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인생 첫번째 아르바이트가 끝남.
남들은 뭐 다 예전부터 한다지만
난 좀 늦게시작함
처음 들어올때부터 1월말까지만 한다 했는데
달수로는 한 석달?
와 근데
사람들 진짜 자주 나감
음식점 일이 시급은 센데 일이 힘들거든
서빙만 하는게 아니라, 뒤에서 더덕무치고, 닭 양념넣고, 청소하고, 기름넣고.
아 진짜 나 히터에 기름 열심히 넣었음 ㅋㅋㅋㅋㅋㅋ
암튼 즉슨 식당일이 많이 힘듬.
들어와서 한 일주일 일하다가 대부분 나가.
근데 11월때 나 들어오던시점에 같이 와서 일하던 사람들 있거든
나보다 한살 많은 누나들이랑 한살 어린 동생
또 얼마전에 주임에서 점장으로 승진하신 형
주방에 호균아저씨
지난주에 중국간 주방 왕언니
현대건설 임원출신 이사님
중간에 수없이 사람들 왔다 나갔다 해도 이 사람들은 진짜 끝까지 계속 석달동안 같이했거든
나 알바 안나간 날이 다합쳐도 열흘이 안될거야
즉슨 100일은 이사람들이랑 매일 저녁마다. 혹은 풀타임 뛸때는 아침 10시부터 저녁 10시까지 같이 지냄
너무너무너무너무좋은사람들인데
막 알바 내일로 그만하게되니까 가슴이 짠함.
알바생1-알바생2-같은 관계가 아니라
다 누나 형 이름으로 부르는 사이가 되었는디
이러고 내일이면 다시 못보게되니 많이 짠함
솔직히 이러고 나 알바 그만두고나서 그사람들이랑 볼 일 몇번이나있겠어?
문자하고 연락은 좀 하겠다만 얼굴은 현실적으로 다시 보기 어렵잖아
그냥 점장-다른알바생-주방-같은 정도로만 인식하면 좋았을텐데
그랬으면 지금 그냥 시원하게 일 그만둘수있을텐데
우리 가게 점심먹을때 따로 밥을 하거든
밥 다 차리면 이사님이 "직원들 불러와라"가 아니라
"식구들 밥먹읍시다!" 라 함
일하는 사람들을 식구라고 부름.
그땐 별 감정 없었는데 이제 그만둘 때 되니까 그런 순간들이 다 추억(?)이 되버림
그래서 지금 기분이
아주
그렇다.
으으으으으우우으으우으으흐그으흐으그으으
1월 초에 점장님이 알바생들 데리고 술이랑 고기 사주심
막 먹고 마시고있는데 전화가와
뭐하냐하길래 점장님이랑 술먹고있어요-하니까
점장님이 그거 듣고는 막 화내
점장님이라하지말고 형이라고하라면서
스물 여섯살이거든, 대단함. 그나이에 과천점 점장까지 치고 올라가셨음.
그 나 처음 알바 시작하고나서는
막 유리컵 작살나게 깼거든
주문도 잘못받고
테이블번호도 다 못외웠었는데
오늘 알바하면서 느낀게, 이제 너무 익숙해졌더라.
뭘 해야할지도 다 보이고.
냄비 쟁반에 세개 올리고 가도 국물이 이젠 흔들리지도 않음
(처음 일 시작하고 둘쨋날 두개 올리고 가다가 바닥에 그대로 엎어버림)
공부도 해야하고 해서 2월에는 알바가 불가능함.그래서 일단 그만둔다만
석달이면 백일이잖아. 백일동안 여기 사람들이랑 너무 친해졌는데ㅠㅠ
돈이 문제가 아니라 그냥 여기 사람들이 좋아서 일 계속 하고싶을정도로
물론 일은 힘들지만
사장님 직원한명 더뽑아줘요ㅋㅋㅋㅋ주말엔 진짜 사람한명만 더쓰면 좋겠는데
가게이름을써버리면 광고가되버리니까 패스
그냥 과천에있는 고깃집.
정말 다들 서로 직원들끼리 너무 가족같이 잘해주고
사람들도 다 착해서 손님들한테도 열심히 일함
기분이 좀
많이 섭섭.
아주 많이 뭐랄까
졸업식을 해버린것같다.
어찌해야할까요
막 방금 전까지도 한명빼고 직원들이 다 가는 방향이 비슷해서
오늘 많이내린 눈 가지고 다들 미친듯이 눈싸움하고 뒹굴고 웃고ㅋㅋㅋㅋㅋㅋ
아냐 시발 그냥 졸 슬퍼으흐흐으흐으그흐으그으으으으흐그윽ㅠㅠ
망할사람들 마지막날까지 같이 눈싸움하고놀면서 더 정붙이게해버리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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