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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sisa_11239
    작성자 : 공무원입니다
    추천 : 10/10
    조회수 : 1880
    IP : 211.57.***.106
    댓글 : 22개
    등록시간 : 2004/11/16 19:54:14
    http://todayhumor.com/?sisa_11239 모바일
    공무원 파업에 동참하지 못하였지만
    모두들 공무원의 파업에 대하여 여론에 밀려서인지.. 안좋아 보이셨는지 그 근본적인 이유에 대해 말씀하시는 여론이나 여러분들은 없네요..

    저는 지금 8년차 공무원입니다. (지방 일반행정직)

    다른 사람도 아닌 공무원이 어떻게 파업을 하느냐는 욕을 듣기위해 이렇게 컴퓨터앞에 앉아 끄적이고 있는것은 아닙니다.

    왜 공무원이 파업이라는 극단적인 방법까지 나가야 했는지...

    제 현재의 공무원이라는 입장을 모두 대변하지는 못하지만 나름대로 느끼고 본 관점에서 이야기를 써볼까 합니다.

    우선 공무원은 봉급이 많다고들 합니다. 그래서 배부른 소리를 하신다는 분들이 많습니다.

    얼마나 받는지 아세요?

    제 기본급이 그나마 승진을 빨리해서 (현7급) 109만원 입니다. 매월 수령하는 돈은 200만원 안쪽입니다.
    이것만 갖고 보더라도 제 친구들이 받는 월급에 비해 2/3수준밖에는 되지 않습니다.
    전 전공이 토목입니다. 예전에 회사다닐때(8년전에) 월급 60만원 받아서 매월 60만원씩 적금넣고 회사다녔습니다.
    (토목계열회사들이 대부분 이렇습니다.) 공무원으로서 200만원을 수령하면 그돈으로 마을 출장을 제차를 이용해 다닙니다. 대략 한달에 25-30만원, 점심, 저녁 당연히 제돈으로 먹어야 합니다. 대략 15만원 월급에서 기본적으로 공제아닌 공제가 되는 금액이 45만원 입니다.
    제가 일반회사 1년간 다니며 저금한 돈이 공무원 들어와서 5년간 저금한 돈보다 많았다는거 얼마전에 알았습니다. 

    공무원은 신분이 보장되 있다고들 합니다.

    IMF를 보내며 옆에 앉아 있던 직원들 잘리는 모습을 수도없이 봐서 이제는 무덤덤 하기까지 합니다.
    전국에서 15만명 이상이 잘렸다고 하는데 제가 근무하는 군이나 면에서 그만두신 분들의 숫자가 20%이상 입니다. 참고로 저희 계열 (토목직)의 경우 각읍면당 2-3명에서 1명으로 줄었습니다. 50%이상 감축된 숫자이지요. 나가라고 하면 언제나 힘없이 나가야 하는 건 일반회사원보다 더했으면 더했지 못하진 않으리라 생각됩니다.

    공무원은 연금(퇴직금)이 많다고 합니다.

    공무원으로서 좋은점중에 하나가 퇴직금을 떼일 일이 없다는 것이겠지요. (국가가 망하지 않는이상)
    한 직장 30년 40년씩 근무해서 받는 돈이 2억-2억5천만원 입니다.
    많다고 하면 많은것이겠고.. 적다고 하면 적은 금액이겠지요...
    이것이 과연 많은 돈일까요? 평생을 국가에 봉사하고...

    공무원은 편한데 앉아서 놀고 먹는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한 면에서 담당하는 업무가 사업만 100여건을 발주해야 하고, 도로, 하천유지관리 담당자이며, 재난재해담당이며, 수리관리시설(농업용 보, 양수기, 저수지, 암반관정)관리자이고, 가로등 신설, 보수를 책임지고 있고.. 군에서 발주되는 사업의 기공승락서등 관련업무를 보조해 주는 업무를 보고 있습니다.
    일년에 반이상 야근해야 건성건성 처리하는 업무량 입니다. 이해가 가시나요? 안가시는 분들도 계시겠지요...

