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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panic_1113
    작성자 : Peril
    추천 : 29
    조회수 : 612
    IP : 219.250.***.222
    댓글 : 8개
    등록시간 : 2007/12/04 02:47:22
    http://todayhumor.com/?panic_1113 모바일
    소원을 들어주는 악마
    명호는 동아리의 창고 정리를 하던 중에 이상한 책을 발견했다.

    "어? 이게 뭐지?"

    그것은 척 보기에도 괴기스러운 시뻘건 표지의 책이었는데 제목이 없었다.

    "상진아, 이리 와바, 이게 뭐지? 이런 책도 있었나?"

    반대편에서 청소를 하던 상진이 다가왔다. "무슨 책?"

    "이거 봐바. 무슨 책이지? 제목도 없어."

    "모르겠는데. 나도 처음 본다. 그런게 있었나?"

    상진은 책을 보더니 의아한 듯미 말했다.

    둘은 동시에 책을 펼쳐 보았다. 순간 기이한 바람이 일었다.

    휘이잉.. 명호와 상진은 어디서 바람이 부는 것인지 몰라서 두리번거렸다.

    창문은 굳게 닫혀 있어 바람이 불 이유가 없었다. 바람은 곧 멈췄고

    둘은 다시 책을 들여다보았다. 책에는 아무 내용도 없었다.

    "뭐지.. 기분 나쁘다, 이거 버리자." "그래, 버려버려."



    명호는 늦게 집에 도착했다. 대충 씻고 인터넷을 하러 컴퓨터 앞에 앉았다.

    그가 모니터를 켜려고 하는 순간, 모니터에 무언가 이상한 것이 비춰졌다.

    "우악!!!"

    뭔가 새빨간 것이 보였다. 그것은 명호의 뒤에 서 있었다. 명호는 소리를 지르며

    뒤를 돌아다보았다.

    "놀라지 마라. 난 너에게 감사하러 왔다."

    그것은 불타는 듯한 인간의 모습이었다. 온통 새빨갰지만 얼굴과 팔 다리가 있는 인간의

    모습. 그리고 길게 솟은 두개의 뿔. 명호는 놀라서 주저앉았다.

    "네가 나를 풀어준 덕분에 오랫만에 세상 구경을 하게 되었군."

    "누, 누구세요..."

    명호는 본능적인 두려움에 떨면서 겨우 말했다.

    "나는 지옥의 심연에서 온 악마다. 봉인을 당해 갇혀 있었지만 너가 풀어준 것이다."

    "아, 악마.."

    "뭔가라도 좋으니 보답을 하고 싶군. 원하는 것이 있으면 말해 보아라."

    명호는 무서워서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

    "아무 것이든 좋다. 너도 인간이라면 무언가 소원이 있을 텐데?"

    악마는 키들거리며 말했다. 목소리가 방 전체에 울렸고 말할 때마다 그의 형체가

    이글거리며 흔들렸다.

    "그...그러면...제가 내일 기말 시험이 있는데 거기서 만점을 받을 수 있을까요?"

    명호는 떠오르는 대로 아무 것이나 내뱉었다.

    악마는 조용히 미소를 지었다. 방안에 일순간 바람이 부는가 싶더니 그의 형체가 사라졌다.



    일주일 후..

    시험 결과가 발표되었고 명호는 점수를 조회해 보고는 기절할 듯이 놀랐다.

    간신히 낙제를 면하던 그가 난생 처음으로 기말 시험 만점을 받은 것이다.

    악마를 본 것은 꿈이 아니었던 것이다. 명호는 상진을 만나 이 사실을 얘기했다.

    둘은 절친한 친구였고 언제나 무슨 일이 있으면 서로에게 얘기하는 사이였다.

    근데 얘기를 하지 얼마 되지 않아 상진은 웃고 있었다.

    "그 악마, 나에게도 왔었어."

    "뭐?"

    그랬지, 둘은 동시에 책을 펼쳤었다..

    "너 그럼 소원 빌었어?"

