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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bestofbest_113222
    작성자 : 북치는청년
    추천 : 361
    조회수 : 27539
    IP : 114.202.***.91
    댓글 : 35개
    베오베 등록시간 : 2013/06/05 18:50:35
    원글작성시간 : 2013/06/05 16:55:46
    http://todayhumor.com/?bestofbest_113222 모바일
    베오베 간 '외국에 가서 군필자임을...' 의 비하인드 스토리

    전편 링크 : http://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bestofbest&no=111982&s_no=111982&page=60

     

    - 위 링크 글을 읽고 오셔야 이해가 가능 합니다 -

     

    백패커즈에서 여러 외국인들에 의한 본인의 평가는

     

    'North korea와 대치하고 있는 나라에서 장교로 자원 입대하여 군복무를 한 엘리트 & 애국자' (사실 병 출신이지만ㅋ)

     

    '아직까지 군인의 습성을 상당수 가지고 있음, 오 뭔가 멋져' (습관이란게 하루 아침에 없어지지가 않더라구)

     

    '군인이어서 그런가 몸 여기저기에 (얼굴, 팔 다리에 각각 하나씩) 흉터도 있고 운동도 잘할 거 같애'

     

    (두 개는 작업하다 다친거고 하나는 행군 하다가 나뭇 가지에 좀 심하게 긁힌 것 뿐인데?

    운동은 뭐....... 흠 그냥 존나 가만히 있어야겠다)

     

    '평상시엔 얌전 하지만 어쩔수 없이 싸울 일이 있으면 순식간에 상대를 제압 할 것 같애'

     

    (아직도 동양인에 대해 이런 환상을 가지고 있는게 신기하네 거 참)

     

    대충 이런 정도였음.

     

    본 이야기에 들어가기 앞서 알아둘 것이 좀 있는데,

    당시 본인은 뭐랄까 눈물샘이 메마른 좀 삭막한 청년이었음.

     

    고등학생 때 부터 아무리 감동적인 영화 & 책을 봐도, 하다 못해 하품을 해도,

    군대에서 온갖 서러운 일을 겪어도 눈물이 단 한 방울도 나오지 않았었음.

    혹시 내가 그 말로만 듣던 싸이코 패스인가 싶었음.

    군대에서 화생방 훈련 할 때 비로소 나오는 눈물을 보고 아 내가 비정상은 아니구나 안심 했을 정도.

    (물론 화학 작용에 의한 일이니 살짝 한 점 의심이 있긴 했지만)

     

    아무튼, 어느 날 PC 앞에 다들 옹기종기 모여서 감탄사를 연발하며 뭔가를 보고 있었음.

    궁금해서 봤더니 해외 파병 나갔다가 돌아온 군인들이 가족들과 재회하는 모습을 찍은 동영상들.

    다들 군인 출신인 내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 했는지 가장 좋은 자리를 내어주고

    다 같이 동영상을 보는데 감성이 메마르다 못해 없다시피 한 내가 봐도 참 감동스러웠음.

     

    더불어 당시에는 수 없이 인터뷰를 해도 괜찮다 싶은 일자리를 못 구해

    (파트타임 잡 몇 개 한 걸로 근근히 버티고 있었음)

    슬슬 돈 걱정을 하고 있었던 때고 외국에 왔다는 신선함도 거의 다 사라지고

    부모님과 친구들도 한창 그리울 때였는데 가족들과 감동의 재회를 하는 군인들의 영상을 계속 보고 있자니......

    (거기에 주위 사람들이 훌쩍 대고 있었고)

     

    갑자기 안구에 습기가 차기 시작했고 결국 화생방 이후 처음으로 눈물을 흘렸음.

    문제는 매우 오랜만에 눈물을 흘려서인지 눈이 무지 막지하게 따가웠고,

    그로 인해 계속 눈물이 나오고 그로 인해 다시 눈이 무지 막지하게 따가워지고

    그로 인해 다시 눈물이 아주 기냥 물이 바다 덮음 같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함.

     

    본인도 도대체 이게 뭔 일이지 나 왜 이러냐 싶은데

    생각 하는 것마저 힘들 정도로 눈물이 쏟아졌음.

    혹시 평생 울거 지금 미리 다 우는건가 싶을 정도로.

    한참 시간이 지나고 겨우 어느 정도 수습하고 얼굴을 씻고 왔는데 다들

     

     

     

    '오 맙소사 저 친구 예전에 해외파병 가서 겪었던 일이 생각나서 저러나봐'

     

    '도대체 무슨 일을 겪었길래 감정이 그리 복 받친거야?!'

     

    '해외 파병 사진은 없잖아? - 이 바보야 해외 파병 사진만 없는 이유가 존나 특수부대라서 그런거야'

     

    '혹시 부하가 사고 쳐서 강등 당했다는게 전사한거야?!!! 그래서 곧 제대한거고?!!'

     

    '외국에 나온 것도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 치료 하려고 온 거 아냐?

    쟤 지금 일도 어쩌다 가끔 파트타임 잡만 하잖아?!'

     

     

     

    등등

    이런 저런 추측들을 수군대기 바쁘더군요.

    거기다 대고

     

     

    '아니 존나 오랜만에 눈물 좀 흘렸더니 눈이 따가워서 계속 눈물이 나오더라'

     

     

    라고 하기엔 많이 쪽 팔려서

     

     

    "Long story. It's just past......."

     

     

    이 말 만 내 뱉고 그냥 담배만 폈음.

    '나한테 말 걸지 마라' 라는 포스를 풀풀 풍기면서. 

     

    다시 지들끼리 수군 대는데 그걸 보고 있자니

    X-File의 명대사 '진실은 언제나 저 너머에'가 떠오르더군요.

     

    덧붙여 나는 그네들이 보기에

     

     

    '미친 독재자가 다스리는 North korea와 대치하는 South Korea의 스펙 옵스에 장교로 자원 입대하여

    온갖 살인 기술을 연마하고 해외 파병 나갔다가 엠보시 혹은 IED에 의해 부하를 잃고 그로 인해 강등 당하고

    전우를 잃었다는 자책감에 곧 제대한, PTSD를 겪고 마음의 치유를 위해 외국에 나온 존나 엘리트 & 애국자'

     

    ......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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