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촌... 그게 있잖아요....ㅜ.ㅠ"
"딴말 할거 없고... 이번 주말에 부산에나 내려온나...
이번에 행사가 있으니까... 일손 좀 되 줘야겠다...
그라고 니 전화 받는 태도도 고쳐줄끼마..."
"삼촌.....ㅠ.ㅜ"
"끊는데...."
툭~~
내게 있어서는 아버지와 다름없는 삼촌이셨기에..
그녀를 골탕먹이겠다는 나의 장난은..
결국 이런 식으로..
화(禍)만 남긴체 끝나버리고야 말았다...;;
외삼촌이 부산으로 나를 부른 이유는..
그곳에 있는 아이들 때문이었다...
삼촌은 현대식 절에서 일하시는 스님이시자...
그곳에서 고아원까지 운영하시는 분이셨기에...
늘 일손이 모자랐고...
어쩌다 고아원 행사나 불교 행사가 있을 때면..
그렇듯 내가 그곳에 갈 수밖에는 없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사실 나는...
어린 시절 그곳에서 키워진 적이 있었다...
부모님께서 많이 바쁘실 때면..
종종 그곳에 맡겨졌었고...
그곳에서 외삼촌과 함께 보낸 어린 날의 추억은..
지금도 내게 많은 교훈거리가 되어주고는 한다..
외삼촌을 아버지나 다름없는 분이라고 하는 것이..
바로 그 이유 때문인 것이다...
아버지나 다름없는 외삼촌과 어린 날의 추억이 담긴 그곳에..
이번에 나는..
한 사람을 더 데리고 가려고 한다...
물론 그녀이다...
내게는 너무나도 특별한 그곳을...
왜인지 그녀에게 보여줘야 할 것만 같았다...
"이번 주말에 뭐하냐...??"
"이번 주말..??"
"웅..."
"내가 주말에 할게 뭐 있겠냐.. 너나 괴롭히면서 놀아야지..."
"잘 됐다..."
"너 변태냐..?? 괴롭힌다는데 잘 됐다니...??"
"그런게 아니라.. 이번 주말에 부산에 가는데.. 거기서 괴롭히라고..."
"부산.. 부산엔 왜...??"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꼭 가보고 싶은 곳이 있었거든..."
"좋아하는 사람과 같이 가보고 싶은 곳이라... 부산에 뭐 특별난 여관이라도 있냐..??"
"여관...?? 갑자기 뜬금없이 그게 무슨 소리냐...??"
"좋아하는 사람과 같이 가보고 싶은 곳이면.. 여관 아냐...??"
"-_-a 됐다... 내가 너한테 무슨 말을 하겠냐.... 어쨌든 이번 주말에 부산가는 거다..."
"그래.. 알았엉...."
그 주 토요일...
우리는 약속대로 부산으로 향했다...
부산 해운대역에서 내린 우리는..
곧장 삼촌이 계신 절로 향했고..
우리를 본 삼촌은 크나큰 환대를 해 주셨다...
물론.. 우리를 봐서가 아니라..
그녀를 봐서긴 했지만 말이다...
"너무한거 아니에요 삼촌..?? 나 혼자 왔을 때는 일부터 시키시더니..
여자 한명 데꾸 왔다고 이렇게 달라지시다니.."
"이놈아... 삼촌도 여자 앞에서는 이미지 관리해야 할꺼 아니가...";;
삼촌의 그 한마디 말에..
그녀는 작으마한 웃음으로 삼촌을 마주했고...
삼촌의 그런 풋풋한 인상 때문인지..
그녀 또한 그곳의 분위기에 쉬이 친화되어질 수 있었다..
많이 바쁜 시기였던지라 우리는 곧장 행사에 필요한 일을 하기 시작했다...
나는 삼촌과 등을 다는 일을 하고...
그녀는 아이들을 돌보는 일을 맡았다...
거친 성격의 그녀였던지라 아이들을 잘 돌볼 수 있을지 걱정했지만..
