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좋아하는 여자가 있어요. 걔도 제가 지 좋아하는지 알아요. 제 맘 못 받아준다는 얘기까지 들었어요. 하하.
이 여자는 저한테 되게 의지를 많이해요. 저는 얘기를 진짜 잘 들어주거든요. 공감도 잘 해주고요. 물론 그래서 힘든 건 저였죠.
이 여자는 절 만나고 너무 많이 변했어요. 좋은 쪽으로요. 저는 이 여자한테 항상 이런 말을 해주곤 합니다 너는 정말 이쁘고 사랑스럽고 아름다운 사람이라고 일부러 이런 얘기 해줘요 자존감이 바닥을 치는 사람이라 이런 말 안해주면 그냥 일상에서 버티질 못하더라구요
남자친구에게 100번 싸우면 100번 다 져주던 그녀가 처음으로 남자친구한테 "난 이게 섭섭해! 그러니까 이거 사과해줘. 그럼 나도 너한테 사과할게." 라고 카톡으로 처음 말하던 순간에 제가 옆에 있었어요. 제가 그렇게 보내라고 했거든요. 이렇게 말하면 더 화내지 않을까? 라고 두려워하던 그녀에게 옆에서 괜찮을 거라고 달래줬죠.
그리고 그녀가 아버지한테 맞아서 남자친구에게 울면서 전화를 걸었는데 남자친구가 친구랑 같이 있다고 얼른 끊어버린 날, 그녀 옆에 있던 건 저였지요.
그녀는 저에게 이렇게 물어봤어요. "이렇게 사랑 받는 느낌도 못 받고 만나면 만날수록 날 깎아먹는 것 같은 남자와 더 이상 만나기 힘들어. 정말로 진심으로 너무너무 많이 사랑하는데 이런 마음 가지는 게 너무 힘들다. 나는 어떻게 해야해?"
저는 이렇게 대답해줫어요. "너는 그 남자한테 최선을 다했고 그랬기에 헤어지는 것에도 후회는 없을 꺼야. 걔는 너만큼 자길 사랑 해줄 수 있는 여자 두 번 다시는 못 만날 거야. 너도 알지? 이별 조차도 서로에게 최선일 수 있다고 어머니가 우리 아버지랑 이혼하시면서 그러시더라. 다만 네가 어떤 결정 하든 나는 네 편 들어주고 네 옆에 있어줄게. 걱정하지말고 맘 잘 추스려."
감정에 취해서 아무것도 못하는 그녀를 위해서 제가 들은, 그녀가 남자친구에게 섭섭해왔던 모든 것들을 글로 정리해서 보내줬어요. 그거를 조금 고쳐서 저한테 검사 맞고 남자친구에게 보내더라구요.
그리고 헤어질 것 처럼 가서는 서로 아직 많이 좋아해서 못 헤어지겠다고 그러는 그녀도 봤지요.
그 남자의 전 여자친구의 흔적 때문에 힘들어하는 그녀 때문에 화 낸 적도 있어요 그녀가 그 흔적을 보고 남자친구한테 불 같이 화를 냈대요. 그리고 한 시간 후에 다 정리했다고 자기가 잘못했다고 연락이 왔대요.
그걸 저에게 얘기하는 그녀에게 저는 이렇게 얘기했어요 "너 그거 정리하는 데 몇 분이나 걸렸을 거 같아. 한시간? 삼십분? 십분? 너 남자친구가 정말로 귀찮아서 안 지우고 냅뒀다는 그 말을 믿는거야? 너 남자친구 지금 쓰고 있는 뿔테 안경 걔랑 같이 맞췄었던 거란 것도 알고 있고 걔 컴퓨터에 여전히 그 여자 사진 한 가득인 채로 못 지우고 앉아있는 것도 알고 있고 (이거 변명은... 지우려고 하면 봐야하니까... 보기 싫어서 안 지웠다네요) 그 여자 남자친구가 몇 명 바뀌었는지 세고 앉아있는 것도 알고 있고 그 여자랑 성관계 할 때 어땠는지 너한테 얘기한 적도 있다면서 너 정신 차려! 너 200일 동안 호구 잡힌 거야! 지금 너 헤어지겠다고 걔한테 지랄할 타이밍에 왜 용서를 하고 앉아있는 거야!" 라고 했죠. 욱해서요. 미안하다고 사과 했어요.
