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 케이크 나눔하신다길래 신청한 사람입니다. 그냥 추천하고 메일만 슥 적기엔 좀 그래서, 정성이라도 보이자는 마음에 신청하는 이유 설명했습니다.
담주 월욜 부부 결혼기념일이고, 그 주 금요일 '제 생일'이고, 나는 임고생이라 가장노릇 제대로 못 하는데 아내가 애키우고 내조하느라 힘들어하니까 그냥 깜짝선물 해주려고 그런다- 요지의 글이었습니다.
근데 대차게 반대가 붙기 시작하더니, '그런 날에 돈 안들이고 나눔 받아 주려고 하냐', 감성팔이라서 비공감한다.' '지어내는 사람일 수도 있다'는 댓글이 달리더니 급기야 '그런 날에는 진짜 먹고픈 사람들에게 양보해라. 창피하게시리'같은 댓글까지 달리네요.
케이크 받을 생각 싹 사라졌고요. 지금부터는 저한테 그런 류의 말씀하신 분들에 대한 제가 드리고픈 이야기와, 그런 분들의 이중잣대에 대해 글 하나 좀 파보려고 합니다. 일단 인증할텐데요, 집이 아니라 공부하러 밖에 나와서 신분증이나 청첩장 없다보니 제 페북 정보로 대신합니다.
글의 통일성을 높이기 위해 제가 그 글에 대댓글로 했던 이야기들을 다시 이야기할 수도 있습니다.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1.이 나눔에 조건이 있던가?
아래의 나눔 본글을 봅시다.
특별한 조건이 없어요. 멀리 타지에 살아 혼자 생일을 맞이한 사람이라거나, 생일에 케이크 하나 제대로 못 먹은 사람이 아니라 그냥 맛보고 싶으신 분들이면 된다고 했습니다.
글 쓰다보면 덧글 주시는 분들 자꾸 결혼기념일에 초점 맞추시는데, 결혼기념일과 제 생일이 한 주에 겹친다는 것도 좀 생각해주세요 ㅠㅠ 제 생일요, 제가 먹을 제 생일 케이크로 신청하는 것이기도 하단거죠.... 아래로 이어서 봅시다.
2.감성팔이라서 반대다?
그럼 사연 단 모든 사람들 다 반대 먹어야 하는 것 아닌가요? 왜 이런 댓글들은 추천을 받나요?
자기 사연을 말 한 것이 감성팔이라면, 이런 분들은 왜요? 이 공감과 비공감 잣대의 정확한 기준이 뭔가요? 인증요? 두번째 댓글은 인증 있는데 첫째 댓글은 인증 없습니다. 제 댓글처럼요. 제가 신청할 당시 '나눔받으면 인증글 올리면서 내 생일도 인증해야지' 하는 생각에 그냥 저렇게 신청하셨을지도 모르죠. 상황설명이나 사연을 부연하는 게 감성팔이같아 싫을 수도 있다 이겁니다. 근데 어느 글은 반대를 많이 먹고 어느 글은 공감을 먹느냔 거죠.
3.특별한 날에 본인 노력 들인 돈으로 고심해서 선물을 줘라?
제게 달리거나, 저같은 사람들 겨냥한 덧글이 하나 있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불로소득을 원한다기보다는 그냥 저런 특별한 케이크 나눔이 있으니 신청을 해 본거다. 시판 양산형 케이크랑은 다르지 않냐고 했죠.
그러니까 댓글이 이렇게 달리더군요.
