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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3월이 출산 예정인 예비맘 입니다. 동시에 직장인이기도 하구요.
임신 초기에는 입덧이 심해서 고생, 이제 속이 좀 편해진다 했더니 허리도 아프고 온 몸이 젖은 솜처럼 무겁네요.
원래부터 몸이 약해서 그런지 몸이 더 힘들어지는 것 같습니다.
주변에선 다들 잘 먹어야 한다고 난리지만 입 맛도 없습니다.
배가 점점 불러지면서 조금만 먹어도 배가 땡겨서 힘이 들어요.
일이 바빠 잠시 쉬는 것도 눈치가 보입니다.
거의 하루 종일 앉아 있어 다리는 퉁퉁 붓고 배뭉침도 점점 심해져서 퇴근 후엔 복통도 심해졌네요.
거의 이직과 동시에 아이가 생겨 적어도 3개월은 더 다녀야지만 육아 휴직을 받을 수 있다고 해요.
회사 체계가 잘 잡혀 있지 않아 최근 몇 개월동안 절반 이상이 그만 둔 상태 입니다.
신입 직원을 뽑지 않고 있어서 퇴사한 사람들의 업무들은 남은 사람들의 몫이 되었어요.
물론 그 중에 하나가 저이구요.
배는 점점 불러오고 그만큼 몸이 너무도 힘들어 정신적으로도 많이 약해졌지만
제가 해야 하는 일은 계속 많아지고 있습니다.
사실은 육아 휴직도 잘 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에요.
요즘 세상에 이런 회사가 있을까 싶을 정도로 회사 복지가 정말 안 좋거든요.
하지만 저는 일을 그만 둘 수가 없어요.
일을 쉬게 되면 그만큼의 수입이 줄게 되고, 곧 태어날 아기를 위해서는 힘들어도 참고 일해야 합니다.
혹시라도 받을 수 있을지 모르는 육아 휴직을 위해서라도 저는 계속 다녀야 합니다.
그만 두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습니다.
하지만 그럴 수 없다는 것은 저도 잘 알고 있어요.
남편도 회사를 그만 두려고 했었지만 갑자기 생긴 아이 때문에 그만 둘 수 없게 되었고
이제는 정말 '가장'이라는 생각 때문인지 부쩍 예민해진 상태 입니다.
그런 상황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지금 회사가 어떻다는 얘기는 100%는 얘기 하지 않고 있어요.
남편도 힘들텐데 제가 자꾸 더 징징거리면 더 힘들어질테니까요.
참다 참다 간혹 회사가 '너무 힘들다', '너무하다'라는 이야기를 하면
제가 그만 둔다고 말할까봐 걱정부터 하는 것 같아요.
그리고 회사에서 짤릴까봐 전전긍긍 하는게 너무 크게 느껴져요..
우리 회사 누구는 만삭 때까지 회사 다니더라,
인터넷에 보니까 출산 일주일 전까지 출근 하는 사람도 많다더라,
남들도 다 임신하고 회사 다니지 않느냐,
이런 얘기 들으면 없던 기운까지 전부 빠져버립니다.
저는 그냥 '힘들지, 조금만 힘내자'라는 위안을 받고 싶을 뿐인데 말이죠.
제 직업 특성상 자택 근무도 가능한 일이라, '내년 초쯤 되면 자택 근무로 바꿔달라고 할거다'라고
이야기 했더니 그러다가 회사 짤리면 어떻게 할거냐는 대답부터 돌아 왔습니다.
아이가 생기고나면 생활이 빠듯해질테니, 돈 걱정이 되는 건 이해해요.
수입이 엄청 많은 건 아니지만 그래도 제 월급이라도 없으면 힘들어지겠죠.
상황은 다 이해하지만 저는 그냥.. 별것도 아닌데 너무 섭섭하네요.
이렇게 써 놓으니 제가 왜 섭섭해 하는건지 이상한 것 같기도 하지만 그냥 너무 속상합니다..
따뜻한 말 한 마디가 그렇게 어려운건지 싶기도 하고..
그냥 괜찮다고 힘내라고 해주면 될 것 같은데 매번 현실적인 대답만 돌아오니 이젠 넋두리도 안 하게 되네요..
어제 밤에는 아이스크림이 너무 먹고 싶었는데
저 혼자 토라져서는 사달라는 말도 못하고 아이스크림 사진만 잔뜩 보다가 잠들었어요ㅎㅎ..
이렇게 얘기한다고 달라질 건 하나도 없겠지만, 그래도 속이 좀 후련하네요.
엄마가 된다는 건 정말이지 너무 어려운 일인 것 같아요.
내일이면 기다리던 주말이니 마음 다스리고 조금 더 힘내봐야겠어요.
모든 예비맘 분들 힘내세요!
출처 | 본인 넋두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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