그리고 그 커플은 싸우고 다음날 화해했대요.
근데 그 며칠 후 남자친구 만나고 집에 가려는데 자기 짜증 들어달라고 늦게 들어가면 안되는 애 붙잡았대요. 거절 같은 거 모르는 이 멍청이는 또 그걸 다 들어주고 집에 늦게 들어갔대요 그리고 또 아버지한테 맞았대요
그리고 저한테 연락왔어요. "왜 걔는 쳐자는 거야! 내가 이렇게 힘든데! 이제 아빠한테 쳐맞고 싶지 않아! 근데 이번에도 걔 때문에 맞았어. 왜?! 내가 왜?! 내가 힘든 거 알아달라는 게 그렇게 나쁜거야?!"
"알아주길 바라는 건 당연한 거야. 네가 사랑하는 사람이잖아."
"근데 왜 안 알아주는 건데..."
"그거야 네가 너무 좋은 여자친구라서. 남자친구 배려하느라고 너 스스로를 안 돌보면서 까지 남자친구한테만 신경쓰잖아 너가 그 남자를 위해 너 아픈 거 네 힘든 상황 감추면서까지 얼마나 잘 해주는데 내가 잘 알지 내가 옆에서 봐 왔잖아. 근데 너는 그거에 지친거야 그게 힘든거야"
그 카톡 읽고 한참을 답장 안하더니 이렇게 보내더라구요 "넌 어떻게 그렇게 나에 대해서 잘 알아... 너 우리 아빠도 가족도 오빠도 아무것도 아닌데 왜 그렇게 나한테 신경써줘 왜?"
"그거야 내가 너 좋아하니까."
그러고 그 다음날 헤어지러 간다고 하데요. 근데 이 멍처이는 또 못 헤어지고 왔어요 ㅋㅋㅋㅋ 헤어지자고 했는데 남자친구가 세시간이나 잡고 한 번만 기회를 달라고 자기가 변하겠다고 그래서 못 뿌리치고 알았다고 했대요.
이게 걔랑 알게된 100일동안 있던 굵직한 일들이에요. 오래 참았던 거 같아요. 그래서 어제 ㅎㅎ 이제 다시는 연락하지 말자고 했어요 근데 그랬더니 이러더라구요.
"내가 무슨 말 해주길 원하는 거냐고... 붙잡길 원하는 거야?" "아니" "이게 네가 원하는 반응 아니었어?" "응 아니야." "그러면 왜 그런 말 해..." "진심이야." "내가 상처 받길 원해...?" "아니." "이제 내가 막 싫고 불편하고 꼴 보기 싫어지고 그런 거야?" "아니, 그 반대야." "... 네가 없어진 일상으로 돌아가는 거겠지 상상도 안해봐서 잘 모르겠어." "아무렇지도 않을거야." "잘 모르겠어. 좀만 더 얘기 좀 하자 우리..."
그리고 서로 얘기 많이 했죠 서로 오해했던 거라던가 그런 거 다 풀었어요 되게 이런 얘기 하면서... 엉... 계속 연락하자는 식으로 얘기가 진행이 되어서요 그냥 딱 끊어버리려고 이렇게 말 했어요 "네가 내 맘 못 받아줄 거란 거 잘 알고 있어. 넌 나랑 항상 친구로 지내고 싶어했지. 사실 그게 전부야. 이해하지? 내가 왜 연락하고 싶어하지 않는지?"
"응응. 힘들다는 거잖아... 널 어떻게 대해야 옳은건지 모르겟어 너도 나한테 감정 상태에 대해 종종 이야기해주잖아 실제로 옆에서도 몇번 보고 근데 답이 뭔지 잘 모르겟더라구..."
"응 그러니까 이제 연락하지 말자."
그랬더니 후...
"내가 헤어지고 연락할게 정리 다 되면 네가 번호 바꾸면 어쩔 수 없고 난 바꿀 꺼지만 언제 헤어질지 확답은 못하겟어 아직 걔 많이 좋아해 근데 네가 힘든것도 이제 싫어 난 걔가 잡으면 잡힐 개 쉬운 년이야 ㅅㅄㅂ 그때 연락할게 기다려달란 말 아냐 니 마음 변해잇어도 괜찮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