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겜토게 죽돌이 제롱입니다.
하스스톤 베타키를 받기 위해 고군분투를 하기를 무려 하루...(!?)
하스스톤 인벤의 베타키 이벤트에 당첨된 덕분에 열심히 즐기고 있습니다.
현재 플래티넘 메달, 총합렙 150의 허접한 유져입니다만 저 나름대로 게임 리뷰를 오랫동안 써온 사람으로써 요새 화제가 되고 있는 이 게임에 대한 소개와 후기를 적어볼까 합니다.
# 블리자드는 새로운 폭풍을 몰아칠 수 있을 것인가?
세계급 기업, 게임업계의 최고봉이라 불렸던 블리자드.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점차 와우의 전설은 과거가 되고(실제로 점유율 1위를 뺏겻지요.) 디아블로3의 형편없는 운영, 스타크래프트2의 생각보다는 저조한 흥행(물론 스타2가 실패한 게임은 절.대.로 아닙니다. 어디까지나 기대치 만큼의 성공을 못했다는 의미에요) 등등으로 휘청거리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이 휘청거림 마저도 국내 게임회사나 타 기업에 비하면 우스운 정도라는게 함정?-_-;;)
그런 와중에 블리자드가 개발하고, 개봉한 "하스스톤"은 모바일 / pc 공용의 간단한 TCG 게임이라는 상당히 리스크가 큰 도전을 했습니다만...과연 블리자드가 이번에야 말로 전세계 게임계에 폭풍을 몰아칠 수 있을까요?
# 한국인들은 아무도 모르지만 하스스톤은 원작 게임이 있습니다.
제가 알고 있기로는 국내 플레이 유져가 3자리수 밖에 안 되는지라;; 아는 사람이 거의 없습니다만 "와우 TCG"라는 게임이 있습니다.
국내에 무려 정발되어 완전 한글화까지 되었습니다만 한국은 오프라인 tcg 시장이 거의 죽어버린 곳인지라(매직더 게더링은 유일하게 성공) wow 지지도가 매우 탄탄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대참패를 맞이하죠.
덕분에 외국에선 신규 확장팩이 계속 출시되는데 한국은 이제 정발도 정지 되었는지 계속 추가 카드가 안 나오는 상태.
어쨋거나 제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하스스톤은 사실 WOW tcg를 그냥 그대로 복사 + 붙여넣기한 후 좀 더 간편하게 바꾼 경량화 버젼" 이라는 충격적인 사실이란거죠.
실제로 wow tcg를 플레이했고 덱도 갖고 있는 필자가 하스스톤 플레이 영상을 단 한번보고 모든 규칙을 마스터했을 정도니까요;
엄밀히 따지면 큰 차이는 있습니다. 아래에서 더 언급할 내용이지만 "매우 쉽고 간단하고 가벼워진 게임성"이 가장 큰 차이죠.
현재 하스스톤의 카드들 대부분이 wow tcg에 있는 카드를 그대로 쓰거나 일러스트를 그대로 갖고오고 있는데 블리자드가 중소기업도 아니고 굳이 과거에 출시한 오프라인 게임을 리메이크해서 신작을 출시했으며 이렇게까지 원작에 얽메이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 이게 바로 wow tcg의 플레이 현장입니다. 사진은 아마 북미 대회에서 찍은듯.
# TCG 라는 장르의 특성, WOW와 블리자드라는 위대한 업적의 이용.
wow tcg는 한국에선 참패했지만 전세계 규모로 보자면 성공한 tcg입니다. 실제로 훌륭한 wow 세계관 구현과 게임성을 갖고 있으며 "레이드 모드"라는 그 어떤 tcg에서도 보기 힘든 독특한 대전모드고 갖고 있어요.(저 생각이지만 하스스톤의 정식 오픈 이후 얼마 안 지나서 레이드 모드가 생길겁니다.)
이미 검증된 시스템과 게임성을 그대로 갖고오되 좀 더 대중성을 살리기 위해 캐쥬얼하게 게임을 변형했다고 보시면 편합니다.
게다가 wow tcg는 어디까지나 오프라인 보드게임. 하지만 하스스톤은 온라인 pc 게임이죠?
블리자드는 전세계에 썩어 넘쳐흐르는 블덕(혹은 와우덕후)의 존재를 충분히 인지하고 있고 항상 그들을 노리는 마케팅을 합니다.
