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제가 중1에 막 들어선 4년전 하고도 몇 개월 전......
저는 친구와의 장난으로 팔이 부러지고 게다가 무슨 신경 어쩌고까지 잘못되어 수술을 하기위해 병원에 입원을 했습니다.....
첨에 수술이 잘못되어서 좀 큰 병원으로 다시 갔었음죠...
어쨌든 그렇게 수술이 끝나고 잘 쉬면서 일주일이 지났을 쯤이었습니다.
팔만 다쳤기 때문에 움직이는데는 별 이상이 없었던 저는 링거를 꼿고 그것을 끄는 걸이(바퀴가 달린 걸이)에 한쪽 발만 올린체 거의 킥보드 식으로 병원을 누비고 다녔었죠...
뭐 초딩을 갓 벗어났기 때문에 활발한 정신과 몸 상태를 어쩔 수 없었던 탓도 있겠고, 병원이라는 곳이 원래 심심한 이유도 있겠지요......
어쨌든 그렇게 돌아다니던 중 저는 우연히 특실에 열려 있던 문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가던 길을 멈추고 문 안을 봐라보았습니다.
(활짝 열려 있었기에 그냥 봐도 보였죠)
벽으로 가려졌기는 했지만 산모로 보이는 여인의 이불을 덥고 있는 발 부분과 남편으로 보이는 사내, 그리고 아기가 안겨져 있었고 다른 여러 의사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특히나 사내는 왠만한 어깨에 힘주는 아저씨 못지 않게 생긴 얼굴과 덩치를 뽐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무서븐 아저씨가 있는 병실에서 멈춘 이유는 의사들이 하는 말 때문이었죠.
너무 오래 전이라 대화는 기억이 잘 안나지만 산모의 죽음에 대해 말하고 있었습니다.
아마 아이를 낳은 후 병실에서 죽은 듯하더라고요.
그런데 안의 상황을 보면 무척이나 이상했습니다.
아내가 죽었다는데 무덤덤한 사내와 오히려 곤히 자고있는 아기.......
오히려 의사들과 간호사들만이 당황하며 이리저리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어쨌든 그런 장면에 무서움보단 호기심이 앞섰던 저는 그저 가만히 돌아가신 고인의 모습을 보려고 했었던 것 같습니다.
방안의 모습을 보려고 기웃기웃거리고 있었죠.
그런데 그때 하필이면 고개를 돌리던 남자와 눈이 마주쳐버렸고, 저는 놀래서 그 자리에서 바로 달아나 버렸습니다.
물론 아무런 일도 하지 않았지만 혼자 겁을 먹은 탓이었겠지요......
어쨌든 그렇게 낮이 가고 밤이 왔을 때 였습니다.
입이 심심했던 저는 매점에 들러 과자와 음료등을 사가지고 엘레베이터를 타고 올라오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우연히도 낮에 봤던 그 층에서 문이 열렸고, 저는 그 순간 정말 어떻게 발견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놀라운 능력으로 한 장면을 봐라보았습니다.
문에 가려 거의 보이지 않았지만 덩칫가 커다란 한 사내가 울고 있었습니다.
문이 닫히려 할 때 다시 열고 나와 자세히 봐라보았습니다.
구석진 곳.
휴게실로 만들어진 그곳에서 그는 사진으로 보이는 액자를 들고 울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우는 얼굴을 보았을 때 저는 놀라서 움직일 수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왜?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아마 이것을 읽고 계시는 분들도 짐작하셨겠지만 바로 그 덩치가 산만한 사내였습니다.
낮에 아내가 죽었음에도 불구하고 울지 않고 아이를 안고 있던.......
그런 그가 너무도 서럽게 그리고 아이같이 울고 있었습니다.
분명 아직도 그의 덩치와 모습은 저에게 무서움이었지만 그런 그가 울며 들고 있는 사진은 그 무서움을 넘는 궁금증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천천히 그에게 다가가고 있었을 때, 그가 울면서 저를 봐라보았습니다.
저는 순간 흠칫했지만 낮처럼 도망가거나 하지는 않았습니다.
분명 같은 사람이었지만 낮에 보았던 사람과는 다른 모습...
