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회장님의 성공 비결은
-내가 요까지 어떻게 왔는지 아나? 내 약속은 남이 믿구로 하고 남 약속은 내가 안믿끼리 때문이다
▲어렸을 때 가장 인상 깊었던 에피소드는
-내가 민성이만할 때 명절 때마다 동네에서 소싸움했다. 거기서 몇년 내리 이긴 황소가 있었다. 그놈이 어떻게 죽었는지 아냐. 모기한테 물려 죽었다. 아, 저보다 두 배나 큰 놈을 납죽 납죽 넘기던 놈이, 제 눈에도 안 보이던 모기에게 물려 죽었다. 왜 모기를 잡아달라 이 말이냐
▲처음에 사업은 어떻게 시작했나
-해방되고 나서 일본 애들이 살다가 나간 집을 정부에서 팔았다. 그게 뭐라더라 적산이라나. 호구 불하 받는 게 그땐 참 어려운 일이었다. 큰 공장은 힘 있는 놈이, 큰 집은 빽 있는 놈이 먹었다. 우리는 하천 단칸방을 팔아먹었다.
불하 받아서 가보면 그 집엔 사람이 살고 있었다 않나. 이북서 내려온 사람도 있고 걸뱅이도 있고 젖먹이 안은 새댁도 있었능기라. 그 사람들 엄동설한에 내쫓으면 다 얼어죽는다. 그래서 그 사람들이 한달만 더 있게 해달라고 얼마나 빌었는지 아냐. 나는 그놈들 다 쫓아버렸다. 그런 사정따위 봐주지 않았다.
40년 전 중동 붐일 때는 어땠는지 아나. 내 공장 하나 지으러 가지 않았냐. 근데 그 이스라엘인가, 거기하고 마 전쟁이 일어난기다. 자재 값 오르지 인력 없지. 계산이 안 나오더라. 얼마를 받아야 이윤이 남을지.
▲중동 진출 했을 때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던데
-내가 중동에 있을 때 이스라엘에 전쟁이 났다. 손해가 계산이 안됐다. 전쟁이 끝나고 모래바람이 가셔야 그때야 제대로 계산이 된다. 일단 좀 기다려봐라. 전쟁이 끝나고 모래바람이 가셔야 계산이 되지 않겠나?
▲대권주자 유태진씨와 남다른 우정을 갖고 있던데
-한일협정 하러 갔을 때다. 대학생들은 반대 데모하지, 일본애들은 배상금 적게 한다고 배짱 튕기지 않았냐. 유태진(송재호 분)이하고 내하고 그때 새벽에 돈이 없어 회덮밥 하나 시켜먹지 않았냐. 밥 모자라서 단무지를 얼마나 먹었는지 모른다.
우리가 그때 새벽에 돈이 없어 회덮밥 하나 시켜먹지 않았냐. 밥 모자라서 단무지를 얼마나 먹었는지 기억나냐. 그때 나는 우리나라 공장 연기 다 피우게 하는 기업가 되겠다고 했고 넌 배곯는 사람이 없도록 대통령 된다고 하지 않았냐
▲한오그룹이라고 이름을 붙인 이유는
-다섯 형제가 한 몸이 돼 지내자는 의미로 한오그룹이다. 그런데 동생 네 놈 중에 두 놈 징역 갔고, 한 놈은 물 건너 도망가 살고, 한 놈은 제 회사 뺏겼다고 홧병 나 죽었다. 그리고 내가 지금 여기 앉아 있는 거다.
▲다섯 형제인데 혼자만 회장에 앉았다. 어떤 기분인가
-아무리 방이 넓다고 해도 주인이 앉는 의자는 하나 뿐이다. 소파에 앉고 싶어하는 놈은 얼마든지 불러도 좋다. 그렇지만 이 자리에 앉고 싶어하는 강동윤 같은 놈은 절대로 데려오면 안된다. 그 놈하고 같은 편이 되는 아이는 형제 아니라 딸이라 해도 그놈과 똑같은 거다.
