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는 오래 전, 제가 집단신고로 오유시게에서 차단 당한 후, 갈 곳이 없어 들리게 된 딴지에 남긴 글입니다. 개인의 경험을 토대로 작성한 것이라 다를 수도 있음을 양해바랍니다.
어디서 김어준 따위가...
예전, 그러니 까마득한 옛날, 친노라 불리는 자들 중에서도 김어준 비토 그룹이 있었습니다. 어느 조직이든 근본주의자들은 있기 마련, 노통께서 부산 강서 선거에 낙선 후 대통령이 되고 서거하시기 전까지 그야말로 노무현을 위해 죽고 살든 분들이 수두룩했지요.
돌이켜보면 대단한 분들도 많았습니다. 그들이 보기에 김어준은 요상한 싸이트를 만들어 농이나 까고 딸딸이 기구나 만들어 파는 허접한 잡놈이었습니다.
이명박 당선 후 친노는 폐족이 되고 노통까지 서거하시게 되자 그 많던 친노그룹들도 뿔뿔이 흩어졌습니다. 이명박을 저주하고 세상을 원망하며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숨을 죽이고 살았습니다.
노통 근본주의자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열매는 고사하고 당장 먹고 살 일이 급해진 거죠. 그렇게 다들 각자도생, 이명박근혜 시절을 보냈습니다.
세월은 흘러, 그들의 빈자리를 채우는 허접한 인생들이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김어준, 김용민, 주진우, 이동형... 어디서 근본도 없는 것들이 팟캐스트를 중심으로 모이더니 설설 대중의 관심을 끌기 시작하는 겁니다. 자신들이 노통을 위해 온몸을 불사를 때는 듣도 보지도 못한 넘들이, 젖비린내 나는 넘들이 아 글쎄 인기를 끌더란 겝니다.
대중은 팟캐스트 시장에 열광했고 이는 곧 정권교체의 동력으로 작용했습니다. 나꼼수를 들으며 허한 마음을 달랬고, 이이제이, 김용민 브리핑에서 위안을 찾았습니다. 팟캐스트를 들으며 웃고 울었습니다. 그렇게 '엄혹한 시절'을 견디며 칼을 갈았던 것이죠.
노통근본주의자들은 팟캐스트 시장이 이렇게 빨리 팽창할 줄 몰랐고, 한나라당이 저렇게 빨리 무너질 줄 몰랐고, 민주당이 이토록 국민들로부터 지지를 받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치 못했습니다.
정권교체 후 팟캐스트에서 검증 받은 이들이 공중파로 진출합니다. 노통근본주의자들이 볼 때 이건 용서가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정권교체의 열매를 이 넘들이 싹 다 가져가는 것처럼 보였던 것이죠. 씨 뿌리는데 만족해야 할 노통근본주의자들이 과실에 탐이 나기 시작한 것입니다.
허급지급 팟캐스트 시장에 뛰어든, 후발주자가 된 그들이 선택할 길은 하나밖에 없었습니다. 자신들이 예전부터 잘해왔던 걸 하는 것이죠. 이들의 특징은 같은 진영에서조차 끊임 없이 카운터파트너를 만들어 낸다는 겝니다. 노통이 당선되고서는 '사꾸라' 색출에 앞장 섰고 서거 후에는 그 책임을 한 때의 동지들에게 돌렸습니다.
이명박근혜보다 더 싫어하는 부류가 자신들이 찍어 낸 자들이었습니다. 절대악을 자신들 멋대로 선정해놓고 이에 동조하거나 열렬히 지지하지 않으면 단박에 그놈들도 똑같다는 결론을 내버립니다. 어디서 많이 본 광경이죠?
노통에 대한 그리움, 죄스러움, 한탄의 감정이 우리모두에게 있을 겝니다. 이 카테고리로 이재명을 억지로 엮습니다. 이재명을 퇴출시키는 것이 문통을 위한 일이요, 여기에 반대하는 자는 모두 내부의 적이다라 결론을 내버립니다. 전혀 상관관계가 없는 카테고리를 하나로 엮어 이게 절대선이요 나머지는 악이라 주장한다는 겝니다.
이들에게 다른 의견은 애초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정청래도 정통출신이니 안 되고 추미애는 탄핵에 동참했으니 안되고 이해찬은 깔 게 없으니 늙어서 안 되고 표창원은 지금 하는 말이 의심스러워 안 되고 김현은 이재명과 한 때 친했으니 안 되고 손혜원은 자신들을 까서 안 되고 양승태의 대법에 의해 피선거권까지 박탈 당한 최민희는 이재명을 까지 않아 안 되고.... 하지만 김진표는 자신들의 부름에 응해줘서 좋은 넘이고...
그럼 이들이 왜 이러는 걸까요? 이재명은 잠깐 건너는 다리에 불과합니다. 이 다리를 건너 김어준과 같은 저 허접한 부류들을 몰아 내고 자리를 차지하여 종국엔 민주당에 감놔라 배놔라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게 그들의 최종 목표인 겝니다.
그리하여 이전의 좋았던, 청와대 수석들에게 전화도 하고 비서관들과 저녁도 먹던 그 시절로 돌아가고픈 겝니다. 국회의원들에게서 전화도 오고 이런저런 정책 조언이 먹혀들던 그 시절이 그리운 겝니다.
서프라이즈라는 웹진이 엄청난 영향력을 가지던 시절, 그들이 노통의 당선에 일익을 담당했다는 사실을 의심할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노통 당선 후 그들이 보였던 행태, 서로가 서로를 비토하다 결국은 다 망해버린 기억은 아직도 생생합니다.
'엄혹한 시절'엔 숨죽여 살다 이제 이곳에도 젖과 꿀이 흐를 만하니 노통을 팔고 문통을 안아 슬쩍 나타난 그들, 끊임 없이 내부를 갈라치고 증오를 잉태하여 종국엔 모두를 적으로 만들어 버리는 이들. 바로 이들이 우리 안에 있는 내부의 적입니다.
반듯한 직업은 고사하고 일정한 직업도 없이 하루 종일 정치관련 싸이트를 넘나드는 좀비들을 내세워 자신들의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이들, 그리하여 종국엔 문통의 가도에 두고두고 짐이 될 존재, 바로 이들이 우리 내부의 적인 겝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