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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sisa_1108789
    작성자 : 아서웰즐리
    추천 : 26
    조회수 : 621
    IP : 1.225.***.40
    댓글 : 7개
    등록시간 : 2018/09/11 18:19:40
    http://todayhumor.com/?sisa_1108789 모바일
    참여정부 썰 네번째 - 정동영과 김근태의 입각&아파트 분양원가
    원래 저는 이것을 다루지 않고 바로 2005년으로 넘어갈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재명과 수구좌파들이 분양원가 가지고 또 이렇게 염병을 떨어대니 얘기를 안하고 넘어갈 수 없네요

    사실 이걸 그냥 넘어가려던 이유는 그냥 서글퍼서입니다.
    (물론 80년대에 갓난아기였던 저는 이 타이틀에 별 감흥이 없지만)바로 운동권의 전설이 참여정부 내부분탕러 1호가 되는 모습을 설명해야 하거든요.

    뭐... 하긴 제가 써놓고도 말도 안되긴 하네요. 전 사실 김근태보다 정동영에게 더 큰 호감을 가졌었고 손절할때도 정동영 때가 훨씬더 가슴아팠는데 그럼 정동영 배신도 안쓸거냐 하면 그건 아니거든요.

    2004년 총선에서 열린우리당이 과반 압승을 거뒀는데 그 와중에 정동영은 노인폄하 논란으로 당에 부담이 되자 승부수를 던지는 차원에서 비례대표 후보 직을 사퇴합니다.
    그리고 총선 압승 이후 원외인사로서 당을 이끌기 힘들다는 이유로 당의장직도 사퇴하죠.

    한편으로 대통령은 5월 14일부로 대통령직에 복귀하시고 나서 고건 총리를 비롯한 내각을 대대적으로 교체합니다.
     이때 정동영을 차기 대권주자로 내심 점찍어두고 계셨던 노무현 대통령은 매의 눈으로 노리고 있다가 이때다 하고 입각을 계획합니다. 이때는 대통령과 정동영의 사이가 매우 좋았죠. 2002년에 경선에서 이인제와는 달리 깔끔하게 완주하며 매너있는 승부를 펼쳤고, 또한 진보, 보수 이념에 얽매이지 않고 실질적인 문제 해결을 중시하던 노대통령의 성향은 정동영의 실용주의와도 결이 같았으니까요

    동시에 대통령은 형평성을 위해 또다른 차기 대권주자였던 김근태에게도 입각제의를 합니다. 하지만 김근태는 정동영과는 달리 대통령에게 껄끄러운 상대였습니다. 언론인 출신, 김대중 대통령의 영입인사로 당내에서 카르텔이 거의 없던 정동영과는 달리 운동권의 상징인데다 당내에서 수많은 국회의원을 휘하에 둔 거대계파 보스인 김근태는 거의 지금 문대통령과 이해찬의 관계만큼이나 부담스러울 수밖에요

    이런 대통령의 의중이 작용하여 정동영은 통일부로, 김근태는 보건복지부로 가게 됩니다. 정치 좀만 알아도 정동영을 좀더 푸시해준다는 걸 알수 있는 인사죠. 이때 대통령에게 삐진 김근태는 말로는 대범한척 하면서도 대놓고 불편한 심기를 주변에 내비칩니다. 누가봐도 기분 안좋다는 걸 알수 있을 정도로 티를 팍팍 냈죠.

    그렇게 입각 직전 아직 자리를 놓고 줄다리기를 하던 때에 대통령이 민주노동당 지도부와 회동을 하면서 대형사고가 터집니다. 제가 기억하기로 총선때 열린우리당의 공약중 하나가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였는데 이건 사실상 당내 진보 원리주의자들이 대통령이랑 제대로 상의도 안한채 현실적인 문제는 생각도 안하고 어떤 결과가 날지, 부작용 따위 무시해버리고 진보는 시장에게만 맡겨놓지 않는다는 원칙만 내세우며 제멋대로 넣은 공약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원가를 공개해놓으면 공급자가 눈치보느라 제멋대로 가격 못올릴거라는 븅신같은 소릴 하는거에요.

