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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best_108984
    작성자 : 편의점꼬마
    추천 : 47
    조회수 : 1174
    IP : 221.147.***.80
    댓글 : 4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05/10/01 21:47:07
    원글작성시간 : 2005/08/23 23:44:51
    http://todayhumor.com/?humorbest_108984 모바일
    우리 할머니 이야기..(유머글 아닙니다 -_-;)
    일단 유머글 아닌것에 대해 일단 죄송..;;

    그냥 광복 60주년이고...뭐 학교를 다니다 보니(참고로 복학생 24살입니다)
    이래 저래 과거 얘기가 많이 나오고 ...그러니 문득 할머니 생각이 났습니다

    저희 할머니는 2003년에 돌아가셨습니다. 췌장암으로
    제가 상병때였죠.. 휴가때마다 병문안을 갔는데..갈때마다..몸이 더욱 수척해 지시더니
    결국 돌아가셧습니다..연세도 있으셨고..이렇게 할머니도 가시는 구나 했습니다
    전 부모님보다 할머니 밑에서 더 오래 살아서..굉장히 슬플줄 알았는데
    그땐 눈물도 안나더니..요즘 들어 괜히 슬퍼집니다
    다들 그러시던데...너무 가까운 사람이 가면..오히려..잘 못느낀다고 하더군요..

    제가 오늘 하고싶은 이야기는...제가 군대가기 전 할머니와 살면서 있던 이야기 입니다

    저희 할머니는 국가유공자셧습니다. 
    저희 할아버지께서 6.25사변 때 군인의 신분으로 전사하셧거든요
    그때 큰아버지는 어릴쩍이엿고..저희 아버지는 할머니배속에 있어서...
    저희 아버지도 할아버질 뵌적이 없습니다..

    가끔 할머니께 할아버지 이야기를 듣곤 했는데..
    어느날 할머니께 군대에 간다고 이야길 했더니..눈시울을 붉히시면서 
    할아버지 이야기를 꺼내셨습니다..평소엔 묻지 않으면 절대로 잘 안하시죠..
    왜인지는..늦게 서야 알았지만..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결혼하시고 얼마안되어 전쟁이 났는데
    할아버지께서  임신하신 할머니를 두시고 전쟁에 나가셧고
    그 후 전쟁중에 한번 오셧는데..그땐 정황이 정말 난장판이셨답니다.
    저희 할아버지는 장남이셧고..할머니는 어린나이에 거의 과부신세에
    증조모님께서는 부모로서 과히 못마땅하셔서 담날 다시 전쟁터로 가시는 할아버지를
    할머니와 함께 밤새 달래고 울고..잡았답니다.

    할아버지는 그래도 가셧답니다...
    기분이 묘했습니다..할머니께 여쭈었습니다..
    "할매..할배 그날이 마지막이였나??"
    "그렇지뭐..가서 못봣제.."
    ..
    ..
    ..
    "마지막 말이..뭐였는데??"
    "뭐..백두산에 태극기 꼽고 돌아온다 카드라.."
    ..
    ..
    ..
    ..
    ..
    할머니께서 30분 정도를 우셧습니다..


    그러고 나서 며칠후 저는 군대에 가고..훈병시절...집편지에 할머니께서 암에 걸리신걸
    알게되었습니다.

    할머니가 돌아가셧습니다..
    청원휴가를 나와서 아버지와 형과 친척들과 전..할머니를 화장했습니다

    참 이상했고..약간 보수적인 저는 아버지께 여쭈었습니다.
    "왜 할매 화장하시는데요..?? 좀..""
    참고로 우리집은 조상들을 대대로 묘장하는 산이 있어서 
    물어본겁니다...
    아버진 아무 말이 없으시곤 조용히 눈물만 훔쳤습니다..
    3일이 지나고...집으로 와서..아버진 형과 저를 데리고 
    삼겹살에 쏘주한잔 하자고 데리고 가셨습니다..
    아버지는 쏘주를 많이 드시더군요....
    말씀하기를...

    매일 병원을 찾아가시던 아버지는..어느 날 할머니께서 좀 이상하시더랍니다.
    "본걸아(저희 아버지 성함..)..애미는 화장 시켜주면 좋겟다.."
    "왜 또 그런소리하노..조상님들 땅 산 다있는데..또 자식한테 뭔 죽는단 소릴 하노.."
    ..
    ..
    ..
    "나는 니 애비를 21살 때 보내고...시체도 못보고...죽었단...쪼가리만 받았다..니 알제??
    나는 니 형은 애비를 조금이라도 기억하니..괜찬은데...니 한테는 애비 얘기도 안했다..
    얼굴도 모르는게...얼마나 상심하겠노 해서...나는 내 혼자서 너네 둘 다키우고...
    니형은 못나가지고 애미보다 먼저가고..(큰아버지는 돌아가셨습니다)..니 애비는 나 생각 할 새도 
    없이 니만 보고..난 살았다..근데...이 애미는...니 애비를 한번도 잊은적이 없다...
    니 공무원생활에 바쁜거 아는데..한번 시간내서 서울 국립묘지 가서...애비이름 적어와서...
    나랑 같이 화장해도...묘비에 꼭 니 애비랑..이 애미 이름 같이 쓰고..같은 날 제사 지내도..
    자주 안 와도 된다... 같이 갔음 좋겠네...니 애비 전쟁터서 죽어가..제삿날도 생일로 안했나..
    애미랑 같이 해도...니 애미...마지막 부탁이데이..."

    아버진 이 이야길 들으시면서 많이 우셧답니다..
    자식들 키운다고...강해보일라고..애비없이 자란단 소리 안듣게 할려고...
    강한척 하시던..우리 어머니..결국 여자이셧다고....
    저희도 너무 눈물이 났습니다..
    아버진 바로 다 알아보셧고..다 그렇게 해주셨습니다...
    자식된 도리죠....

    행복하실까요...우리 할머니 할아버지 제 2의 신혼이......



    전 우리 할아버지도 자랑스럽지만...우리 할머니가 더 자랑스럽습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편의점꼬마의 꼬릿말입니다
    조따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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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5/08/23 23:49:26  221.16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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