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제껏 눈팅만 하다가 나름대로 걱정이 되어 여러분의 조언을 구할까 합니다. 여성사이트에다가 올릴까도 생각해보았지만, 이곳에서 좀더 광범위하고 객관적인 의견을 구할 수 있을 것 같아서요.
친구가 있는데, 아주 친했던 친구는 아니구요, 여고때 여러명 우르르 뭐 이렇게 함께 몰려다니던 친구인데요. 얼마전 이 친구가 결혼을 했다고 해서 그때 친구들이랑 함께 만나게 되었거든요. 만나보니 아무래도 이 친구가 화제이 중심이었는데 얘기를 듣다보니 좀 황당해서요. 제가 뭐라고 하기도 애매하지만, 이 친구 주변에서 제대로 된 조언을 해주는 사람이 없는 거 같아서요. 또 제가 뭐라고 하면 감정이 상할 것도 같고, 그래서 여러분 의견을 듣고 친구에게 보여주거나 하려고 하거든요.
1. 결혼식
저는 제가 결혼식에 초대를 받지 못한줄 알고 좀 기분이 그랬었는데요 (왜냐면 결혼한지도 몰랐는데 결혼했다고 한번 보자고 하니까), 그게 아니라 결혼식을 안 올린거더라구요. 그냥 혼인신고만 하고, 양가 가족들이랑 아주 가까운 친지들만 모여서 밥을 먹었다고 하더라구요. 친구가 3년째 만나던 남자친구와 결혼을 한건데요, 임신을 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친구집이 뭐 잘살진 않지만 결혼식도 못 올릴 그런 집안은 아닌 거 같은데. 친구말이 하루 몇 시간 남들 보여주자고 돈 쓰기가 싫었다고 하더라구요. 그런데, 그런게 아니잖아요? 자기 생각이었다고는 하는데...참... 더 기가 막힌것은 친구 아버지가 나름대로 위치가 있으신데요, 그 정도면 그런 상식밖의 결혼을 허락하셨을 리가 없는데, 좋은 생각이라고 하셨다고 그러라 하셨다니 원. 친구가 외국에서 좀 살았었는데요, 외국에서도 결혼식은 다 올리잖아요? 오히려 영화같은데 보면 한국보다 더 화려하고 그러던데... 주변에서 뭐라고 수근거릴지 그런 생각이 안 드는 건지. 왜 친구네 식구들이나 신랑네 식구들이 가만히 있었는지 답답하네요.
2. 신랑
남편된 사람이 외국인이랍니다. 뭐 그거야 요즘 국제 결혼을 많이 하니까 그런가부다 하구요. 그런데 신랑네 집에서 결혼하는데 경제적인 도움을 전혀 주지 않았다고 하네요. 결혼해서 사는 집은 친구네 집에서 해주신 집이구요, 예물같은 것도 하나도 안 받았다고 하더라구요. 도대체 어떤 집이기에 아무리 외국이라고는 해도 (캐나다) 아들이 결혼하는데 나몰라라 한답니까. 그리고 예물같은 것도 며느리가 한국인이면 그쪽에서도 한국 전통에 맞게 기본 생색이라도 내 주어야 하는 거 아니겠어요? 저는 결혼할때 시댁에서 그래도 아주 좋은 것들은 아니지만 그래도 구색은 맞춰서 해주셨거든요. 저도 뭐 정성껏 혼수도 해가구요 (뭐 그게 아주 쉽지는 않았지만...). 그런데 그런 것들 몽땅 다 무시하고 신랑이랑 반지랑 시계하나씩만 했다고 합니다 (반지도 다이아도 아니구 그냥 백금그런거). 이건 양쪽 집안에서 해 주셨다고 하네요, 그마나요. 친구말로는 시댁이랑은 서로 안 받고 안 주는게 좋다고 하는데, 속마음이 어디 그러겠어요? 다른 친구들은 결혼해서 만나면 다이아, 루비, 사파이어...뭐 항상 하고다니진 않아도 보여두 줄겸 한두번은 하고 나오는데 이 친구는 그냥 쇠붙이 같은 반지하나만 달랑 하고 있는데 안쓰럽더라구요. 게다가, 친구네 집에서 집을 해 주었으면 신랑쪽에서 가구나 가전제품 같은 거는 좀 해 왔어야 도리 아니겠어요? 