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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gomin_1117981
    작성자 : 익명bGxpa
    추천 : 11
    조회수 : 1914
    IP : bGxpa (변조아이피)
    댓글 : 92개
    등록시간 : 2014/06/11 19:38:43
    http://todayhumor.com/?gomin_1117981 모바일
    양악 수술 4개월차 후기입니다.

    고게에다 써도 되는건지 잘 모르겠지만ㅠㅠ

    지난 2월 양악수술 받은 20살 샌애긔 여성오징어입니다.
    뜬금없으실 수도 있지만 혹시 양악수술 고민하시는 분들께 도움이 되진 않을까 싶어서 올려요~


    전 일단 선수술 후교정 했습니다.

    저는 어릴때부터 또래애들보다 턱이 많이 비뚤어져 있었어요.

    초등학교 5학년때인가, 교정을 위해서 치과를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의사선생님이 '너는 교정이 문제가 아니라, 비대칭이 심하니까 20살이 되면 양악을 받는게 우선이겠다'라고 말씀을 하셨어요. 

    10밀리미터 이상 비뚤어졌다거나 그런건 아니지만 
    입을 다물면 왼쪽 치아는 물리는데 오른쪽 치아는 붕 떠있는 그런 상태였습니다.
    그러다보니 성장기에 밥도 잘 못 먹었을 뿐더러,  외관상으로도 오른쪽 턱이 티가 나게 크다보니 외모컴플렉스도 생기게 되더라구요.
    (어른들이 절 볼때마다 왜 오른쪽 뺨이 그렇게 부었냐고 말씀을 하시더라구요ㅠㅠ)
    원래 턱관절이 안좋아서 두통이 종종 있었는데, 고등학교 들어와서는 스트레스까지 받아서 그런지 3년 정도 엄청 시달렸었습니다. 
     
     그래서 올해 2월 대학에 합격하고 수술을 받게 되었습니다.
    (대학병원이 아닌 구강악안면외과 전문의가 있는 대형치과병원에서 수술 받았습니다. 예약하고 일주일 만에 수술 들어갔습니다.)

    수술 직후의 상황을 말씀드리자면,
    전신 마취 수술을 한 뒤 간호사가 깨웁니다. 감기걸렸을 때 자다가 일어난 몽롱한 기분이 듭니다.
    정신이 좀 돌아오면 얼굴이 엄청 뜨겁고 묵직한게 느껴집니다. 
    턱에 피가 고이면 안되니까 입을 통해서 피호스를 달아놓는데 피통도 환자복 주머니에 달고 다녀야 되서 무겁고 불편해요. 
    일어나다가 피통 떨구면 겁나 아파요..게다가 침이 수시로 줄줄 흐름..
    상악을 절개했기 때문에 코에도 피고름이 가득차서 입으로만 숨쉬셔야 됩니다ㅠㅠ왠만하면 석션해주겠지만 안해주는 병원도 있을거예요.
    잘 때도 한 60도? 정도 기울어진 의자에서 자야 됩니다. 피가 뇌로 넘어가면 안된다는 이유였었나..?암튼 그렇더라구요..
    사흘내내 그렇게 앉아있으면 엉덩이에 국소마취한 기분을 느끼실 수 있을거예요.   

     입원은 총 2박 3일했습니다.
    첫째 날은 별로 안 아팠어요. 그래서 주사기에 물 담아서 호록호록 먹기도 하고
    '뭐임 양악수술 별거 아니네ㅋ'
     이랬는데요......

    헬게이트가 둘째 날 밤에 열렸습니다. 
    부모님이 다음날 출근하셔야 되서 집으로 가셨습니다. 
    잠을 청하려고 하는데, 목에 가래가 점점 끼기 시작하더니 숨이 제대로 안 쉬어지더라구요. 
    입으로 크게 크게 숨을 쉬다보니 갈증도 심해지는데, 주사기로 물을 넣어먹는데도 갈증이 더 심해지는 느낌이었어요.
    담당선생님을 10분 단위로 계속 호출해서, 숨 잘 못쉬겠다고 울고불고 난리쳤었네요..
    산소호흡기도 숨쉬기에 더 불편해서 뺐다 꼈다 하다가
    진이 빠져서 겨우 잠을 잤습니다.