    "응."

    상진은 계속 싱글거리며 웃고 있었다. 그러더니 뭔가를 꺼냈다.

    "너만 알고 있어라. 이거 로또 1등 번호야."

    "!!!"



    왜 나는 그런 소원을 빌지 못했을까. 성급하게 아무 것이나 말해버린 것이

    후회스러웠다. 그가 집에 돌아와서 방에 들어가려는 순간 그는 직감적으로 알았다.

    악마가 다시 왔구나.

    "소원을 들어 주었다, 인간. 만족스럽지?"

    어쩐지 다 알고 있다는 표정으로 악마가 말했다.

    "만점을 받았어요. 근데.. 한가지만 더 들어 주실수 있으세요?"

    명호가 조심스럽게 말해 보았다. 악마는 크크크 웃었다.

    "말해 봐라."

    명호는 자신도 로또를 타게 해달라고 할까 순간 생각했다. 하지만 상진과 달리

    그의 집안은 상당한 부자였다. 그는 다른 소원을 빌었다.

    "지연이가 저를 좋아하게 만들어 주세요."

    지연이는 그가 몇년째 짝사랑 해오던 아이였다. 예쁜 얼굴에 날씬한 몸매, 거기에

    공부도 잘하고 애교도 많아서 남학생들의 선망의 대상이었다.

    "알았다." 악마는 씨익 웃으며 사라졌다.




    며칠 후였다.

    "명호야 우리 사귀기로 했다."

    상진은 지연이와 같이 나타나서 싱글싱글 웃으며 말했다.

    명호는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너...지금..뭐라고..했어?"

    "우리 사귀기로 했다구. 못믿겠지? 하하하"

    명호는 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 하는 어이가 없었다. 순간 스치는 생각.

    "너..설마 그 악마에게..소원을.."

    "응, 그날 저녁 우리집에 또 왔더라구 하하, 그래서 얼른 말해 버렸지."

    명호는 죽일듯이 상진을 노려보았다. 상진이 당황하는 사이 그는

    자리를 박차고 뛰어나갔다.


    "기다리고 있었다."

    명호가 방에 들어오자 악마가 능글맞은 말투로 말했다.

    "상진 그녀석이 나와 같은 소원을 빌었죠?"

    명호가 씩씩거리며 말했다.

    "내가 네놈의 소원이라고 말했지만 그 녀석은 상관없다며 자신의 소원으로 해달라고 했지.

    그래서 그렇게 된거다."

    악마는 킬킬대며 말했다. 명호는 완전히 머리가 돌아버릴 것 같았다.

    "..그...그 상진이 녀석을...죽여..주세요...지금 당장"

    "큭큭큭큭.."



    다음날 상진은 자신의 방안에서 죽은 채로 발견되었다.

    원인은 알 수 없었고 결국 심장마비로 결론이 내려졌다.

    모두 슬퍼하는 가운데 명호만이 담담했다.

    "이제 악마는 내 소원만 들어주겠지..."




    명호는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가면서 무슨 소원을 빌까 생각했다.

    일단 다시 지연이가 나를 좋아하게 해 달라고 해야겠어.

    그리고 그다음은 고급 스포츠카를 달라 그럴까?




    그런 생각을 하며 집에 도착했다. 악마는 이미 방안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어서 와라." 악마는 음산하게 웃었다. "오늘이 마지막 날이다."

    "마지막이요?"

    "난 지옥으로 돌아간다. 왜냐하면.."




    악마의 몸이 갑자기 부풀더니 더욱 더 시뻘개졌다. 순간 방안의 전기가

    나갔고 세상과 단절된 듯이 보였다. 악마는 팔을 뻗어 내 목을 잡더니

    쩌렁쩌렁한 쇳소리로 말했다.

    "네 친구가 죽기 직전에 소원을 빌었거든. 너를 산채로

    함께 지옥으로 데려가 달라고."









    허접한 자작글을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또 생각날 떄마다

    종종 글을 써서 올리겠습니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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