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 동안 계속된 우울증과 몇 번의 자살시도로 삶에 대한 의욕도 애착도 없이 모든걸 포기하고 살고있었습니다
예쁜 옷을 입고 싶다거나 건강해지고 싶다는 생각은 커녕 될대로 되겠지.. 죽으면 그만 이라는 멍청한 생각에 사로잡혀 폭식과 거식을 반복하며 내 몸을 포기하다 못해 혹사 시키면서 살았습니다 그 결과 현재 키 160cm에 몸무게112kg이라는 끔찍한 모습이 됐습니다
어딜가나 사람들의 시선과 수군거림이 느껴져 누군가를 만나거나 사람들이 많은 번화가로 나가는것도 싫었습니다 버스를 타거나 공원 길거리 상점등등 그 어딜가든 제가 등장하면 모든 사람들은 대화 주제는 다이어트,살 로 바뀌더군요
사람들은 답답하다는 듯이 왜 관리를 하지 않느냐? 왜 그렇게 사느냐고 다그치지만 이미 모든게 포기된 사람에게 중요한게 있었을까요?
그렇게 6년 7년을 살다가 올 해 초 저에게도 변화가 생겼습니다 대학시절 같이 외국에서 공부했던 친구와 우연히 연락이 닿았습니다 그 친구는 지금까지 해외에서 공부하다 귀국한지 한달도 안됐고 예전 친구들을 통해 제 연락처를 알았다고.. 그때 부터 그 친구와의 연락이 시작됐습니다 메신저로 안부를 묻고 예전 이야기로 통화하며 밤을 새운적도 많아지면서 그 친구가 만나고 싶다고 얘기했습니다
강력히 거부했죠 싫다 만날 생각은 없다 옛날이랑은 전혀다르고 많이 변했다고..
하지만 그 친구는 시종일관 "니가 어떤 모습이든 상관없다 내가 너한테 호감을 갖고 있으니 상관없다"
살이 많이쪄서 안된다고..거절도 했지만 긴 시간 그 친구는 저를 달래주었고 설득했습니다.
저도 만나보고 싶었고 정말 상관없이 이해해 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고 만났습니다
결과는 예상했던 대로 ...
만나고 그 친구에게서 처음 들은 말은 "당황스럽다" 였습니다 충격도 아니었죠 표정을 감추기 힘든 그 친구를 위해서 차 한잔도 마시지 않고 돌아왔습니다 그 후 연락이 없었고 저 또한 별다른 연락은 안했습니다
집으로 돌아와 어두운 방에 가만히 앉아 있으니 눈물이 났습니다 그리고 이유는 모르겠지만 죽고싶다가 아니라 살고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살고싶어졌고 예쁜 여자가 되고 싶어졌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나를 움츠리게 하는 외모로부터 벗어나서 다시한번 다른사람에게서 다정한 한마디 한마디들을 듣고싶습니다 그 말에 설레이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