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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gomin_112551
    작성자 : 너의돼지ㅅㄲ
    추천 : 16
    조회수 : 689
    IP : 121.100.***.239
    댓글 : 9개
    등록시간 : 2011/01/22 00:58:49
    http://todayhumor.com/?gomin_112551 모바일
    이런글 올리면 오유님들께 욕먹겠지만.....
    네... 제목대로 오유님들께 이런 이야기 드리면 안되는걸 알지만
    그래도 마땅히 물어볼데가 없어서요.ㅠㅠ

    본론부터 이야기 하자면 이번 일요일날 여자친구에게 뜻깊은 날을 기념하기위해
    특별한 데이트선물을 하고싶어서 오유님들께 자문을 구합니다.
    네... 여기까지만 읽으면 제가 미친X으로 보이시겠죠.
    어디 감히 안생기는 오유님들께...ㅡ.ㅡ
    그래도 조금만 진정하시고 제 이야기 좀 들어주세요.ㅠㅠ
    제 이야기를 들으시면 제맘을 이해하시리라 믿습니다.

    뜻깊은 날이란게 이번 일요일이
    여친과 3주년입니다.....
    ...네,물론 그게 다가 아니죠.
    진짜로 기념할만한 일은 그동안 정말 고생하면서 갚던 빚을 다 갚았습니다.
    (더불어서 3주년까지 맞이하게 된게 돼버렸군요^^)

    '고작 빚갚은거 가지고'라고 생각하실수도 있겠지만
    저희는 정말 고생 많이했습니다.
    ('저희'라고해서 이상하다고 생각하시겠죠?
    맞습니다 여자친구와 지금 같이 살고있습니다
    상황이 여의치 않아서 아직 결혼은 못하고 있고요)

    돈없는 설움이란게 제가 먹고싶은거 못먹고 사고싶은걸 못사기때문에 느끼는것이 아니더군요.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배고픈데 못먹이고 꼭 필요한걸 못사주고 하는게 정말 설움이더군요.

    처음부터 설움을 겪었던건 아닙니다.
    한달에 갚을액수를 정해놓구 한동안 꾸준히 잘 갚았습니다.
    그런데 중간에 고비가 생겨서 갚는 액수를 낮게 조정하고,
    또 그액수도 못맞춰서 몇차례 연체되고 했더니 원금이 정말 구제역 확산되듯이 커지더군요.
    ...관대하신 사채업자님께선 자잘한 연체에 대해선 언급을 안하시다가 이만큼이면 됐다 싶으셨는지
    한번에 저희의 눈탱이를 쳐주시더군요...
    (그제야 사채가 이래서 무섭다고 하는구나 하고 느꼈습니다)

    그전까지는 빚도 빚이지만 당장 어쩔수없이 써야하는건 쓰고 살았습니다.
    그런데 이때부터는 어쩔수없이 써야할것도 안쓰고 살게 되었습니다.
    물론 저는 감당할수 있었지만 여자친구에게는 정말 많이 미안했습니다.
    그래도 고맙게도 저를 너무도 사랑해준 여자친구는 저를 정말 많이 이해해 주었습니다.

    김밥한줄 사다가 집에서 라면하나 끓여서 나눠먹을때도 
    집앞에 천오백원짜리 김밥집보다 천원짜리 김밥집의 김밥이 먹고싶다며
    세배는 멀고 언덕도 넘어야 하는 김밥집에서 사먹자고 고집하고...
    나도 그집 김밥이 두께도 얇고 만든지 오래되서 맛없는 김밥이란걸 아는데...
    그래도 그집이 맛있는집이라고... 내 자존심 세워줄려고...

    한여름 창문도 없는 원룸에서 선풍기도 없이 냉장실에 젖은수건 얼려서 덮어가며 더위를 식힐때...
    내가 더위를 많이 타니까 나한테만 얼은수건 덮게하고 거기다 부채질까지 해줘가며 더위를 참고...

    안그래도 없는돈에 바보같은 내가 답답하다는 핑계로 우리의 작지만 소중한 돈으로 복권을 샀을때...
    또 그복권이 다 꽝이어서 내가 눈물흘릴때도... 화를내기는 커녕 잘된거라며
    모든 사람에게는 주어진 복이 있는데 고작 복권따위에 소중한 복을 쓰지않아서 다행이라면서
    못난 나를 달래주고...

    또 나 일하는데 따라가고 싶다고 따라와서 가만히 앉아있으라고 했는데 내말 안듣고
    초겨울날씨에 비맞아 가면서 나도 모르게 내뒤에 따라와선 자기 등치만한 박스를 낑낑거리며 들고
    배시시 웃어주던...

