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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월요일 한 방송국의 모논설위원이 어떤 프로그램의 클로징에서 다음과 같은 멘트를 했습니다.
<1910년 국채보상운동, 1997년 금모으기 운동, 이순신 장군, 의병, 동학농민, 이런 맥락의 발언들이 이어지고 있는데 의병으로 해결되면 얼마나 좋겠냐 마는, 그때 그 방법으로 나라를 구하기는 했느냐? 이길 전쟁만 해야 하는데 질 싸움에 들어가는 건 재앙이다. 반일 감정 자극은 해법이 아니다.>
이런 논리의 원형은 일제에 아주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의병을 말하는데 의병으로 나라를 구하기는 했느냐?” 독립군 때려잡던 전력을 합리화하기 위해 백선엽은 이렇게 말을 했었죠. '내가 독립운동을 한다고 독립이 빨라졌겠냐?' 똑같은 논리입니다.
“반일 감정 자극하지 말고 합리적 해법을 찾자. 원만히 타협해서 일본 제안을 수용하자.” 일제가 우리 외교권 박탈하려 할 때 이완용이 한 말이죠. “이길 전쟁만을 해야지, 질 싸움을 하는 건 재앙이다, 일본에 가만히 고개를 숙이고 이익을 도모하자.” 이런 말을 한 친일파는 너무나 많아서 일일이 열거할 수도 없습니다.
그래서 모논설위원이 친일파다, 그런 말이 아닙니다. 그런 사고의 역사적 결과는 이미 충분히 겪었다는 거죠. 능욕과 수탈의, 그리고 종속의 36년이었죠. 그런 생각을 여전히 하시는 분들께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제대로 싸워보지도 않고 지레 두려울 수는 있죠. 그래서 이길 전쟁만 해야 한다며 겁먹는 것까지는 이해가 갑니다. 그런데 그게 마치 무슨 대단한 지혜라도 되는 양 포장하는 건 하지 맙시다.
무서우면 그냥 가만히 계세요. 싸움은 우리가 할테니까.
김어준 생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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