    우리 면 (대체적으로 전국적인 하위직의 업무입니다) 직원들 일하는거 보면 참 왜 다니나 싶습니다.
    여름철 비가 안와도 호우주의보가 발령되면 해제될때까지 집에 못갑니다. 가면 징계 먹습니다. ^^;
    수해라도 났다 싶으면... 장화신고 하천바닥 걸어다니면서 수해피해 사진찍고 조사 해야 합니다. 가볍게 나면 기본 2-3일은 쇼파에서 자고 일합니다.
    겨울철 눈이 오면 여러분이 출근하는 도로에 모래뿌리려 드리기 위해 새벽 6시에 출근합니다.
    가끔 지나가며 고생하신다는 분들이 계시면 그래도 참 뿌듯합니다. 저녁때 눈오면 당연히 집에 못갑니다..
    겨울에 모래 안뿌리신다고 욕하시는 분들.. 그거 다 하위직 공무원들이 손으로 모래 뿌리는 겁니다.
    공무원 이기 때문에...
    봄.가을철.. 산불 많이 나지요? 2교대.. 혹은 3교대로 주말에 비상근무 서야 합니다.

    제발.. 저희 업무 민간위탁을 주던지.. 아님 충원좀 시켜줬으면 하는 생각이 굴뚝 입니다.

    공무원은 세금 도둑놈이랍니다.. 이런얘기 들을때마다 씁쓸한 생각만 납니다.

    저도 대한민국의 국민으로 낼꺼 다 냅니다. 
    오히려 장사하는 친구놈 년 매출액 1억이면서 세금 5만원내는반면 공제할것 별로 없는 저는 그 월급받고 연말정산할때 18만원이나 떼어 가더군요.  아마 공무원들 세금내는것처럼 일반회사에서도 걷는다면 반발이 심하지 않을까 싶네요.
    공무원이라고 세금 떼 먹으면서 다니는 사람은 없습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예산의 일부분은 저희돈이기도 합니다.

    공무원은 앉아 있으면 진급이 되는줄 아십니다.

    저 남들보다 젊은 나이에 공무원 입사 했습니다. 남들보다 빨리 진급했습니다.
    8년만에 7급 달았다고 하면 놀라시는 분들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앞으로 6급(담당계장입니다) 진급하려면 15년 기다려야 합니다. 말단 관리자가 되는데 23년 걸립니다. 이게 빠른 것 일까요? 과장요? 특별한 능력없으면 기대조차 안하는게 속 편하겠지요..
    행정자치부 직원들 9급으로 들어가서 4급 혹은 3급으로 퇴직하는거 보면.. 저 같은 읍면 하위직은 솔찍히 많이 부럽기는 합니다. 그나마 요즘 직원들이 모자라 계장들이 직원들 업무 챙기기보다 자기 업무 하기 바쁩니다. 우리 계장님 내일 수매있으시다고 7시에 출근하신다고 조금전에 퇴근하셨습니다.

    공무원은 특별한 혜택이 있다고 말들 하십니다.
    주로 자녀들 학비가 감면되는것을 꼽으시더군요..
    중학교까지 의무교육이기 때문에 모든 학생들의 교육비는 무료 입니다.
    고등학교 한학기에 10만원정도 하나요? 6학기니까 60만원 혜택 보는건 맞네요.
    대학교 들어가면 보조가 아니라 융자 입니다. 2년거치 3년상환.. 이율 조금싼것 가지고 행자부에서 생색은 다 냅니다.. 그래도 그 이자 몇푼 아껴보려고 너도나도 융자받는 모습보면 조금 웃기기는 합니다.

    공무원이 받는 특별한 혜택이라고는 공무원이기 때문에 사고 하나 치면, 민.형사상책임+행정책임까지 지는것은 있습니다.

    전 제가 엘리트라고 생각합니다. 
    학교다닐때 남들보다는 열심히 했다고 생각하고 그렇기에 높은 경쟁률 속에서도 공무원이라는 직함을 달게되어, 보람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처음들어와서 기본급 34만원의 박봉에 집에서 용돈받아 다닐때에도 국가의 녹을 먹는 공무원이라는 자부심 하나로 일 힘든줄 모르고 다녔습니다.