'본인이 먹고 싶고 필요해서 신청하는 사람들'이 대다수라...저도 제가 먹고 싶고 필요해서 하는 신청인데 저는 마치 아니란 듯이 적어놓으셨더라고요. 이건 아마 제 아내한테 선물을 주겠다라고 한 말 때문인거 같습니다. 근데 그 앞에 '결혼기념일이자 제 생일'이라는 설명과, 제가 임용준비하는 가장이라 아내가 고생이 많다는 단서를 붙였어요. 결혼기념일에 아내를 준다는 의미도 있지만, 제 생일에 괜히 또 케이크 준비할 아내에게 그냥 이 케이크가 있으면 좋아하겠지-라는 의미가 더 컸어요. 이걸 이렇게 설명하는 것 자체가 너무 구구절절 감성팔이 같네요. 그런데 이런 설명이 없으니까 오해를 한다-고 여겨질 것 같아서 적어봅니다. 다시 말하지만, 이런 사정 설명하는거랑 별개로 저 케이크 받고 싶은 마음 하나도 안 남았고요. 다시 글로 돌아와서, '본인이 필요해서 신청하는 사람들'에 선물로 주거나 다른 사람과 같이 먹는 사람은 해당이 안되나요?
라디오에 경품신청을 할 때도 그냥 신청하는 사람보다 이런저런 자기 사연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일반적입니다. 나눔문화도 그거랑 좀 비슷한 거 아닌까요? 라디오에 사연이야기하는 사람나오면 '아 또 감성팔이를 하네 ㅉㅉ'이런 생각들을 하시는건가요? 저는 그게 '무성(그 분 아닙니다!)의함은 좀 예의가 아닌거 같으니 뭐라도 좀 적자'로 해석하는 반면, 덧글 주신 분들 중에는 '감성팔이하려고 구구절절 주작인지 아닌지도 모르는 글을 적는다'고 보실 수도 있단 의견 주셨어요. 그건 맞습니다. 해석이야 다를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전 그런 잣대가 왜 댓글마다 다르냐는 것에 더 초점을 두고 싶은거죠.
심지어 이런 덧글까지 달리더군요.
창치는 아마 창피의 오타겠죠? 케이크 살 돈 아껴서 뭐하냐뇨? 이미 이 글이 달리기 전에도 적었지만 '그거 조금 아낄 수 있으면 선물이라도 좀 더 여유있게 해줄 수 있고 아기한테 뭐라도 해줄 수 있다'고 적었죠-_-; 저도 기념일 두 개가 한 주에 겹치니까, 저런 케이크도 함 먹어보고 싶네-하는 맘으로 신청한거에요. 내가 정말 먹고픈이인지 아닌지는 어떻게들 판단하시는지.... 아예 그냥 나눔거지로 거의 못을 박고 그러네요. 비공이 좀 달리다보면, 그 사람에게 어떤 류의 반대를 해도 되는 분위기가 형성되는 것은 좀 무섭다고 봅니다. 다행히 이 글이 비공감2를 먹긴 했지만요. 이미 윗 댓글에 설명을 해놓은 것들을 다시 끄집어와서 논리와 상관없는 모욕적 언행까지 하고.... 좀 그렇네요.
4. 나눔글에 나눔 신청하는 것이지, 일반 글에 대뜸 나눔해달란 글이 아니었습니다.
저는 나눔 글에 신청을 한 거지, 케이크 만들었다고 인증한 분께 대뜸 그거 달라고 한 게 아닙니다. 저 재연맘 아니에요(.. ) 나눔하신다는 분한테 그냥 나눔신청한거에요. 저한테 꼭 달라거나, 이런 사정이 있으니 반드시 먹고 싶다고 한 것도 아니고요.
애당초 '니 돈주고 사먹어라'같은 논리가 나눔글에 왜 나오나요? 공짜로 나눕니다-하는 걸 전제로 쓴 글에 '그럼 제가 그거 받을게요'하고 신청한거 아닌가요? 나눔신청하는 사람들이 못마땅하면, 나눔글을 안 보시면 되잖아요. 왜 굳이 나눔글 들어와서 '아니 지가 돈주고 사먹을 생각하지 돈 아끼려고 감성팔이하는 거 봐라 주작인지 아닌지 입증도 안되면서'같은 마음으로 비공을 누르시나요?
