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치킨 가격 인상으로 곤욕을 겪었던 BBQ 가맹점주들이 다시 가격 인상을 호소하고 나섰다. 임대료와 인건비를 빼고 나면 남는 게 없다고 하소연한다. 가격을 2000~3000원가량 올려야 가맹점주들도 최저 시급만큼이라도 벌 수 있다는 주장이다.
급기야 서울과 수도권 BBQ 가맹점주 11명은 18일 서울 여의도에서 만나 가격 인상 방안을 직접 논의하고 나섰다. 이미 지난달부터 직접 공정거래위원회와 기획재정부, 국회, 농림축산식품부를 찾아 가격 인상에 대한 필요성을 설명하기도 했다.
본사가 가격 인상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상황에서 가맹점주들이 나선 것은 이례적이다. BBQ 본사보다 가맹점주가 먼저 나선 것은 "이대로는 위험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임대료와 인건비는 물론 배달 수수료 등을 빼고 나면 영업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하소연한다.
실제 1만6000원짜리 치킨을 한 마리를 팔 때 배달애플리케이션 수수료 1200원과 배달대행료 4000원, 부가세 1454원, 카드수수료 192원, 구매원가 7500~8000원을 빼고 나면 남는 게 1500원 수준이다. 이마저도 인건비와 임대료 등을 더하면 손실이라는 것.
이날 참여한 한 가맹점주는 "종업원 시급은 1만원에 육박하지만, 사장의 시급은 5000원이 안 된다"며 "직접 치킨 요리는 물론 홀 관리와 배달까지 하고 있지만 가게를 계속 유지해야 하나 싶을 정도로 어렵다"고 토로했다.
다른 가맹점주 역시 "5년 전과 비교하면 치킨 가격은 변함없지만 임대료는 100%, 인건비는 120% 상승했다"며 "배달앱 등으로 수수료까지 생겨났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 적자는 아니지만 투자비 회수가 불가능한 구조"라며 "인건비 등을 생각하면 직원 채용도 어려운 절망적인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특히 배달비 문제를 지적했다. 배달앱 수수료(주문건당 1100~1500원)와 광고비(월 23만원)는 물론 배달대행료(4000~4500원)까지 빼고 나면 6000원이 훌쩍 나간다.
가맹점주는 "배달 업체의 폭리가 도를 넘었지만 조리와 홀 관리 때문에 직접 배달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부담이 크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결국 가맹점주들은 영업을 유지하기 위해선 본사가 치킨 가격을 현실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가격 저항이 만만치 않겠지만 지금으로서는 수익성을 유지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라는 것.
한 관계자는 "현재 치킨프랜차이즈 가맹점주는 이익을 내기 힘든 구조"라며 "이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다른 식료품과 음식 가격은 최근 수년간 매우 많이 올랐는데 유독 치킨 가격만 불변"이라며 "다른 물가는 지속적으로 올랐는데 치킨 가격만 오르면 안 된다는 생각에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다른 가맹점주도 "양질의 식품을 양질의 서비스(신속한 배달)와 함께 즐기기 위해서라도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며 "치킨 가격 인상을 규제하고 싶다면 그에 앞서 고비용 구조의 주범인 배달앱과 임대료도 적정 수준으로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현재 가격에 비해 최소한 2000~3000원은 가격을 인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