한 행동에 크게 개의치 않는 것이 조금씩 가능해졌습니다.
(상처를 안 받는 건 아니지만, 빨리 극복하는 방법을 터득했다고 할까요……)
오늘 일도 잠시 울컥했지만, 지나가겠지요…
어차피 제가 평생 옆에 두고 아낄 사람도 아니고, 회사 떠나면 볼 일도 없는 사이인데 오래 마음써봐야 뭐하나요….
결국 제 하소연이 길었는데요… 제가 겪어본.. 그리고 겪고있는 입장에서 제일 힘든 건 바로 그거였어요.
내가 이상한 사람인가, 하는 거. 저 선배가 저렇게까지 하는데도 다들 구경만 하는 걸 보면 사람들이 싫어할만큼 내가 이상한 사람인가..
그게 정말 힘들고 상처였어요.
근데 정말 깊게 생각해보니 그건 아니더라구요.
제가 뭔가 허물이 있다고 해도, 이렇게 매장당하고 왕따당하고 그럴만큼 제가 나쁜 건 아니더라구요.
아마 글쓰신 분도 그게 제일 힘들 거예요.
내 잘못 같고, 내가 이상한 사람같고, 내가 부적응자 같고…. 그렇게 생각하지 마세요. 그 말이 꼭 하고 싶었어요. 당신 잘못 아니예요. 아니, 당신 잘못이 혹시 있다하더라도 그들이 당신에게 그럴 자격 같은 건 없어요.. 상처받지 말고, 그리고 너무 미워하지도 마세요. 미워하기 시작하면 그 미움 때문에 본인이 더 황폐해지거든요…
아픈 마음 이해하지만, 당신 잘못이 아니라고 생각하면 조금씩 가벼워지고, 여유가 생길 겁니다.
그리고, 꼭 회사 밖에서 이런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세요. 운동도 좋고, 친구와 수다도 좋고, 저처럼 다른 공부 같은 걸 해보시는 것도 좋아요. 혼자 끌어안고 우울해만 하고 있으면 절대 못견뎌요…. 마지막으로, 무엇보다 가장 소중한 건 당신이니까, 정말 힘들면 참지말고 벗어나세요. 마음의 병이 깊어지면 치유도 안되니까요…. 저는, 지금 하는 공부로 꿈을 키우며…. 오늘도 버팁니다. 언젠가.. 이들 모두에게 멋있게 웃어주며 이 회사를 즐겁게 떠나는 날이 꼭 올거라 믿으면서요. 이 글 볼지 모르겠지만, 우리 같이 힘내자구요..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