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수출규제 조치 이후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확산하고, 아베 신조 정권 비판 목소리도 커져간다. 최대 일본 여행 커뮤니티인 ‘네일동’(네이버 일본 여행 동호회)이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를 비판하며 운영 중단에 들어갔다. 일본의 과거사 반성을 촉구하고 경제보복 조치를 규탄하는 이화여대 학생들의 기자회견도 열렸다.
네일동 카페 운영자는 17일 공지에서 “일본 여행 카페 매니저인 제가 불매운동을 지지한다는 건 대외적으로 상징적 의미를 갖는다고 본다. 그것 하나만으로도 수많은 여파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운영 중단 사실을 알렸다. 운영자는 “(일본 참의원) 선거가 끝나고 목소리를 내거나, 그냥 그렇게 흘러가는 것보다는 무언가라도 해보았으면 했다”고 말했다.
회원들은 해당 공지에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텐데 응원한다” 등 운영자 결정을 지지하는 댓글을 달았다. 네일동은 지난 14일 일본 제품 불매운동 지지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네일동은 회원 수가 133만명으로 국내 일본 여행 커뮤니티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다.
광주 광덕고는 전국 고교 중 처음으로 불매운동을 시작했다. 이 학교 학생회는 이날 일본제품 퇴출을 결의했다. 150여명의 학생들이 ‘일제 사용은 일제로의 회귀’ 등이라고 적은 손 펼침막을 들고 선언식에 참석했다.
불매운동 대상 기업 중 한 곳인 유니클로는 이날 오자키 다케시 패스트리테일링 재무책임자(CFO) 발언을 두고 사과문을 냈다. 유니클로 일본 본사 패스트리테일링은 “임원의 발언으로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했다. 오자키 CFO는 지난 11일 도쿄에서 열린 결산 설명회에서 “(불매운동이) 매출에 일정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장기간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고 실적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한국 소비자를 우습게 보는 발언이라는 비판 여론이 일었다.
한국에서 유니클로는 ‘에프알엘코리아’가 운영한다. 롯데쇼핑과 패스트리테일링 합작회사다.
대학가와 시민사회는 아베 정권 비판에 나섰다. 이화여대 총학생회는 이날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정문 앞 기자회견에서 “지금의 한·일 갈등을 조장하는 범인은 아베 정권과 극우세력”이라며 “끊임없이 반복되는 혐오와 갈등은 일제강점기 치러진 전쟁 속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희생되었던 과거의 역사적 사실을 부정하는 행위”라고 했다.
20일엔 민주노총 등 60개 시민사회단체가 주최하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 규탄 촛불집회’가 세종문화회관 중앙계단 앞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