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서없이 주절주절 쓰는 글이라 앞뒤안맞고 맞춤법이 안맞아도 이해해주세요.
얼마전에 무차별, 책임없는 냥줍에 대한 글 읽고나서 이런 일이 벌어져서 더 슬프고 화가나네요.
어제 오후에 동생한테 전화가 왔어요.
"미X, 어떤 사람이 우리 집 앞에 아기고양이 버리고갔음, 사료랑 모래랑 같이 놔두고 간걸로 봐서는 작정하고 버린것 같다."
그래서 그 고양이를 보니, 완전 애기더라구요.
상태를 듣자하니 감기에 걸렸는데 콧물흘리고 설사하고 오돌오돌 떨고있다고 하더라구요.
우선 아깽이를 집으로 옮겨서 담요덮어주고, 사료 물에 불려서 줘보고했는데(저희집엔 길고양이 대가족이 들락날락해서 항상 사료는 준비되어있음)
도통 먹을 생각을 안하고 울지도 않는대요. 안운다는거 듣고 불안하긴 했습니다.
우선 많이 놀라고 힘들어서 그럴수있으니까. 진정시켜주자라고 이야기하고 몸에 묻은 변이라도 물티슈로 조금씩 닦아주라고 했어요.
이 아기를 어떻게 해야할지.. 집에서 키우지는 못하고, 상태가 조금 호전되면 저희 집을 자기집처럼 들락날락하는 고양이 가족들이 보살펴주도록
만남의 자리를 주선해주자.
좋은 분에게 보내서 사랑받게하자 오유에 구조 및 분양 글을 올리자라며 카톡을 주고받는 사이에
갑자기 전화가 오더니 동생이 울면서 숯불이(일단 이름은 지어줬음) 죽었다고.
사료앞에서 죽었다고 말하네요.
그 어린것을 이 추운 날씨에 밖에 내다버린 그 나쁜X 때문에 화가나고
왜 당장 동물병원으로 달려가지 않았을까, 아무것도 하지 못한 본인의 죄책감때문에 동생도 울고 저도 눈시울이 붉어졌네요.
제발, 책임지지 못할거면 데리고 오지마세요.
그저 귀여워서 혹은 찰나의 감정에 혹해서 데려오는 저 작은 핏덩이도 하나의 귀중한 생명입니다.
당신의 사랑을 받고, 그만큼 사랑을 돌려줄 수 있는 생명이에요.
이쁜 인형이 아니라 보살핌받고 사랑받아야 할 하나의 생명입니다.
길에서 고양이가 다가와서 애교부린다고 해서, 무작정 데려오지마세요.
아기고양이가 혼자 울고있다고 해서 데리고 오지도 마세요.
냥줍이니 간택이니, 그런 말듣고 우호적인 고양이 만났다고해서 데려왔다가 안되겠으니 다시 내다 버리는 잔인한 행동은 하지마세요.
각자의 방식으로 살아가고 있는 고양이의 인생에 끼어들지 마시고,
다가오는 고양이 혼자 울고있는 고양이를 만나면 편의점에서 참치 하나 사서 주세요.
정말 도움이 필요한 고양이는 딱 봐도 도움이 필요하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어릴때 멋모르고 길고양이를 심하게 괴롭힌 적이 있어요.
아직도 그때 그 고양이의 눈빛을 잊지못합니다.
그 뒤로 전 죄값을 치르고 있는 것 같아요.
냥지랖이라고 하나요. 길고양이들 보면 너무 마음이 짠하고 무거워서 가방에 사료나 참치를 넣어다녀요.
그렇게라도해서 예전의 철없던 행동에 대한 용서를 받고싶은가봐요.
여기 계신 분들 모두 저보다 더 훌륭한 집사 혹은 부모님이시겠지만..
그래도 너무 마음이 안타깝고 슬퍼서 주절주절했습니다...
조금만 더 힘내주지 그랬니 숯불아.
그렇게 힘들어서 먼저 무지개다리 건넌거니, 거기는 여기보다 훨씬 따뜻하고
꽃도 많이 피어있을거야, 가서 나비잡으면서 행복하게 무럭무럭 자라야해.
미안해 숯불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