    우리가 야당도 아니고 책임을 져야할 여당인데 이런 무책임한 일을 했다는 건 정말 어처구니없는 짓입니다. 우선 이 정책의 결과부터 말씀드리자면 오유의 어떤분이 판교로또라는 기가막힌 표현을 써주셨던데 저는 이 표현을 빌려 쓰고 싶습니다. 이런 아파트 당첨권 뽑기현상이나 부동산 투기 같은 부동산가격상한제의 폐해가 고스란히 드러났죠. 그것도 원가공개 정책을 그대로 쓴게 아니라 원가연동제 정도로 완화해서 시행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하청업체만 죽어났습니다.

    어쨌든 본론으로 돌아와서 민주노동당이 공약이었던 분양원가 공개에 대해 어떻게 할건지 물었을 때 대통령은 사실대로 털어놓습니다. 난 반대고 여당에서 나랑 상의도 없이 멋대로 집어넣었다고.

    이 발언이 퍼지자 열린우리당은 말그대로 뒤집어졌죠. 특히 당내 진보팔이들이 특히 불만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때는 아직 대통령에 대한 들이받기가 활성화되지 않았지만 이때 일은 나중에 노무현은 신자유주의자다, 보수주의자다 이렇게 공격하는데 소스로 쓰이게 됩니다. 이때 이 사람들을 대표해서 대통령을 들이받은 인간이 바로 김근태입니다.

    '계급장 떼고 붙어보자.' 유명한 발언인데 사람들이 이 발언은 알아도 누가 언제 했는지는 잘 모릅니다. 바로 이때 김근태가 한겁니다.

    물론 이문제로 김근태가 이때만 들이받았느냐? 아니죠. 두고두고 뒤끝작렬합니다. 2006년에 또한번 분양원가 공개하자고 신경전을 벌였고 2007년에는 노무현이 폭등시킨 부동산을 자신이 안정시켰다고 헛소리를 합니다

    참여정부는 초반엔 원내 3당의 미니여당이었고 따라서 사실상 2004년 총선이후 출범한 정부나 마찬가집니다. 그러니 이인간이 한짓은 정권 출범하자마자 당내 거대계파 보스이자 보건복지부 장관 내정자가 대놓고 대통령에게 반기를 든 거죠. 그것도 별 시덥잖은 이유를 어마어마한 문제인것처럼 꾸며서요
    정권 극초기,거대계파 보스 겸 장관 내정자. 이런 상황이라면 몸을 낮추고, 겸손하고, 뒤에서는 기자들 몰래 대통령에게 할말 하더라도 공식적으로는 절대 화목하고, 일단 대통령이 결론을 내렸으면 자기 입장과 달라도 일단 나서서 정부를 옹호했어야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한 사람은 단 두사람, 유시민과 김진표 뿐입니다. 
    유시민은 이라크파병 처음에 반대하다가 대통령이 찬성한다니까 바로 태세전환하며 정부 방어에 열을 올리다가 진보들한테 배신자라 욕먹고 김진표는 이번 건에서 대통령의 뜻을 충실히 따르다가 모피아로 악마화를 당했습니다.

    이 사건은 지지자들에겐 별 영향이 없었습니다. 이걸로 지지철회하니 뭐니 난리치는 사람은 없었거든요. 한마디로 대중이 보기엔 그냥 별거 아니었다는 소립니다. 오로지 당내 수구좌파들만이 좌파의 정책은 이래야한다 하며 난리를 친거죠.
    그런데 이 사건은 당내 정치인들에겐 엄청난 영향을 줍니다. 당내 거대계파 보스, 내가 모시는 사람이자 장관 내정자, 그리고 운동권의 전설같은 사람이 대통령을 대놓고 들이받고도 아무런 징계성 조치도 안내려지는 걸 두눈으로 보게된겁니다. 안그래도 노무현은 고졸이라는 이유로 은근슬쩍 무시당하던 사람인데... 그래서 이 사건은 후에 정치인들이 좀만 맘에 안들면 너도나도 다 대통령을 욕하게되는 계기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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