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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gomin_1088167
    작성자 : 익명amNpa
    추천 : 10
    조회수 : 520
    IP : amNpa (변조아이피)
    댓글 : 108개
    등록시간 : 2014/05/14 11:07:33
    http://todayhumor.com/?gomin_1088167 모바일
    나만 아는 ㅈ같은 얘기 익명으로 풀어봄

    아빠는 꽤 돈을 잘벌던 자영업자였으나 1997년 IMF 터진 이후 힘들어졌고 그 이후 쭉- 생활비를 주지 않음. (1997년 당시 나와 동생은 초등학생) 
    그래서 준공무원이던 엄마 수입으로 살아옴.

    몇년 뒤 사업이 펴도 아빠는 생활비를 주지 않았음.
    번 돈은 여자들과 하룻밤을 보내기 위한 작업밑천으로 사용.
    한달 중 3/4 이상을 술에 취해 새벽에 들어옴. 기본 귀가시간이 새벽 2-3시 이후.

    맞벌이였던 부모님 덕에 나는 초등학교 1학년때부터 두살 어린 동생을 돌보며 살아왔음.
    때 되면 밥챙겨먹이고, 손잡고 학교/학원가고, 준비물 챙겨주고, 숙제 했는지 체크하고,
    다른 부모님들이 부러워할 정도로 잘 챙겨줬음. 

    엄마는 퇴근하고오면 힘드니까 우리에게 저녁을 배달시켜줬음.
    같이 시간을 많이 안보내서인지 부모님과 정서적으로는 연결고리가 별로 없음.
    주거지, 옷, 음식, 학원비 등의 경제적 지원 빼고는 부모님의 사랑 이런걸 느낄 일이 별로 없었음.
    동생은 특히나 그게 심해서 나만 자기 가족이라 생각함. 

    엄마랑 아빠는 내가 어릴적부터
    끊이지 않는 친가쪽 식구들 문제와 (친가쪽은 지들끼리는 존나 단란함. 손녀인 나도 외부인 취급할 정도니 며느리는 뭐 말안해도 아시겠죠.)
    아빠의 폭력성, 바람기 등으로 매일같이 싸워옴.
    아빠는 엄마에게 화가 나면 엄마에게 손찌검을 하기도 했지만 그 화풀이를 나와 동생에게 한 적도 많음.

    9살때 김치찌개 밑바닥에 있는 고기 한개 건져 먹었다는 이유로 폭언과 폭력에 시달리고,
    10살인 내가 밥을 늦게 먹는다고 밥을 먹는 와중에 뺨을 맞은 적도 있음.
    그래서 나랑 동생은 아빠를 싫어했음.
    어린 아이 눈에도 별 시덥잖은 이유로 손찌검하니 아빠는 혐오의 대상이었음.

    내가 초등학교 5-6학년때부터인가, 그 전부터인가. 엄마는 나에게 의지하기 시작했음.
    우리집 돈이 없어서 어떡하니부터 시작해서 호된 시집살이, 아빠의 바람기와 폭력성 같은것까지.
    외할머니에게 말씀드리면 마음아파하신다고, 친구들에게 얘기하긴 창피하다고,
    들어줄수있는 사람이 나밖에 없다며 매일같이 내게 이런 저런 얘기들을 했음.

    나는 엄마의 인생 하소연을 들어주기 너무 어렸고,
    듣다듣다 폭발해서 그럼 어린 내가 어떡하길 바라는거냐고 화를 냈지만
    엄마는 자기 하소연을 들어줄 사람도 없다며 날 붙잡고 얘기하는게 일상이 됨.

    어릴때 내가 가장 많이 했던 생각은 이거였음.
    타임머신이 개발됐으면 좋겠다, 그럼 옛날로 가서 엄마와 아빠가 결혼하는걸 막을텐데.
    비록 내가 태어나진 않겠지만 엄마의 불행한 결혼생활도 없었을테고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나서 이런 일로 스트레스 안 받아도 될텐데.

    내가 고3때, 아빠의 바람기가 또다시 불거졌고 (원래 쭉- 있었던 일이지만 다시 수면 위로 떠오름)
    아빠가 같이 일했던 유부녀 여직원과 오랫동안 바람을 폈던걸 엄마가 알게 됨.
    이전까지는 술집 여자들과의 하룻밤이 주된 문제였다면 이번엔 상대가 유부녀들이고 오랫동안 지속된 바람이란 점이 달랐음.
    그 유부녀 여직원 외에도 많은 여자들에게 찝적찝적댄 증거들이 포착됨.
    그걸 엄마가 알아낸 경로가 자연스러운 경로가 아니었기에 엄마는 내가 알아내고 엄마한테 말해준걸로 하자고 함.
    나는 별일이 없을거라 생각하고 그러겠다고 했는데 ....................