덕분에 하스스톤은 그 어떤 tcg에도 없던 굉장히 특이한 컨셉이 잡힙니다.
바로.... "워크래프트 세계관이라는 테마를 철저히 이용하자."
모든 스킬과 하수인, 유니크 카드는 워크래프트 세계관과 와우 게임에 있는 것들입니다.
심지어 카드의 효과와 사운드까지 완전히 동일합니다.(성기사가 보막을 걸면 진짜 와우에서 보막 걸어주는 효과음이 나오고 법사가 얼음회오리를 쓰면 진짜 얼음회오리가 필드로 뿜어져나오죠.)
유명한 네임드 몹이어던 일리단은 자신을 상징하는 대사인 "너희는 아직 준비가 안 되었다!"를 외쳐줍니다.
이것도 모자라요! 한술 더 뜹니다.
pc 게임만의 특징을 이용해서 "골드 카드"라는 것을 만듭니다.
뭐? 카드가 살아 움직인다고!?
게다가 스토리 상의 인물 관계에 따른 이스터에그도 넣습니다!
뭐? 일리단이 말퓨리온을 만나면 "오랜만이군...형..." 이라고 외친다고?
세계 보급율, 흥행율 1위인 매직더게더링.
아시아에서 최강자 위치를 갖고 있는 유희왕.
그 외 수많은 TCG와 CCG.
하지만 그 어떤 게임도 하스스톤 정도로 "테마에 올인" 하지 않습니다.
@ 쓰랄 형님이 둠해머를 들고 나온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게임을 플레이하는 미친 인간들이 전세계에 의외로 많아요 ㅇㅅㅇ
# 하스스톤만이 갖을 수 있는, 오로지 하스스톤만이 가능한 점.
블리자드라는 회사가 워크래프트1을 출시하면서부터 지금까지 쌓아온 "업적"
십년 넘게 하나의 세계관을 붙잡고 게임을 만들면서 그동안 생겨난 엄청난 사건들, 전설들, 인물들.
바로 그 어떤 게임회사도, 그 어떤 게임도 갖고 있지 못 한 블리자드만의 무기인 "워크래프트 세계관의 테마"를 이용한거죠.
솔직히 까놓고 말해서 하스스톤의 게임성은 그냥 "재밌고 준수함, 훌륭하군요 ㅇㅇ" 정도입니다.
막, 개쩔거나 사람을 미치게 만들거나 그러진 않아요.
하지만 이 게임이 너무나 특수하고, 클로즈 베타만으로도 엄청난 인기를 보여주는 이유는 누구나 쉽고 빠르게 워크래프트의 세계관을 즐길 수 있단 점 입니다.
@ 와우를 잘 모르는 사람들은 이해가 안 가는 카드죠? 리로이 젠킨스라는 유니크 카드입니다. 와우 초창기 때 북미에서 생긴 아주 유명한 사건의 인물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용개쨩도 내주면 안될까요? EE!
# 그럼 워크래프트 세계관을 잘 모르거나 관심없는 사람들은?
그런 사람들도 괜찮습니다.
WOW tcg와 하스스톤의 가장 큰 차이점이죠.
wow tcg는 와우를 잘 모르거나 관심없는 사람에겐 별로에요. 게임 자체가 일반적인 tcg 답게 좀 빡세고 덱수집이 힘들고 돈도 많이 깨지죠.
하지만 하스스톤은 쉽고, 편하고, 덱맞추기도 어렵지 않습니다.
와우를 한번도 안 했거나 이쪽 세계관에 그닥 관심이 없는 사람도 하스스톤 자체의 게임성과 "간편함" 덕분에 얼마든지 붙잡고 늘어질 수 있단거죠.
말하자면 블리자드는 두마리 토끼를 잡은겁니다.
1) 테마의 몰입과 구현, 폭발로 기존의 블리자드 팬들과 하드코어 유져를 붙잡고
2) 간단하고 쉬운 게임성, 화려한 이펙트와 보여주기로 라이트 유져를 줕잡기.
규칙이 워낙 쉽고 게임 진행이 엄청 빠릅니다. 인터페이스는 너무나 직관적이고 TCG 주제에 덱이 30장...심지어 중복은 2장까지;;
그동안 10개가 넘는 tcg를 해본 필자지만 이런 tcg는 없었어요.
무슨 카드게임에 덱 중복 허용이 2장에다가 최대한도가 30장이랍니까? ;; 대부분 중복 3~4장에다가 덱은 40~50장인 경우가 많거든요.
