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타임스 김아름 기자] 진라면 가격을 10년째 동결하며 '갓뚜기'라는 호칭을 얻은 오뚜기가 라면 이외의 주력 제품들에 대해서는 모두 가격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오뚜기는 지난 2017년 말부터 주요 제품들의 가격을 순차적으로 인상했다. 2017년 11월에는 참치캔 5종과 오뚜기밥 3종의 가격을 각각 5.3%, 9%씩 인상했고 지난해 6월에는 후추와 식초, 누룽지, 당면 등의 가격을 최대 47% 올렸다.
이는 진라면이 지난 2008년 이후 한 번도 가격 인상에 나서지 않았던 것과 대조된다. 오뚜기는 라면 가격 인상설이 나올 때마다 소비자 물가 안정에 기여하기 위해 인상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혀 왔다. 오뚜기가 '착한 기업'의 대표 주자로 거론되며 네티즌들 사이에서 '갓뚜기'라는 호칭까지 얻은 것 역시 10년 동안 라면 가격을 올리지 않은 게 큰 영향을 미쳤다. 이에 2017년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가 주최한 기업인 간담회에 중견기업 오너로서는 유일하게 함영준 오뚜기 회장을 초청하기도 했다.
하지만 라면을 제외한 다른 제품들은 꾸준히 가격을 올리면서 오뚜기의 라면 가격 동결은 '판매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약한 라면 부문에서는 가격을 동결해 경쟁력을 높이고 다른 제품의 가격을 올려 이를 만회하려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오뚜기는 지난 2017년 2조126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 중 면제품류 매출은 6805억원으로 전체의 32% 수준이다. 나머지는 양념소스와 식용유 등 유지류, 건조식품류 등이 차지하고 있다. 부문별 시장점유율 역시 라면이 25% 수준인 데 비해 카레는 80.1%, 레토르트는 92.7%, 참기름은 39.9%를 차지하는 등 대부분 업계 내 압도적인 1위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오뚜기가 라면 점유율 확보를 위해 사실상 '노마진' 라면을 판매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이마트몰 기준 진라면의 가격은 5개입에 1개가 추가 증정된 6개입 멀티팩이 2480원으로 개당 413원꼴이다. 멀티팩 기준 개당 676원인 신라면의 60% 수준이며 또다른 경쟁 제품인 삼양라면(596원)보다도 30% 이상 싸다.
이런 '저가 전략'을 바탕으로 2000년대 초 시장 점유율이 5%를 밑돌았던 진라면은 지난해 상반기 13.9%(판매량 기준)까지 치솟았다. 부동의 1위 신라면과의 차이를 3%까지 줄이며 1위도 넘볼 수 있게 됐다.
다만 가격을 낮춘 만큼 이윤은 그만큼 낮아질 수 밖에 없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실제로 판매량이 아닌 매출액 기준으로 볼 때 신라면의 점유율은 16.2%로 판매량 기준(16.9%)과 큰 차이가 없지만 진라면은 9.6%로 점유율이 크게 줄어든다. 라면 시장에서 진라면의 가격이 유난히 낮다는 뜻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상식적으로 봤을 때 오뚜기가 진라면 판매로 이윤을 내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마진이 좋은 다른 제품군은 가격을 올려 이윤을 내고 진라면은 점유율에 중점을 두고 영업을 하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아름기자
[email protected]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문프와 관련된 매 소재마다
기레기들의 공작이 또 들어오네요
디지털타임스-오뚜기의 두 얼굴
그리고 이름도 기억해줌. 김아름 기레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