    하나하나 이야기 하자면 정말 끝도없이 밤새 이야기 할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번도 고맙다고 말해주지 못했는데...
    그래도 항상 나만 믿고 따라와준 사람입니다.

    그래서 그동안에 힘들었던걸 조금이나마 보상해 주고싶은데
    지금 제가 당장 이친구한테 해줄수 있는게 없습니다.
    당장은 월세도 밀리고 세금도 밀려서 여유돈이 하나도 없네요...
    지금당장 뭐라도 해주고 싶은데...

    그래서 주말에 가까운 산에 (돈이 안드는ㅠㅠ)등산을 가기로 약속을 해놨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요즘 날씨에
    눈도 안녹은데가 많을 텐데...
    변변한 등산화도 없는데...
    가면 고생만 시킬텐데...
    (그래도 마냥 좋아해 주겠지만...ㅠㅠ)

    그동안 고생많이한 그녀에게 이제 고생 안하는 좋은걸 해주고 싶습니다.
    그런데 마땅히 해줄게 없더군요...
    그래서 참 막막하군요...
    그래서 이렇게 오유님들께 조언을 구합니다.
    여자친구에게 기억될만한 멋진 데이트 선물을 선물하고 싶습니다.



    ★ 굳이 세줄 요약하자면
    1. 그동안 여친이 저를위해 고생을 많이 하셨다.
    2. 이제 일단 한고비는 넘겨서 기념으로 좋은선물을 해주고 싶다.
    3. 하지만 지금은 가진게 없다...하지만 기억에 남는 무언가를 해주고 싶다...
       그래서 오유님들께 자문을 구한다.(오유님들은 뭔가를 알고있을거라 믿기에...)

    이렇게 되겠군요...


    그리고 이글을 빌어 (지금은 이사왔지만) 그당시 
    근처 포장마차 떡볶이 아주머니께 감사함을 말씀드리고 싶네요.
    물론 이글을 보시진 못하겠지만 꼭 말씀드리고 싶어서요.
    약 2~3년전 정말 배고프고 돈없을때 우연히 갔다가
    가진게 이천원 밖에 없어서 떡볶이랑 튀김이 일인분에 2천원씩인걸 알지만
    염치없이 떡볶이 천원어치 튀김 천원어치를 달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일인분보다 많은 반인분을 주시고 저희가 부탁도 안드린 리필을 두차례 주셨습니다.
    그뒤로 돈없고 배고플때마다 가서 같은 주문을 하였습니다.
    그때마다 한번도 눈치한번 안주시고 누가봐도 적자 장사신데 저희를 정말 반갑게 맞아주셨습니다.
    (근데 저혼자 갔을때 못알아 보신건 살짝 상처?^^;;)
    이모님 덕에 정말 많이 힘을 얻었습니다.^^
    (그집이 주로 취객상대로 하는 집이라서 늦게 열기때문에 초저녁부터 배고픔을 참으면서 
     기다린적이 정말 많았습니다^^)
    이사후에 찾아뵌다고 생각만 하고 찾아뵙지 못해서 죄송하네요.
    (그때 시집간 따님 말씀하실때 저희가 더 잘살거라고 했던게 기억나는군요^^;;)
    보고싶습니다.



    PS-1. 이글을 읽으시면 제 착한 여자친구를 많이 칭찬해 주실거라 믿습니다.
        더불어 저에 못남을 많이 욕하실거라 생각됩니다.
        
        ...네 저도 마찬가지 생각입니다...
        저보다 잘난 수많은 오유님들은 안생기는데 저같이 못난놈이 
        왜이렇게 좋은 여자친구가 생겼을까요?ㅡ.ㅡ;;

        그렇기 때문에 따뜻한 오유님들께서 저를 도와주실거라 믿습니다^^;;


    PS-2. 예전에 둘이서 종로쪽으로 그냥 시내구경 간적이 있습니다.
          그때 우연찬케 김경호씨가 시내광장에서 공연을 하더군요
          덕분에 무료로 공연관람을 했습니다.(처음으로^^;;)
          평소에 김경호를 좋아하는편이 아니었는데도 불구하고 여자친구가 정~말 좋아하더라구요. 
          그런데 집이 경기도 외곽이라 버스 끊길까봐 오래 보지는 못했습니다.
          공연이 한참인데 중간에 나오는데 여자친구가 무척 아쉬워하던 모습을 지금도 기억합니다.
          나중에 여유가 생기면 공연장에 많이 데려가겠지만 이번주말에 왠만한 공연구경보다 좋은 기억을
          심어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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