    사람마다 고통의 차이는 있지만 저는 이만큼 아팠어요^^;
    그리고 양악수술 하시고 일주일은 거울 안보시는거 추천합니다.  
     

    그리고 퇴원일에 소독이랑 악간고정을 하는데요,
    입안에 달아놓은 피호스를 뗍니다. 어떤 느낌이었는지는 기억안나지만 고통스러워서 담당쌤이 미안해하시더라구요..
    ㅎ근데 피호스는 그냥 껌입니다.

    수술 할 때 잇몸에 작은 나사들을 박아놓는데요. 
    악간고정이라고, 잘라놓은 뼈가 바른 상태에서 붙도록 위치를 맞춰놓고, 고무줄이나 철사를 그 나사들 위에 감고 입을 묶는게 있습니다.
    일단 치아 본을 떠놓은 피스를 치아에 끼웁니다.
    그리고 나서 선생님이 그냥 인정사정없이 턱을 비틀어서 맞춥니다. 눈물샘 자동 개방이니 주의하시길 바래요..진짜 아픔ㅠㅠ
    수술 받는 분들은 악간고정 하실 때는 꼭 턱에 힘 빼셔야 됩니다. 
    저는 턱에 힘이 계속 들어가서 완벽히는 못 맞추고 2주에 걸쳐서 조금씩 맞췄습니다.

    악간고정은 보통 3주에서 길면 6주까지 하는데요 저는 4주했습니다.
    밥이라고 해봤자 액체 (예를 들면 죽, 우유, 요구르트, 주스, 물, 국물, 차, 건더기 없는 국물) 만 먹게 되는데요,
    거기다가 소염제?진통제? 아무튼 독한 약을 매 끼니마다 먹어야됩니다.
    일주일 정도는 복통을 달고 살았던 것 같네요..
    아,참 수술하시는 분들은 호박죽은 왠만하면 안드시는 것 추천.. 
    달고 영양분도 있지만 건더기가 있어서 피스빼기 전까지는 양치질 못하니까 입안에 건더기 달고 사셔야 돼요ㅜㅜ

    악간고정 하면서 밥도 못먹고 말도 못하다보니까
    살도 엄청 빠지고 사람이 인내심이라는게 커지더라구요.
    덕분에 10키로 빠졌습니다. (그리고 현재 다시 7키로 쪘습니다.)

    양악수술 뒤에 곧바로 붓기뺀다고 운동하시려는 분 있을텐데.. 운동하실 힘도 없으실거예요ㅠㅠ먹은게 하도 없어서..
    입 풀고 나서도 당분간은 밥 말고 죽 먹어야 됩니다. 씹는게 용이하진 않거든요.
    그리고 입 벌리는 연습 진짜 열심히 해야 돼요. 그냥 열었다 닫았다 하는게 아니라 입이 겁나 아플때까지 벌렸다가 다물고 그래야 돼요
    전 처음에 손가락 한개반 들어갔는데 지금 네 개까지 들어갑니다^ㅇ^

    감각은 한 달 내지 두 달 정도 기다리니까 거의 다 돌아오더라구요. 완벽하게 돌아오는 경우는 거의 없을 거예요. 신경은 어쩔 수 없이 손상되기 때문에ㅠㅠ  

    4개월이 지난 지금 저는 깍두기도 잘 씹어먹고 너무 질긴 것만 아니면 다 먹습니다.
    아직도 왼쪽치아와 오른쪽치아가 위아래로 잘 물리는게 너무 신기해요ㅎㅎ
    외양도 수술 전이랑 후랑 차이가 꽤 나서 그런지, 수술 전에만 봤던 지인들과 만나면 예뻐졌다, 진짜 좋아졌다 소리도 듣곤 합니다.ㅎㅎ


    제가 글재주가 없어서 많이 도움이 되셨을런지는 모르겠네욯ㅎㅎㅎ쥐꼬리만큼이라도 도움이 되셨기를 바라면서 저는 이만 춍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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