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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readers_11189
    작성자 : Compostela
    추천 : 15
    조회수 : 550
    IP : 121.182.***.14
    댓글 : 39개
    등록시간 : 2014/01/20 17:21:55
    http://todayhumor.com/?readers_11189 모바일
    [병신백일장] 면접
    이것은 나와 J씨 사이에 있었던 대화 내용 중 일부를 담은 것이다. 

    나: 안녕하세요. 만나뵙게 되어서 반갑습니다. 성함이....?

    J: 존 스미스 2세입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나: (당황하여 이력서를 다시 맨 앞으로 넘겨 이름을 확인해본 후) 아 맞군요. 존 스미스 2세씨. 한국어 실력도 유창하신 듯 하고 생김새도 한국인같다고 생각해서 이름을 자세히 보질 않았네요. 죄송합니다.

    J: 아니요. 그럴수도 있지요. 괜찮습니다.

    나: 존 스미스 2세씨, 성함이 존 스미스 2세 인걸 보니, 존 스미스 1세도 있겠네요?

    J: 네

    나: 부친의 성함이 존 스미스 1세이신가요?

    J: 아닙니다. 저희 아버지 성함은 이 건웅입니다.

    나: (약간 난색함을 표하지만 숨을 한번 들이키며 당혹감을 다스린 후) 그렇다면 조부님 성함이 존 스미스 1세이신가요?

    J: 아닙니다. 제 할아버지 성함은 이 기웅입니다. 저희 집안은 대대로 남자들은 웅자돌림을 씁니다.

    나: 그렇다면 왜 대체 당신만 이름이 존 스미스 2세인겁니까? 당신이 직접 개명한건가요?

    J: 아닙니다. 저희 아버지께서 직접 지어주셨습니다.

    나: 아니 대체, 왜 아버님께선 이 건웅씨라는 이름을 쓰시면서 자식에겐 존 스미스 2세라는 이름을 짓는답니까?

    J: (손을 들어 이력서를 가리키며)거기 자소서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저희 어머니는 한국사람이 아니십니다.

    나:(황급히 이력서를 넘기며) 죄송합니다. 제가 큰 실례를 저질렀네요...어머니께서 외국분이시라면 존 스미스 2세씨는 혼혈아..아 이해가 되었습니다. (J를 살피며)혼혈이신데도 부친분 쪽을 더 많이 닮으신것같네요.

    J: 아닙니다. 주변분들은 어머니를 더 많이 닮았다고 하십니다.

    나: 면접이 아니라 개인취조같아서 죄송하지만, 어머니 분 성함이 어떻게 되시는지...?

    J: 하세가와 교코입니다.

    나: 아 뭔가...좀 특이하네요...

    J: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나: 아 존 스미스 2세씨도 특이하다고 생각하신다고요?

    J: 그렇죠. 아무래도 아버지 세대때 일본분과 결혼한다는게 쉬운 일은 아니니까요. 아버지와 어머니는 서로 같은 직장 동료셨습니다.

    나: (더 이상 이름따위에 집중하는걸 포기한 듯) 아 아버지께서 일본에서 근무하셨군요.

    J: 아닙니다. 아버지는 젊은시절에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건축관련 업무에 종사 하셨어요.

    (내가 당황해서 무어라고 하기 전에 J가 먼저 말을 이어나간다. 나 는 다시 침묵)

    J: 그때 할아버지께서 반대가 심하셨어요. 저희 집은 사실 xx 이씨 종가인데, 아버지께서 종가를 잇지 않으시고 미국으로 일하러 가신것도 싫어하셨고, 아내가 외국인이라는 걸 아시고는 더 심하게 반대하셨어요. 하지만 아버지께서 수 년에 걸친 설득끝에 할아버지께서 결국 결혼을 허락하셨죠. 저 역시도 그런 아버지의 끈기를 이어받아 이곳에서 열심히 일할 수 있을 자신이 있습니다!

    나: 네...더 이상 가족사항이나 가족관계에 대해서 질문을 안하는게 나을 것 같네요. 면접이지 호구조사는 아니니까요.
    (이력서를 한 장 넘기며) 취미가 음악감상이라고 되어있는데, 어떤 음악을 좋아하시나요?

    J: 국악 좋아합니다. 어려서부터 주변환경덕분에 국악을 접할 기회가 많았거든요.

    나: 아무래도 종가집에서 자라셨으니 그럴 일이 많을 것 같네요.

    J: 아닙니다. 아버지 직업때문에 고등학교까지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자랐어요. 

    나: (끓어오르는 짜증섞인 호기심을 다시 한번 억누른다)네...국악을 좋아하신다구요...알겠습니다. (다시 이력서를 넘기며) 좋아하는 것을 자유분방함이라고 적으셨는데, (J를 바라보며) 과연 그러실 것 같네요...싫어하는 것을 적지 않으셨는데, 싫어하시는 것이 혹시 있으신지?

    J:저는 제가 자라온 환경의 특성상 자유분방함을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싫어하는 것은 많지가 않지만, 딱 한가지 싫어하는 것이라면 '앞뒤가 맞지 않는 것'입니다. 어떠한 논리적 구조없이 뜬금없이 무언가가 이어지는 과정을 싫어합니다. 그러한 자세는 여기 이 부서의 모토와도 맞지않다고 생각하였습니다.

    나: 네...그렇군요. 마지막으로 하나만 더 묻겠습니다. 존 스미스 2세씨가 이 회사에 들어와야할 이유는 무엇이라 생각하십니까?

    J:아까도 말씀드렸듯이 이 부서에서 이야기하는 모토와 또 이 부서에서 주로 다루는 업무가 저의 적성과 아주 잘 맞다고 생각하였습니다. 또한 저는 끈기있는 사람이라 생각하기때문에 이 부서에서 제시하는 조건에도 잘 맞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나: 저희 부서가 어떤 일들을 하는지는 알고 계신가요?

    J: 네. 한국의 문화와 전통을 보존하고 이를 외국에 알리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나: 한국 문화 전통 홍보부에 입사하려고 하시는 존 스미스 2세씨...네 알겠습니다. 면접 마치겠습니다. 


    Compostela의 꼬릿말입니다
    Compostella (Santiago de Compostela)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대성당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어있는 스페인 북서부 지방의 도시

    사도 중 한명인 사도 야고보의 무덤이 있는곳이기도 해서 11세기 경부터 수 많은 순례자들이 순례여행을 다녀간 곳이며 16세기 이후로는 관리소홀등의 이유로 황폐해졌으나 20세기말에 다시 순례길(카미노 데 산티아고) 전체가 유럽문화유산 1호로 등록되었다.

    '세계 3대 순례성지'로 알려져 많은 이들이 짧게는 100여km에서 길게는 프랑스의 생장피드포르(st Jean Pied-de-port) 혹은 론세르발예스(Roncesvalles)에서 시작하는 800Km의 여정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많다.

    매년 5~6만명이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로의 순례길을 떠나며 순례자의 80%는 유럽인이며 일본인이 200여명, 한국에서는 해마다 평균 100여명이 순례를 하러 간다고 한다.

    순례길(최소 100km~최대 800여km)를 완수한 사람들에게는 카미노의 순례증명서를 수여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순례증명서

    순례도 좋지만...제대는 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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