의외로 그녀는 아이들과 잘 어울려 놀았고..
가끔씩 그녀를 쳐다보던 삼촌은..
그런 그녀가 마음에 들었는지 내게 질문을 던지기 시작하셨다...
"많이 어려 보이는데.. 나이가 몇이고...??"
"이제 고3이에요..."
"후마... 니 땡 잡았구마....."
"하핫... 삼촌은...;;"
"저 아기씨 때문이었나... 지난번에 권한 선 자리 마다한 거...."
"지난번 선 자리요...?? 뭐.. 쟤 때문에 그런거 맞긴 맞죠..
쟤가 제 눈썹을 밀어버렸으니까..."
"눈썹을 밀어버렸다고...?? 그게 뭔 말이고..??."
"선 본다고 했더니.. 눈썹을 밀어버리더라구요...;;"
"하하하하핫.... 참 재밌는 아기씨구마...."
"근데.. 지난번에 저랑 선보게 해 줄 아가씨는 어떤 여자였어요..??"
"왜 관심있나..??"
"에이 그런게 아니라.. 그냥 궁금해서요..."
"우리 신도인데... 이번에 그 아가씨는 모델 됐다카더라..."
"모델이요?!!"
"그래카샀더라... 왜 관심있나...??"
"관심없다니까요... 근데 삼촌... 키가 몇이래요...??"
"키가.. 170은 되는거 같던데..."
"그래요..?? 에이.. 관심없어요.. 삼촌 근데 예뻐요..?? -_-a"
"마 치워뿌라.. 지금 온 아기씨나 신경쓰라..."
"눼....;;"
삼촌과 함께 보내는 시간은..
언제나 내게는 커다란 기쁨이었고...
그런 기쁨 속에 그녀에 대한 얘기가 들어 있다는 것은..
내게는 기쁨 이상의 그 무언가가 되어 주었다...
그리고 그것은..
내가 왜 이 먼 곳까지 그녀를 데리고 왔는지..
조금은 알려주는 것 같기도 했다...
한참을 일을 하다... 잠시 쉬는 틈을 타서..
나는 그녀를 절터 근처의 바다로 데리고 나왔다..
팔짱을 끼며 백사장을 거닐던 우리는..
어느 작은 바위 앞에 도착하자 자리를 잡아 나란히 앉았고...
그곳의 바다 풍경에 매료되었는지...
그녀는 한참동안 바다만을 응시하였다...
그런 그녀를 바라보았을 때...
왜인지 내 마음이 한없이 좋아졌다...
그래.. 바라만 보아도 좋은 사람이 있다는 것은..
즐거운 일일 것이다...
그리고.. 그런 즐거움을...
나는 행복이라 말하고 싶다....
그래.. 지금 나는 행복하다...
행복이라는 단어 안에 그녀가 있기에...
그녀라는 사람 옆에 내가 있기에..
내 마음은 한없는 행복을 느끼고 있다...
웃음 띈 얼굴로 그렇듯 옆에서 그녀를 바라보자..
그녀는 이상한 눈초리로 내게 말을 건네 왔다...
"야!!"
"응..??"
"왜 꼬라봐..!!"
"-_-a (행복하다는 말 취소다...;;)"
"근데.. 나 너한테 궁금한거 있어...."
"궁금한거라.. 뭔데...??"
"넌... 내가 어디가 좋았냐...??"
"갑자기 그건 왜 묻는데...??"
"양아치에다가 성격까지 더러운 나를.. 니가 왜 좋아하는지 궁금해서..."
"너 뭔가 착각하는 구나..??"
"치.. 너.. 나 안 좋아한다는 말하려는 거지..??"
"그게 아니라...."
"그럼 뭘 착각했다는 건데...??"
"양아치에다가 성격만 더러운 널 좋아 하는게 아니라... 양아치에다가 성격 더럽고..