그런데 그건 다 자기들 그동안 저금한 거에서 했다는 거에요. 왜 그런 밑지는 결혼을 한 건지... 아무리 외국인이라고 해도 좀 잘 알아보고 할 것이지... 신랑이 좀 키도 크고 그럭저럭 생겼는데 친구는 키가 좀 작거든요. 그런게 매력이었을수도 있지만 너무 생각없이 결정을 한 거 같아요. 덕택에 친구네 부모님들은 집해줘, 또 결혼식을 안 했으니까 부주금도 못받으셔 (그동안 부주 하신 것만도 얼마일텐데...) 친구가 철이 없는 건지 외동딸이라 좀 자기 중심적인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3. 신랑의 학력과 가족환경
친구는 공부는 좀 잘 하는 편이어서 명문대를 나왔거든요. 그런데 물어보니 신랑대학은 저는 처음 듣는 대학이러라구요. 외국에서도 유명한 대학은 그래도 이름은 알잖아요. 그래서 제가 "공부는 네가 더 잘했네" 그랬더니, 뭐 그래봤자 돈은 신랑이 더 잘 번다고 웃더라구요. 친구는 그냥 시간제로만 일을 하거든요. 다른 친구 (그 친구랑 친한 친구)에게 물어보니 뭐 8,9천정도 받는다데요, 물론 연봉이요. 아무리 연봉이 그래도 친구라면 한국에서 소위 sky정도 나온 남자들이랑 결혼할 수 있었을텐데, 왜 그런건 생각안 해보고 연애를 하고 결혼까지 한 건지. 친척들이나 친구들이 신랑 학력도 물어보고 그럴텐데 말이죠. 뭐 아들 결혼하는데 무관심한 집안이지만 그래도 궁금해서 아버지는 뭐하시냐고 했더니 목수일같은 거 하신데요. 허거덕! 친구네 아버지는 박사학위도 있으신 걸로 아는데 (그게 있어야 되는 직업임). 그래서, 제딴에는 걱정이 되어서, 그럼 나중에 네가 모시거나 생활비 대 드려야 하는 거 아니니...했더니, 그런 건 전혀 생각을 안 해본 모양이에요. 그냥 그런 건 아닐꺼다라고 하는데, 집도 있으시고 그런거 같어, 하는데 전 나중에 친구네 부모님이 해주신 집으로 신랑네 먹여살려야 하는 건 아닌지, 아무리 신랑이 그렇게 벌어도 말이에요.
그것말고도 아이도 안 가질거라고 하고 (아기 낳아서 키울 자신이 없다고 함). 신랑이 친구보다 나이도 어리던데, 남자가 자기 핏줄에 대한 애착같은게 더 강한 법인데, 신랑이 친구네 집 돈 보고 (그렇게 많지는 않지만, 그거라도..하는 생각에요. 외국 사람인데, 집안도 별로고, 알 수 없잖아요?) 친구에게 잘 해주었던 건 아닌지. 정말 알 수 없는 세상이잖아요? 결혼식도 남자쪽에서 결혼식에 쓸 돈이 없어서일수도 있구요. 참 정말 많은 생각이 드네요. 친구의 수입은 많은 편도 아니고 비고정적인데 남편이 그게 더 좋다고 했다는 건 정말 말이 안 되지 않나요? 그럼 거의 남편 혼자서 버는 건데, 요즘 어떤 남자가 (집안에서 물려받을 재산이 많지 않고서야) 여자가 아이도 없이 집에서 있는 걸 좋아하나요. 그 점도 이상하구요. 저는 친정에서 집같은 건 해주시지 않으셨지만 집안은 확실한 신랑이랑 아이둘이랑 맞벌이 해서 열심히 정도대로 살고 있습니다만, 저보다 집안도 더 좋고 공부도 더 잘한 친구가 왜 저런 삶을 선택했는지. 참 정도대로 사는게 맞는 거 같은데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남성, 여성, 미혼, 기혼분들 의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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