    하지만.. 요즘들어 그런 제 생각에 회의가 많이 듭니다.

    월급이 적어도.. 일이 힘들어도.. 공무원이라는 명함 하나에 모든것 이해할수 있었고.. 처음 일 배울때 일년 365일중에 정말로 364일 출근해서 일하면서도 힘든것보다는 즐겁게 일했습니다.

    행정자치부에서 하위직 공무원은 공무원이 아니라 생각하나 봅니다.
    그거 아세요? 
    노 대통령은 15년전 국회의원일때 공무원의 노동3권을 국회에 요구한 장본인이라는 사실을..
    공무원과 국가와의 관계가 예전 특별권력관계에서 최근 근무고용관계로 전환된 사실을..
    (국가는 이미 공무원을 일반 회사원 취급하고 있습니다. 이것을 근거로 직원들을 강제해고 했습니다.)
    공무원에 성과상여금 제도를 도입하려는 사실을..
    (공무원의 업무는 일반회사처럼 실적에 따른 성과급을 가리기가 상당히 모호한점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추진한다 합니다. 도대체 뭘 가지고 상대간의 업무량을 게체 한다는 것인지 저도 궁금합니다)
    2007년에는 6급까지 개방형 임용제를 도입한다 합니다. 하위직 공무원으로서 바라볼수 있는 자리자체가 없어진다는 말이거든요? 평~생 말단 직원만 하다 나가라는 말하고 똑같습니다.
    지금도 일이 많아 한달에 반은 야근하는 마당에 정원을 더 감축 한답니다.
    그 정원이 어디서 줄겠습니까.
    행정자치부에서 줄이겠습니까? 시.도청에서 줄이겠습니까? 결국은 군청,읍,면사무소 직원들 숫자들 더 줄이겠지요.. 그만큼 업무는 더 과중되겠고요.
    국가에 무슨 일이 닥치면 그 시초는 공무원이 앞장섭니다.. 아시나요?
    국가 경제가 침체되면 우선 공무원의 월급이 동결되고, 각종 수당이 사라지기 시작하죠..
    그러고 나서 국가는 이렇게 힘썼으니 일반회사들도 따라오라 합니다. 
    국가에서 매년 공무원의 월급을 대기업수준의 90%까지 올려준다 선전합니다. 하지만 현재 일반용역사에서 발표한 숫치가 70%도 안되는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매년 같은말만 되풀이하고.. 노 대통령도 .. 그전 대통령도 같은말이 선거 공약이었습니다.

    지금 파업을 주도하는 공무원은 읍면 하위직들이 주도하는 파업입니다.
    시.도청이상 공무원은 단! 한명도 참가하지 않은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제가 옆에서 보아도 파업을 주도하시는 분들중 일 열심히 안하시는 분들 없었습니다.
    그만큼 절박합니다.
    언젠가 어느날 갑자기 나가라고 한다면 저도 언젠간 나가야 하겠지요.
    그게 철밥통이라 불리는 저희 하위직 공무원들 입니다.
    주민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주민들의 요구를 듣고 함께 나누는 공무원들이 저희 같은 하위직 공무원들 입니다. 

    지금 공무원들이 파업을 한다고 해도 여러분이 불편할것 같나요?
    민원부서는 모두 정위치 근무이고요.. 저 같은경우 낮에 파업하면 밤에 나와서라도 일 해놔야 합니다. 해야할일을 안하고도 파업할수 있는 일반회사와는 좀 다르죠.. 언론에서 국민을 담보로.. 국민을 볼모로 파업을 한다는 얘기를 들을때마다.. 누가 저런 얘기를 꾸며냈는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때도 있습니다.

    가끔 늦은밤 머리가 피곤할때 풀고 가는곳이 오유여서 이곳에 글을 남깁니다.
    아마도 수많은 악플이 달리지 않을까... 예상은 하지만 그래도.. 한명이라도 저희의 입장을 이해해 주실줄 아는 분들이 있다면 다행이라 생각하며 글을 마칩니다.
    문장실력이 짧고 두서없이 쓴글이라 매끄럽지 못한점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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