5.나눔거지들은 저도 싫습니다만, 벼룩 때문에 초가삼간 태우진 맙시다.
전부터 신청할 때 사연 좀 적으면 닥비공 많이 달리는데, 아무래도 위에 열거한 감성팔이, 주작일 가능성 등이겠죠. 근데 이것도 뭐 인증(인증한다고 감성팔이가 아니게 되는 것도 아닌데도)하면 상황이 영 달라지고...
아무래도 우리 커뮤니티글 모니터링하면서 나눔글 오면 알아서 필터로 걸러내어 잽싸게 빼먹는 애들있고, 나눔글에만 덧글다는 나눔거지들도 있어서 꽤 문제가 많이 되었기 때문이겠죠. 그런 사람들 때문에 사실 나눔의 방식은 물론이거니와 나눔자체의 허용여부도 갑론을박한 적이 있었죠. 그래서 이런 반응들이 나오는 것을 '이해'할 수는 있지만, 이런 반응이 자꾸만 나오는 게 옳다고 생각되진 않아요. 저 활동내역 보시면 알겠지만, 롤게 수수께끼말곤 어디 나눔신청도 거의 안 해요. 제 기억에는 육아게시판에 책 달라고 한 거..정도네요.(그것도 비공 먹더군요-_-) 그리고 그거하려고 오유 들어오는 건 더더욱 아니고요. 근데 이렇게 비공먹고 그러다보면...걍 나눔글 보는 순간 '아 저거 뭐 신청하면 반대먹겠지'하는 생각 들어요. 나눔신청하는 사람들에게 불확실한 잣대로 공감 비공감 먹이는 게 나눔거지들을 방지할 수 있는 방법은 아니잖아요.
솔직히 저 여기 굉장히 좋아합니다. 저같은 사민주의자가 병신처럼 어깨 좁히고 있지 않아도 되고, 제가 잘 모르던 부분까지 짚을 수 있는 혜안을 가진 분들 글도 읽고, 저 좋아하는 게임 같이 즐길 수 있는 분들도 여기서 만나고... 모든 커뮤니티가 그렇듯 우리도 문제점들이 있단거 압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오유를 떠난다거나 여길 욕하고 이럴 생각 없어요. 근데 막상 제가 이런 불합리한 일을 당하니까, 이것 때문에 상처받는 사람들한테는 꽤 큰 일이 될 수도 있겠단 생각이 들어요. 글 뒷편 갈수록 그런 논조의 덧글도 조금씩 달리고 있고요.
나눔해주시는 당사자분은 이런 일 있는 줄 모르고 일하고 계실텐데, 그 동안 우리는 왜 이토록 너는 감성팔이네, 주작인지 아닌지도 모르네, 창피한 줄 알아야지같은 소리 나오면서 헐뜯는걸까요. 이럴거면 나눔을 왜 하나요?
댓글에 돈주고 살테니 어떻게 살 수 있냐고 여쭈시는 분들이 있어서 비교되는 것 같네요. 그 분들의 태도가 옳긴 합니다만, 그렇다고 나눔신청하는 사람들이 그런 분들과 비교되어서 '저 사람들은 제 값주고 사려는데, 여긴 그런 특별한 날에도 무전취식하려는 애들이 있네 ㅉㅉ'하는 게 옳을까요. 모든 종교적, 도덕적 잣대가 누군가를 비난하고 정죄하는 도구가 된다면 그건 하나의 폭력이라고 봅니다. 나눔신청한 다음에 그런 분들 보면서 '아 그래 저걸 아예 사려는 분들도 있겠구나'싶어서 대단하단 생각은 했어요. 그런데 나눔글에 나눔신청을 한 게 왜 그토록 비공감 달리며 듣지 않아도 좋을 소릴 들어야 하는 지.... 잘 모르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고, 혹시나 상관이 없는데도 기분이 나빠지신 분들껜...정중히 사과드립니다. 정말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