▲막내딸 서지원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은 말은
-동윤이가 아무리 날뛰어도 결국 지 마누라(지수) 치마폭에 숨은 놈이다. 내가 치마 안 상하고 동윤일 들어낼려고 얼마나 고생했는지 아냐. 그런데 치마 찢기로 했으니 동윤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을 거다. 누가 그러더라. 세상에서 제일 위험한게 사랑에 빠진 딸이라고. 자명고 찢은 공주도 나라 망하게 하지 않았냐. 이제 내 딸은 지원(고준희 분)이 하나 뿐이다.
지원이 아버지는 늦게 오면 걱정돼서 전화하는 거고 한오그룹 회장은 회사에 불리한 기사는 캔슬하는 거다.
▲한오그룹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크다
-사람들이 나보고 손가락질 하고 한오그룹이 악덕 기업이라고 하지. 그런데 자기 아들이 한오그룹 입사하면 사방으로 자랑하고 다닌다.
▲유상증자를 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영욱(전노민 분)이를 못 믿었기 때문이다. 여기 저기 꿍쳐 놓은 돈과 땅 팔고 주식 팔아 상속세 내면 나 죽고 영욱이가 경영권이야 안 지키겠냐. 그런데 그 정도 지분 가지고는 영욱이가 이 자리에 오래 못 있을 걸 내가 안다. 입 달린 놈들은 다 그러더라. 영욱이가 회장 그릇이 아니라고.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그런데 내가 왜 영욱이를 이 자리에 앉히고 싶어하는지 아냐.
영욱이가 걸음마 뗄 때 앞 차에 영욱이하고 네 엄마가 타고, 내가 뒤에서 차를 몰고 가는데.. 돌도 안 지난 놈이 차 뒷유리에 딱 붙어서 뒤에서 차 몰고 오는 나한테 손을 막 흔들더라. 아 공사 단가를 어떻게 후려쳐 이득을 남길까 이런 계산 하다가 널 보는데, 먹먹해지며 얄궂지. 눈물이 날라 하더라. 나한테 영욱이는 그때 그 모습 그대로인거다.
▲강동윤 후보에 대해 지금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가
-아, 적토마도 얼마나 무서운 짐승이었냐. 그런데 고삐 꿰고 안장 씌워 놓으니 주인 태우고 하루에 천리를 달리지 않냐. 동윤인 영욱이 적토마가 될 거다. 내가 영욱이 아버지다. 내가 구정물을 뒤집어써도 영욱이한텐 빗물 한 방울 안 튀기게 할거다.
▲강동윤 후보의 지지율이 70%이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 나라 국민들이 동윤이에게 속고 있다고 생각하냐. 한오그룹 사위가 서민을 위해서 정치한다고 하는데 이 나라 국민들이 그걸 진짜 믿고 있다고 생각하냐
동윤이 공약을 한번 봐라. 집 가지고 있는 놈은 집값 올려준다고 하지, 땅 있는 놈은 땅값 올려준다고 하지, 월급쟁이한텐 봉급 올려준다고 하지. 다 저희들한테 이익 되니까 지지하는거다. 그런데 집값 올려준다고 해서 지지한다고 하면 자기가 부끄러운 거 아니냐. 그래서 개혁의 기수다 뭐다 해서 자기가 자길 속이고 있는 거다
▲자존심에 대해 남다른 생각을 갖고 있던데
-내 말 잘 들어라. 자존심은 미친년이 머리에 꽂고 있는 꽃과 같다. 왜 시골 마을에 꽃 꽂고 다니는 미친년 말이다. 그런데 희한하지 않냐. 얼굴을 만지고 때려도 하하 웃던 애가 머리에 꽃을 만지면 살쾡이로 변해서 덤비더라. 자기한텐 머리의 꽃이 제 몸보다 중요한 거다
사람들은 미쳐서 그런 가보다 하겠지만 내가 볼 땐 다 똑같은 거다. 사람들은 머리에 하나씩 꽃을 꽂고 산다. 아무 쓸모 없는데도 제 몸보다 중요하다고 착각하고 사는 게 하나씩 꼭 있다. 너한텐 그게 자존심이다
▲직원들에게 어떤 식으로 격려하는가
야근하는 직원들 순대국집 데리고 가서 소주 한 잔씩 따라줘라. 그 애들은 그걸 평생 자랑으로 안다
▲인터뷰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욕봐라. 수고했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