전혀 달랐습니다.
너무도 불쌍해보이고 가녀려보였습니다.
그의 그 큰 덩치는 그저 허울로 보일만큼.......
그리고 저를 보고 눈을 훔치던 그가 끝내 보고 있던 저를 손짓으로 천천히 불렀습니다.
처음엔 가야하나? 했으나 그의 계속되는 손짓에 저는 천천히 그에게 다가갔습니다.
그리고 그냥 옆에 앉아 그의 울음이 멈추길 기다렸고, 울음이 멈추자 그가 하는 얘기에 귀를 기울였습니다.
"너 아까 그 아이지? 낮에....... 그럼 이 아저씨가 왜 우는 지 알겠네? 흐흐..... 그래, 너무 아프고 슬퍼서. 그래서 우는 거야."
꽤나 엄숙한 분위기 였고 또 심각했기 때문인지 아직도 정확히 모두 기억나는 그의 말은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
"물론 남자는 태어나서 3번 운다고 하지만...... 아저씨는 그중에 한번은 울 수가 없으니까......"
그런 그의 말에 저는 왜냐구 질문을 했었고, 그는 천천히 저에게 말을 해주었습니다.
"아저씨는 부모님이 안계셔..... 태어나자마자 버림을 받았거든...... 고아원에서 자라고 커서 부모님이라는 건 원장님 밖에 안 계시지만 커서 또 도망나와서 부모님이라고 할 것도 없지. 그러니까 남자가 우는 세번 중 한번은 이것으로 할 수 있겠지?"
워낙 정신도 없고 충격을 받아서인지 그는 행성수설 그렇게 앞뒤 안맞는 말을 거의 한시간 가까이 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졸려서 꾸벅거릴 무렵 그는 저에게 자신의 아들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너무도 귀엽고 또 사랑스럽다는 아기....
바로 낮에 안고 있었던 그 아기를 말하는 듯 했습니다.
갓난 아이인 듯한데....
어쨌든 그렇게 시작된 이야기에서 저는 아버지란 이런 거구나... 하고 느껴버렸습니다....
아이 때문에 울 수가 없었다....
아이는 아직 아무것도 모를 텐데 아이만은.. 편하게 해주고 싶다......
자신은 사랑을 못받았지만 아내에게 받은 사랑은 컷기에 아이에게 아버지라는 모습으로 잘해주고 싶다......
제 가족에게서도 못 느꼈던 아버지의 멋진 모습을 저는 그때 느꼈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그 아저씨를 다시 만났습니다....
아들이 컸는지 놀이터에세 뒤뚱거리며 놀고 있었고, 그 근처에서 봐라보고 있던 사내....
바로 그였습니다....
근처에 처가댁이 있는데 그래서 들렸다고 했습니다...
너무 오랜만이라 저를 잘 기억은 못했지만 반갑게 맞으며 저를 끌어안았던 그는 꽤나 많이 밝아져 있었습니다...
아이의 아빠로 또 부모의 모든 자리를 메꾸며 아이를 기른 그는 예전에 병원에서 저에게 했던 말을 지켰습니다...
위에서는 너무 긴 말 중에 있어 하지 못했던 말....
자신을 버림 받았지만 아이는 그 누구보다 행복하게 키울 것이라고....
그말처럼 아이는 어릴적 보다 정말 맑고 귀엽게 커 있었고(물론 어릴 적 모습은 기억이 안나지만...), 웃고 있었습니다...
어딜 봐도 엄마가 없다는 소리를 듣지 않을 만큼...
어쨌든 아저씨와 그 뒤로 조금 이야기를 하다 헤어졌는데....
아저씨는 지금 어울리지 않게 놀이방 원장님을 하고 계신다고 했습니다.
제 생각으로는 아마 아들과 떨어지고 싶지 않으셨기 때문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쨌든 오늘 하루,...
그런 날 이었습니다...
지난 날을 기억하며 그때는 느끼지 못했던 감동을 다시 느꼈던....
이글 보고 반대만 하지 말아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제 글 솜씨가 허접하다보니 그렇지 사실입니다...
그럼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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