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트럼프는 기자회견에서 북한은 모든 제재를 풀어달라고 요구했고, 또 미국은 또 다른 핵시설에 대해 폐기를 요구했는데 북한측에서 준비가 안되어 있어서 회담이 결렬됐다고 설명했죠.
그의 말을 들어보면 이번 회담 실패의 장본인은 북한 같습니다.
하지만, 가만히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과연 정말 북한때문에 북미회담이 실패한 걸까 의구심이 듭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봐도, 정상회담 전에 실무진들이 모든 조건에 대해 합의를 한 후에 정상회담을 하게 마련이죠.
정상회담에서 서로 다른 조건을 들고 나와서 그 때 협상을 한다는 건 상식적이지 않습니다.
그리고 북한에서도 해명했듯이 전면적인 해제를 요구한 것이 아니라 일부 해제를 요구했다고 하고요.
정말 트럼프가 이런 조건들이 선결되어야 북미회담 합의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면, 회담 전에 실무진에서 충분히 토의가 되었어야 할 내용들입니다.
실제로 회담 전까지만해도, 잘 될 거라는 낙관론이 주도적이었지만, 실제 정상회담 들어가면서 분위기가 반전된거 보면 실무진에서 협의되었던 내용 이외에 더 요구한 것이 분명해 보입니다. 그게 김정은이 더 요구를 했든지, 아니면 트럼프가 더 요구를 했든지요.
저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트럼프가 더 요구를 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니 합의문에 서명할 수도 있었는데 충분치 않다고 생각되어 안했다고 기자회견에서 밝힌거 아니겠습니까?
모두들 예상하는 북미회담의 합의는 다음과 같겠죠.
<미국측 입장>
북한은 모든 핵시설물은 폐기하고 앞으로 핵을 더 이상 만들 수 없을 정도로 만든다.
<북한측 입장>
현재 있는 핵 시설물은 모두 페기할 수 있으나 앞으로 여차하면 핵을 만들 수 있는 여력은 만들어 놓자. 이게 바로 핵보유국으로 인정해 달라는 거겠죠.
북한이 핵을 만들 여력을 만들어 놓으려고 하는 이유가 뭘까요?
그건 바로 미국을 믿지 못하는 겁니다. 미국에서도 북한이 핵만들 여력까지 모두 없애려고 하는게 북한을 믿지 못하기 때문이죠.
서로의 신뢰가 우선되어야 하는데 그게 없으니 자꾸 헛도는 것이겠죠.
그럼 서로간의 신뢰를 쌓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처음부터 상대방에게 모든 걸 다 내놓으라고 한다면 신뢰가 생기겠습니까?
지금 미국은 북한에게 모든걸 다 포기하고 가진걸 다 내놔야 북한의 요구를 들어주겠다는 겁니다.
과연 이게 타당한 협상일까요?
북한에서 만약 현재의 핵시설을 모두 폐기하고 미국의 요구대로 다 들어주면 북한은 어쩌면 더 이상 핵을 만들 수도 없을지도 모르게 됩니다.
그런 상태에서 미국이 말을 뒤집으면 어떻게 되나요?
다시 핵을 개발하려면 몇 년, 몇 십년이 걸려야 될 지도 모릅니다.
반면에 북한의 요구는 뭔가요?
가장 중요한게 김정은정권의 안전을 요구할테고요, 그 다음이 대북제재 풀어달라는거 아닙니까?
또 트럼프가 경제지원까지 약속을 했으니 그건 덤으로 요구할 수도 있고요..
이 모든걸 약속하고 합의를 해준다고 해도, 여차해서 다시 깨려면 하루도 걸리지 않을 조건들입니다.
북한에서는 한번 결정해서 폐기했다가 복구하려면 몇년에서 몇십년 걸릴 수도 있는 협상내용이고,
미국에서는 한번 결정했다가 폐기하려면 얼마든지 당장에 폐기할 수 있는 조건들입니다.
그럼 어떻게 하는게 정상이겠습니까?
일단 북한의 핵폐기를 먼저 약속받고, 북한이 더 이상 핵을 개발하거나 만들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고,
그 다음에 김정은정권 보장해주고, 대북제재 풀어주고, 경제원조 해주겠다고 약속해주면 됩니다.
무엇보다도 제일 먼저 대북제재는 당장 풀어줄 수 있는 사항입니다.
왜냐하면 이건 여차하면 다시 대북제재를 가하면 그만이니까요..
그리고 북한의 핵폐기를 잘 감시하고 감독하면 됩니다.
그 과정에 따라 조금씩 경제원조도 해주고 하면 모든게 쉽게 성사됩니다.
물론 여기에 하나의 걸림돌이 있습니다.
북한은 아직까지 미국을 믿지 못하기때문에 핵보유국을 인정해달라고 요구할 겁니다.
이걸 인정한다는 의미는 북한이 언제든지 핵을 만들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는걸 인정한다는 의미죠.
미국 입장에서는 도저히 받을 수 없는 요구일테고요.
이걸 푸는 단 하나의 해법은 북한에게 신뢰를 주는 겁니다.
북이 모든 핵을 폐기하고 더 이상 핵을 만들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미국이 절대 약속을 뒤집지 않겠다는..
그걸 트럼프가 해줘야 하는데, 지금 하는걸로 봐서는 점점 더 상호간의 신뢰가 멀어져 가는 느낌입니다.
북한 입장에서는 이번 정상회담을 보면서 트럼프에 대한 신뢰도가 더욱 더 떨어져 나갈을 겁니다.
그렇게 되면 앞으로 핵시설물에 대한 폐기는 약속을 할지 몰라도, 핵보유국 인정해달라고 강력하게 요구를 할 겁니다.
점점 더 힘들어질 것이라고 추측이 되는 대목이기도 하죠.
지금 이 시점에서 북미대화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한 선결조건은,
북한이 핵을 모두 포기하고 모든걸 내놓아도 미국이 약속을 반드시 지킨다는 신뢰감을 만들어 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트럼프는 이 북미대화를 가지고 자기 정치를 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그런 트럼프를 상대로 신뢰감을 쌓기란 정말 힘든 일일겁니다.
이걸 반드시 해결해야 북미대화는 성공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요,
그 신뢰감을 쌓을 수 있게 만드는 촉매제역할을 문재인정부에서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일말의 기대감을 가져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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