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폭탄 대책이다.”(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종합부동산세의 정상화다.”(진보 시민단체)정부의 9ㆍ13 주택시장 안정대책에 대한 엇갈린 평가다. 실제로 정부는 이번 대책에서 종부세를 대폭 강화했다. 무엇보다 과세 표준 94억원 초과 시 적용되는 최고세율을 2.0%에서 3.2%까지 끌어올렸다. 참여정부 시절 종부세 최고세율은 3%였다. 종부세 산출에 적용하는 공정시장가액비율도 내년부터 2022년까지 순차적으로 100%까지 오른다. 참여정부 당시에는 현행처럼 80%였다. 보유세(재산세+종부세) 총액이 전년 세액의 150%를 넘지 않도록 규정한 세부담 상한도 참여정부 시절 때인 300%로 회귀시켰다. 이런 점만 보면 종부세는 참여정부 때보다 더 강화된 것으로 보인다. 세제 주무부처인 기획재정부 관계자도 “참여정부 시절보다 더 세진 종부세 안이라고 봐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내용을 좀 더 들여다보면 사실과 다른 점이 있다. 우선 세액이다. 정부는 과세표준별로 0.1~1.2%포인트씩 세율을 올린 이번 종부세 개편 효과로 거두게 될 종부세액이 2조5,447억원(2019년 예상) 가량 될 것으로 추산했다. 이번 대책에 따라 추가로 확보할 수 있는 세수만 1조150억원이다. 단 번에 1조원이 넘는 종부세가 더 걷히는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참여정부 시절엔 못 미친다. 종부세 세수가 가장 많았던 해는 참여정부 임기 말인 2007년으로 2조7,671억원이 걷혔다. 이번 종부세 개편안을 ‘세금폭탄’으로 몰아 붙이기엔 무리가 있다는 얘기다. 종부세 대상자 규모도 참여정부 시절과 차이가 난다. 정부는 종부세 부과 대상이 34만9,000명(법인 포함) 수준이 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에 비해 2007년 부과 대상자는 48만2,622명으로, 13만여명이 더 많았다. 참여정부 시절 종부세 대상 범위가 더 넓었다는 얘기다. 과세대상이 줄어든 것은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9년 1주택자 종부세 과표기준을 6억원에서 9억원으로 대폭 완화한 영향이 컸다.
이번 종부세 인상은 치솟는 집값을 막기 위해 이뤄진 것이어서 주택분에 집중됐다. 실제 대상자는 고가ㆍ다주택 보유자다. 이들은 이론상으로는 지금보다 최고 3배까지 세부담이 늘 수도 있다. 하지만 주택분 세부담은 참여정부 시절이 더 많았다. 2007년 주택분 종부세 대상자는 38만1,636명, 이들이 낸 세액은 1조2,611억원이었다. 1인당 평균 330만여원이다. 반면 이번 개편으로 적용되는 주택분 종부세 대상자와 세액은 각각 27만4,000명, 7,408억원이다. 세액만 보면 참여정부의 60%도 안 된다.
더구나 치솟은 부동산 값을 감안하면 세금 폭탄이 맞는 지는 생각해볼 대목이다. 서울 강남 대치동의 S아파트 85㎡ 매매가는 2007년 2분기 13억7,500만원에서 올해 2분기 20억8,250만원으로 뛰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