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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삼성증권 배당오류 사태와 관련해 잘못 배당된 주식을 매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직 삼성증권 직원들이 주식을 매도해 이득을 취할 의사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변호인들은 이른바 '유령주식'은 금융투자상품으로 볼 수 없어 자본시장법 위반죄를 적용할 수 없다며 치열한 법리 다툼을 예고했다.
29일 서울남부지법 형사6단독 남기주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사건 두 번째 공판기일에서 구속기소된 전 삼성증권 과장 구모씨 변호인은 "구씨를 비롯한 팀원들은 잘못 입고된 주식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봤고 무효라고 생각했다"며 "불법적으로 이득을 취할 의사가 없었고 매도 계약이 체결된 뒤 이틀 뒤에 결제대금이 들어오기 때문에 불법적 이익을 취하는 게 불가능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계약이 체결되고 대금이 입금되기 전이라고 해도 이를 증거금 삼아 다른 주식을 매수하거나 이를 담보로 대출을 받을 수 있다"며 구씨 등이 약 400억 원 상당의 경제적 이득을 취한 것으로 봤다.
하지만 전 삼성증권 주임이었던 이모씨의 변호인은 "피고인들은 매매체약 체결 후에 주문을 취소하거나 모든 권한을 삼성증권에 위임했다"며 "이들이 취한 이익은 전산상 수치에 불과하고 실질적으로 취한 재산상 이익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그는 "자본시장법을 보면 가상주식은 금융투자상품으로 볼 수 없으며 규제 대상도 아니다"라며 "피고인들은 매도 주문을 냈을 뿐 이를 부정한 수단이나 위계를 사용한 것으로 볼 수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검찰은 "피고인들이 이득을 취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고의로 주식을 매도한 사실은 메신저 대화 내용을 통해서도 확인이 된다"며 "시스템 오류로 유령주식 매도 주문이 가능해진 틈새를 이용해서 매도 주문을 제출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삼성증권은 지난 4월 6일 우리사주에 대해 주당 1천 원의 현금배당 대신 1천 주를 배당해 실제로는 발행되지 않은 주식 28억 주가 직원들 계좌에 잘못 입고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당시 삼성증권 직원 16명은 잘못 배당된 주식 501만 주를 시장에서 매도해 논란이 됐다. 또 다른 직원 5명은 주식을 팔려고 내놨지만, 거래가 성사되지는 않았다.
사건을 수사한 검찰은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구씨를 비롯한 3명을 구속기소 하고, 이씨 등 5명을 불구속으로 기소했다.
매도금액이 상대적으로 적거나, 계약체결 즉시 상사에게 보고하고 미체결된 주문을 취소한 직원 등 13명은 불기소 처분했다.
출처 |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8/08/29/0200000000AKR20180829131400004.HTM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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