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는 일은 신문배달부이며 남편도 같은 일을 하지만 정규직으로 일을 해 그 돈으로 간간히 생활하고 있습니다.
독일이 반적으로 "노동조합이 잘 활성화된 나라"라고 생각들 하시고 "외국인이 받은 불이익을 위해 시위벌이는 나라"라고 여겨진다고요?
지랄좀 하지 말라 그러세요.
그런 노동조합 있는 일자리들은 다들 독일인들만 들어있는, 혹은 독일에 빠삭한 (그냥 빠삭한 정도가 아니라 독일인들보다 더) 외국인들이 있는 일자립니다.
그런 곳에 여러분이 아무리 선진국 선진국, 나도 저런데 가면 그런 멋진 일자리에서 일하면서 멋지게 살겠지, 생각들 가끔 하실텐데, 꿈 깨세요.
저희한테 주어진건 독일 현지인들이 항상 기피하는 위험한 직업들, 제대로 취급 받지도 못하는 일자리들입니다.
신문 배달부를 예를 들어볼까요? 2015년 들어서 독일에는 "그제서야" 최저임금제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계도기간이라 정규직은 8,50유로, 그렇지 못한 계약직은 6,50 정도입니다. 2017년부터 모든 직종 최저 임금이 8,50유로가 됩니다.
지금에서야 구역 2개정도 뛰면 한 달에 6~700유로 정도 (독일 물가는 대한민국의 2~3배입니다.) 받습니다. 이거 받기 전에는 얼마 받았는지 아십니까? 신문 하나당 7센트 받았습니다. 꼭두새벽부터, 그것도 해 뜨기 한참 전인 3시에 일어나서 옷 따숩게 챙겨입고 미적미적 나가서 2시간, 신문 120개 구역을 돕니다. 그리고 운전수에게 전화를 걸어서 데리러 오면 다른 구역을 돌러 갑니다. 그건 짧아서 1시간 반 정도 신문 90개짜리 구역을 다 돕니다. 그렇게 집에 도착하면 7시입니다. 해는 뜨기 시작하고 다른 사람들은 그제서야 일어나서 출근 준비를 하기 시작하죠.
이제 1달을 그렇게 잠까지 두개로 쪼개가며 일한 결과 받는 돈은 400유로입니다. 이제 이걸로 월세 내면, 아니 월세 낼 돈도 부족하지요.
이제 임금 얘기는 끝났으니 노동조합에 대한 얘기를 해볼까요?
노동조합이 번쩍번쩍하게 세워져 있고 높은 분들께서 노조를 무서워 하시는 그런 회사들은
고학력자들의 세상입니다.
우리 회사요? 노조? 그런건 꿈도 못꿉니다. 왜냐고요? 그 사람들은 고등학교도 제대로 졸업 못해서 쩔쩔매다가 겨우 그런데 취직했는데, 노조같은거 꾸리다가 괜히 밑보여서 짤리게 되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그대로 길바닥에 내앉게 되는겁니다. 나이는 50이 넘어 머리는 새하얘지기 시작하고 게다가 남들 다 다니던 고등학교까지도 못마친 사람들이 수두룩한 이 곳에서, 다시 직장을 잡을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습니까? 학력사랑 지독한 이 독일에서, 요즘은 더 심해지는 이 독일 내에서, 제 생각에는 아예 없다고 봅니다.
제 남편은 나름 사회학 박사 과정을 딴 고학력자입니다. 박사 과정도 자신이 막노동을 하며 본 하층민의 사회를 써서 박사를 끝마쳤지요. 그런데도 하는 말이, 이 회사는 제대로 된 시스템을 가졌답니다. 일하는 사람으로 하여금 공포감을 조성시키고 스스로 노예처럼 부려먹혀 회사에 잘 보이게 만들기 위한 시스템이요. 이런 끔찍한 사회는 처음이랍니다.
이런 독일이, 새하얗고 너무 맛있어보이는 따끈따끈한 찐빵 안에 썩은 고기, 싹난 감자, 문드러진 양파가 들어있는 나랍니다. 그런데도 노동 조합이요?
심지어 지금 회사는 제 남편을 해고할 조짐마저 보인답니다. 이유는 뭘까요? 제 남편이 동료에게 여기는 노동조합이 없냐고 물어봐서 그렇답니다. 그걸 그 신문 홀에 있는 매니저가 듣고는 그대로 다음 날 셰프에게 고자질을 해버렸답니다.
남편은 셰프가 자신에게 이력서를 보내달라 할때 보내주지 말았어야 했다고 합니다. 셰프는 이력서를 보고는 "사회학 박사"를 찾았나봅니다. 덕분에 노동 조합을 만들어서 자기 지위를 흔들어버릴 인간이니까 그냥 아예 잘라버리는게 자신에게는 편하겠죠.
비서라는 여자도 똑같습니다. 남편이 동료들 사이에서 인정받고 모든 걸 모두 남편에게 물어보는 걸 목격한 비서도 제 남편을 훼하기 시작하고 흉보기 시작합니다.
자, 노동 조합이요? 너무 예쁜 것만 보는 거 아닐까요?
그리고 그 외국인을 위한 시위는 짧게 말씀드릴게요.
독일인들은 합리적인게 아니라 영악한겁니다. 자기 밥그릇을 챙기기 위해 외국인들을 이용하는거죠. 자기들은 압니다. 자기들이 취직에 훨씬 유리하단걸.
외국인이 한 시간 5유로를 받을때 독일인들은 10유로를 받기를 원합니다. 그러면 회사는 당연히 외국인을 쓰기 시작합니다. 돈이 훨씬 적거든요. 근데 만약 외국인도 독일인도 모두 10유로면요? 말 잘통하는 독일인을 쓰게 되있거든요.
외국인들은 감동했겠죠. 자기들 밥그릇 지켜준다고 시위까지 하는 독일인들을 보고. 그렇게 올라간 임금으로, 어떤 외국인이 회사 안에 여전히 남아 있었을까요? 한번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얼마전 2015년 들어서, 최저임금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을 당시, 정부는 이제 "외국인들이 주로 일하는 막노동 기업"들을 대상으로 장부 검사를 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불법체류자, 혹은 비자 없이 일하는 외국인들을 쳐내기 시작합니다.
거기까진 문제가 없습니다. 법적으로 일을 할 수 있도록 허가받지 못한 사람들은 물론 일을 하면 안되죠.
근데 문제는 이제 인력이 부족하다는 겁니다. 정부는 알고 있습니다. 이런 직종은 불법 체류자, 외국인에 의해서 굴러간다는걸. 그런데도 쳐내기만 하고 다시 붙여 줄 생각을 안하는겁니다.
우리는 나무가 아닙니다. 깨끗하게 쳐내면 다시 이쁘게 자라나지 않습니다. 그 가지때문에 겨우겨우 살아가던 한 무리가 무게중심을 잃고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어떤 독일 관련 글에, 유학생들에게 혜택이 많다시는 분.
도대체 어떤 혜택이요? 그런 혜택 있으면 저도 대학교 들어가서 좀 받아봅시다.
말이 길어져서 이만 줄이겠습니다.
한 나라의 실상은 하층민을 보면 나옵니다.
이 세상에 깨끗한 나라는 없습니다.
돈 많고 쓰기만 하는 사람은 당연히 이 세상 모든곳이 아름답게 보입니다.
아무것도 없고 마음껏 쓰지도 못하는 사람들은 이 세상 모든 것이 힘들기만 합니다.
그 아무것도 없는 사람들, 모든 것이 힘든 사람들을 위해주는 국가가 진정 아름다운 국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