이런 캐쥬얼성에 걸맞게 하스스톤은 무려 모바일 지원이라는 건수도 달성하죠.
@ 필자의 TCG 인생에 이렇게 쉬운 TCG는 참 오랜만...아니 처음인듯;
# 과금, 무과금, 그리고 벨런스...!
하스스톤은 무과금 유져도 과금러에 안 꿀리고 게임을 할 수 있긴 합니다. 특히 확x아 같은 다른 게임에 비교한다면야...
특히 "투기장"은 1000만원 과금러, 0원 무과금이 붙을 경우 완벽히 1대1 동등한 조건으로 싸운다는 절대적인 공평한 매칭 시스템을 지원해주고 있죠.
다만...
너무 무과금이 카드를 얻기가 힘듭니다;;
대전 자체는 무과금도 안 꿀리는데 카드 획득은 답이 없어요.
"AI랑 싸워서 1억번을 이기고 인간이랑 싸워서 1조 3201억 1283만번을 졌습니다." 의 말도 안 되는 엄청난 전적을 갖고 있을 경우 얼마를 벌까요?
정답은 0골드입니다!!!!!
AI 대전과 일반전 패배는 단 1골드도 주지 않아요.
골드를 벌 수 있는 주요수단인 퀘스트는 하루에 한 두개 밖에 안 오고 골드량도 부족하죠.
이 부분은 좀 보완을 해줬으면 합니다.
그리고 벨런스... 사실 카드게임은 벨런싱이 99.99%에요. 괜히 세계 최초이자 세계 최고의 tcg인 매직더게더링의 창시자가 수학자인 이유가 있습니다;
그리고 장담하건데 현재 하스스톤의 벨런스는 문제가 많습니다.
클로즈 베타 테스트라는 점을 감안하면 괜찮습니다만 이대로 오픈을 해서는 난감하죠.
다 모르겠고 북녘골 사제는 무조건 너프합시다 제발. 도대체 기획자가 무슨 생각으로 이런 카드를 만든거야!?
그리고 클로즈베타 부터 "마법사는 블리자드의 딸이요, 도적은 블리자드의 가축이니" 법칙을 준수하고 계시는데...
회사 방침이냐!? 블리자드란 회사가 애초에 인류 게임에 마법사를 띄워주고 도적을 밞기 위해 태어난 회사냐!? 회사 전통이라지만 좀 작작 좀 해주십....아니 cbt 부터 이러면 정식 오픈하고 나서는 대체 얼마나 도적은 불가축 천민이 되고 법사는 법느님이 되시는겁니까? ㄷㄷㄷㄷ
@ 간지포풍 데스윙. 참 좋고 강력하지만 그래도 개사기는 아니에요. 카드게임은 이런 오묘한 벨런스가 핵심...!
# 폭풍을 몰아칠 수 있는 충분한 재목, 하지만 뒷심이 중요.
CBT 부터의 인기와 홍보, 모바일 / pc 지원이란 점과 워크래프트 세계관을 완전히 품고 있는 점에서 흥행은 보장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벨런스. 정말 벨런스입니다.
어느 게임이나 벨런스가 중요합니다만 TCG는 벨런스가 무너질 경우 그 순간 바로 게임이 무너집니다.
WOW tcg를 통해서 카드게임 제작과 벨런싱에 대한 노하우가 이미 생겼을 터 이니 잘 해낼 것 이라고 믿습니다.(근데...니놈들 법사 환영복제를 버프했더라?;; 원래 0/1 이었는데 왜 0/2???)
부산 지스타에서 블리자드의 너무나 비참하고 한심하고 끔찍한 모습을 겪고 디아블로3에 마무리 일격을 당한 이후로 블리자드 덕후에서 블리자드 까로 변절한 필자입니다만 이 게임에는 마지막 희망을 걸고 있습니다.
프로젝트 타이탄도 또 연기 되고 개발진들 전부 갈아버린 거 보니까 휘청 휘청~ 거리고 있는데 하스스톤마저 참패하면 눈보라사는 정말로 전설로만 남게 되겠죠.
개인적으로 눈보라사의 전설은 계속, 계속되어 쓰랄 형님의 눈물과 실바나스의 탄식이 세대를 거듭하여 전파되었으면 합니다.
이상 겜덕, 블덕후의 하스스톤 리뷰였습니다.
게임에 대한 질문은 환영합니다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