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어체로 작성하겠으니 양해 부탁드립니다.
한참 오유 시게에서 찢몰이가 유행할 때 김어준과 주진우가 정동영을 지지했다고 X새끼라는 욕을 얻어 먹었다.
그 근거는 이 한장의 사진이었다.
그럼 이 사진은 어떤가?
김진표 의원이 이재명 성남시장 당선시켜달라고 열심히 유세하고 있다.
어깨띠를 봐라. 김진표 의원은 경기도지사 선거운동하는 것이고 이재명은 성남시장 선거운동을 하는거다.
그러니까 김진표가 이재명을 지지한다는 식으로 사실을 왜곡하지 말라고?
자! 그럼 이건 어떻게 설명할 건가?
김진표 의원이 성남시장으로 이재명 뽑아달라고 대놓고 말한다. 제대로 된 사람 뽑아야 된다면서...
그럼 이제 김진표 의원도 찢빠가 되는 건가?
김진표 의원은 이재명이 아니라 더불어 민주당 성남시장 후보의 선거유세를 지원한 것이다.
마찬가지로 김어준과 주진우도 정동영이 아니라 민주통합당 후보의 선거유세를 지원한 것이다.
이에 대해서는 배경설명이 필요할 것이다.
① 정동영은 2007년 17대 대선에서 맹박이한테 탈탈 털린 후 18대 총선에서 동작구에서 출마하였으나 뉴타운 광풍을 뒤에 업은 정몽준에게 다시 털리게 된다. 그 당시 뉴타운 광풍으로 인해 서울에서 민주통합당 후보는 단 3명만이 당선되었다.
② 그 다음해 전주시 보궐선거에서 민주통합당에서 공천을 하지 않자 이에 반발해서 탈당한 후 무소속으로 출마해 국회의원에 당선된다.
③ 정동영은 이를 바탕으로 민주통합당에 복당을 요청하였고 18대 총선에서 개박살난 민주통합당은 한명의 국회의원도 아쉬운 상황이었기 때문에 그의 복당을 받아들였다.
④ 그러나 2012년 19대 총선이 다가오자 민주통합당 내에서 정동영에게 험지 출마를 요구하는 여론이 있었고 정동영이 이를 수락하여 서울 강남구 을 선거구에 출마를 결정하고 결국 경선을 거쳐 정동영의 강남 출마가 확정된다.
⑤ 그럼 그당시 강남구 을 새누리당 후보는 누구인가? 바로 김종훈이었다. 김종훈이 누구인가? 참여정부 당시 한미 FTA 협상에서 세작질하고 MB정부에서 승승장구한 바로 그 인간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야당 지지자들은 저 인간은 무슨 일이 있어도 떨어뜨려야 된다는 생각이 압도적이었다. 과격하게 표현한다면 노무현 대통령의 무덤에 바칠 제물이었다.
⑥ 마침 정동영은 대선후보까지 지냈던 정치적으로 무게감 있는 인물이었기때문에 새누리성향이 강한 강남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을 거라는 판단이 있었다.
⑦ 그리고 19대 총선 한참 전이었는지 아니면 19대 총선 무렵이었는지 잘 기억이 안 나는데 정동영이 딴지일보와 인터뷰를 한 적이 있었다. 2007년 대선 당시 참여정부 비판한 것에 대해서 사과하고 거의 백의종군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줬다.
⑧ 이걸 계기로 김어준하고 주진우가 민주통합당 선거유세를 지원한 것이었다. 정동영이 아니라 민주통합당 후보가 새누리당 김종훈이 물리치길 바라면서 선거운동을 지원한 것이라는 말이다.
⑨ 혹시라는 희망을 가지기도 했지만 정동영은 40%에 달하는 득표율로 선전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강남이라는 벽을 넘지 못한채 낙선했고 김어준과 주진우는 선거법 위반으로 1심에서 유죄판결을 받았다.
⑩ 그후 정동영은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한 후 2015년 관악구 재보궐선거에 출마했다. 이로 인해 야권표가 갈라지는 바람에 전통적으로 야권이 강세인 지역에서 새누리당 오신환이 당선되는데 일조하는 병크를 저질렀고 그 후에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내미는 손을 정중히(?) 거절하고 국민의당에 합류하였다.
⑪ 이렇게 정동영이 사람은 고쳐 쓰는게 아니라는 이론의 산증인이 되었지만 2012년 당시에는 과거를 뉘우치고 백의종군하는 모습으로 인해 대부분의 민주통합당 지지자들은 정동영이 김종훈을 물리치고 당선되길 희망했었다.
이러한 배경이 있음에도 사진 한장 가지고 김어준과 주진우가 정동영을 지지했고 이게 마치 진실인 것 마냥 퍼진게 어이가 없을 따름이다.
이건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과 포옹하는 사진 한장 갖다 놓고 문재인이 김정은한테 대한민국 팔아먹었다고 개소리를 하는 것과 별반 차이가 없다고 생각한다.
사실 처음 저 사진과 말도 안되는 주장이 퍼지기 시작했을 때 이 글을 쓸까하다가 어차피 써봤자 비공폭탄에 찢몰이 당할게 뻔해서 그냥 포기했다.
그런데 오유시게가 어느 정도 정상으로 돌아온 것 같아서 비겁하게도 늦게나마 이 글을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