    아빠는 나를 학교에 데려주며 매일 아침 내게 저주를 퍼붓고 나를 죽여버리겠다고 했음.
    나같은 년은 성격이 괴팍하고, 이기적이고, 가정의 평화를 깬 장본인이라며 나에게 핏대 세우며 화냄.
    아빠란 사람은 가정을 걸고 바람을 폈음에도 불구하고 그 책임을 내게 돌렸음.
    자기가 엄마에게 기죽어 사는 꼴을 보니 속이 시원하냐며 모든 일이 내탓이라 했음. 

    덕분에..... 고3때 나는 공부하는 척만 하고, 단 한번도 책을 펴본적이 없음.
    매일 아침 나에게 죽이겠다 지랄하는 아빠와 저녁마다 날 붙잡고 하소연하는 엄마를 번갈아 상대하다보니
    현실도피처로 만화책이나 소설책에 빠져들었음. 
    성적이 하락세를 탔어도 명문대 중 하나를 가긴 했지만
    내가 원하던 곳은 의대였기에 나에겐 별의미가 없었고 삶의 의욕을 잃은지도 오래였음.

    아빠와 엄마는 주변에 내가 의대 갈거라고 자랑해놨는데 못갔다고 나를 부끄러워했음.
    서로 트러블 때문에 힘들어죽겠는데 나까지 실패라고.. 
    내가 당신들 때문에 힘들었을거란 생각은 하지않고 난 그저 부모님에게 설상가상, 엎친데 한번 덮쳐준 존재였을 뿐이었음.

    나는 애초에 자포자기 상태였기에 현실 도피를 했던거임.
    결과가 좋지 않을거란건 뻔히 알고 있었음.

    엄마는 아빠와 이혼하고 싶어했지만 이런 저런 이유로, 혹은 본인이 용기가 부족해서인지 차일피일 미뤄왔음.
    할머니(아빠의 엄마)가 일찍 돌아가신 외할아버지를 빌미로 엄마의 흠을 잡았었기에....
    내가 나중에 결혼할때 이혼한 집이라고 나를 상대 집에서 흠잡으면 어쩌냐며 걱정함.
    난 그딴 집엔 시집 안간다고, 아빠를 아빠라고 소개하는게 더 흠잡힐 일이라 했음.
    부모님이 이혼한게 흠이라면, 나는 그 흠이 보이지도 않을만큼 괜찮은 점이 더 많은 여자라고.
    엄마가 이혼을 못하는 이유가 단지 그거라면 전혀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고 설득했고,
    결국 오랫동안 날 힘들게 하던 이 문제는 부모님의 이혼으로 종지부를 찍는 듯 했음.

    그런 줄 알았는데.... 5년이 지난 지금도 엄마는 내게 여전히 너무 많은 부분을 의지함.
    이제서야 난 엄마가 오랫동안 우울증에 시달렸단걸 느꼈음.
    나만 우울증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음.

    딸인 나를 남편이라 생각하는건지 다 큰 내가 저녁 9시에만 들어와도 늦었다고 쌍욕을 함.
    툭하면 내 방을 뒤지거나 내 우편물을 맘대로 뜯어보고 내 컴퓨터와 휴대폰을 뒤져봄. 
    내가 연애라도 하면 그건 중죄임.
    연애할 상황이 아닌데 연애를 한다며 ...
    그 시간에 공부를 더 하거나 돈을 벌거나, 취업준비를 하라고 함.

    엄마는 머리가 좋지만, 굉장히 여리고 어리숙하고, 모든 일이 서툰 사람임.
    엄마가 일을 그만둔지 10년이 다 되어가지만 여전히 엄마는 초보주부임.
    살림도 청소도 요리도 내가 더 잘함. 
    외할머니조차 나에게 엄마 잘 보살피라 하심.
    엄마는 정말 아무것도 고생 안하고 화초처럼 자란게 느껴짐.
    그래서 내가 존나 잡초처럼 사는 중임.

    엄마는 손이 느리고 서툴어서, 내가 손대지 않으면 집안일은 항상 엉망진창임.
    살림뿐만이 아니라..........집안의 모든 대소사가 내 손을 거쳐 지나가야함.....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마는 내게 생활비까지 부담시킴.

    나는 가장이자 전업주부이자 내 본분인 학생 노릇도 해야 되는게 너무 서러움.
    내 어깨에 놓여진 짐이 너무 큰데 의지할 곳이 없어서 더 서러움.
    나에게 너무 의지하는 엄마와 다각도로 받는 스트레스 때문에 사는게 너무 재미없음.

    지금은 죽지도 살지도 못해서 그냥 살고 있지만...
    초등학생일때부터 자살을 생각했었음. 확 죽어버려야겠다고. 
    엄마랑 아빠는 내가 죽어도 별로 슬퍼하지 않을거라 생각했는데
    지금도 내가 죽으면 엄마는 내욕을 할거같음. 멍청한 년이 죽긴 왜 죽냐고.

    내 친구들.. 제일 친한 친구도 모르는 얘기.
    나만 아는 좆같은 얘기...
    익명으로 풀어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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