술주정뱅이에다가 공부 못하고 입도 거칠며.. 줄~~줄~~줄~~ 한 너를 좋아하는 거지...;;"
"-_-a 뭐 어쨌든..!! 그런 나를 왜 좋아하냐굿!!"
"하하핫.... 그러는 넌... 내가 어디가 좋았니....?? 나는 너보다 훨씬 나이도 많고..
지저분한데다가.. 가진 것 또한 없는데... 더욱이 가장 결정적으로...
너 같은 양아치를 좋아하는.. 머리에 총 맞은 남잔데...;;"
"-_-a 너 정말 죽고잡냣!!"
"하하핫.. 미안하다 미안해..."
그래.. 우리는..
서로에게 너무도 부족한 사람이었다...
그러나.. 그러한 부족함이 있기에...
서로를 좋아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완벽하기만 한 사람이라면 굳이 다가갈 이유가 없겠지만..
부족함을 채워줄 수 있는 그 무언가가 되어줄 수 있기에..
어쩌면 우리는 서로를 좋아할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이제 우리는.. 그렇듯 서로에게 더 많은 무언가가 되어주면서...
우리만의 사랑을 만들어 나갈 것이다...
그 사랑의 끝에..
영원한 사랑이 있을지.. 아니면 슬픈 이별이 있을지는..
나 역시도 쉬이 짐작할 수 없지만...
분명한 것은..
오늘의 사랑은 반드시 추억으로 남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제 나는...
앞으로 우리가 만들어갈 추억만은..
우리 둘만이 간직할 수 있는 비밀로 남기려고 한다...
둘만이 간직할 수 있기에 더욱 소중한...
그런 추억들을 말이다..
그날 밤.. 다시 절로 돌아가던 길에....
그녀는 갑작스레 내 입술에..
기습적인 키스를 해 왔다...
"내 입술로 찜해놨으니까.. 이제 너는 무조건 내꺼야... 알았짓..!!"
그런 그녀에게..
나는 미소로 화답하며 답해주었다.....
"그래.. 난 니꺼다...
나는 양아치 소녀인 니 꺼다...."
-The End-
*Written by 김다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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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요즘 여고삐리에게 삥 뜯기고 있다(양아치 소녀 이야기 1부)'를 끝냈을 때..
내게는 많은 메일들이 보내어졌었다..
그러한 메일들은 고시에 지쳐있던 내게 많은 힘이 되어주곤 했지만..
한편으로는 안타까움 또한 가지지 않을 수 없었다..
자신들의 아픈 사랑을 되새기며 글의 끝의 안타까움과 슬픔을 토로하셨기 때문이었다..
그래서였다... 내가 고집스레 2부를 써내려 갔었던 것이 말이다...
부디 이 글이.. 당신의 아픈 사랑을 좋은 추억으로 되새길 수 있는..
그런 용기가 되어주기를 진심으로 기도 드린다...
-다진 드림-
눈이 감기는 밤늦은 시간이면...
저는 그대를 생각합니다...
옆에 없기에 눈앞에 그려지는 그대가 아니라..
옆에 있기에 더욱더 그리운 그대를..
진심으로 생각합니다...
외로운 길가에서 방황하던 아무 것도 아니었던 그대에게..
이제 저는 무언가의 의미로 다가서려 합니다...
소나기 내리 듯 그대의 마음을 흠뻑 젖게 하는 것이 아니라...
가랑비처럼 그대의 마음을 적시려고 합니다...
내 안에 비치는 그대의 모습에 사랑을 느꼈다고...
당신의 모습 안에 들어있는 저를 꾸미려고 하지는 않으렵니다...
사랑에 익숙한 따스한 모습보다는..
아직은 어설픈 진솔함을 보이려고 합니다..
내 안에 있는 그대여...
그대 안에 사랑이 있기에..
사랑 안에 그대가 있기에..
그대를 바라보는 제 눈에는...
그대와 사랑이 있습니다...
-2003년 5월의 일기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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