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강훈상기자 = 인터넷을 통해 음란 동영상을 자주 본 평범한 중학생이 음란 동영상 장면을 흉내내 여자 초등학생을 성폭행한 사건이 발생,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피의자가 평범하게 학교생활을 하는 어린 중학생이라는 점에서 인터넷에 만연한 음란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다.
인터넷을 통해 무분별하게 전파되는 음란 동영상 등 유해 콘텐츠가 현실에서 실제로 청소년 범죄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또한 인터넷 포털사이트 업체가 회원 모집과 규모 성장에만 치중하다보니 이러한 음란 콘텐츠가 사이트를 통해 청소년에게 제한 없이 유통되고 있는 것을 사실상 방치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강하게 일고 있다.
중학교 3학년에 재학중인 A군이 F포털사이트의 중 3학년들이 모이는 인터넷 동호회에 가입한 것은 지난해 12월.
이 인터넷 동호회는 회원 가입에 아무런 제한을 두지 않았고 자료실에 포르노 동영상 수십 편을 저장해 놓고 회원이면 누구나 이를 볼 수 있도록 해 놓아 A군이 손쉽게 이들 동영상을 접할 수 있었다.
A군은 학교가 끝나면 어머니의 눈을 피해 자신의 방에 있는 컴퓨터로 하루에 한 두편씩 인터넷 동호회에 접속해 음란 동영상에 빠져들었다.
A군은 24일 오후 대로변에서 친구를 기다리던 초등학교 6학년 여자 어린이 2명을 발견, 도로 옆 웅덩이로 끌고 가 이들 여자 어린이를 흉기로 위협한 뒤 돈을 빼앗았고 급기야 한 어린이를 현장에서 성폭행했다.
A군은 "처음에는 돈만 빼앗으려고 했는데 웅덩이로 여자아이들을 끌고 가 보니 인터넷에서 본 포르노 동영상이 생각 나 성폭행을 하게 됐다"고 경찰에서 말했다.
이어진 A군의 진술은 경찰을 아연실색케 했다.
A군은 "중학교 3학년이면 인터넷 동호회에 가입할 수 있고 반 친구들 사이에서도 음란 동영상을 쉽게 볼 수 있어 널리 알려진 동호회"라며 "현재 7천여명이 가입돼 있는 상태"라고 진술했다.
경찰은 A군이 반에서 10~15등 정도 성적을 유지하며 별다른 문제없이 학교생활을 하는 중학생이라고 전했다.
한국컴퓨터생활연구소의 어기준 소장은 "자아정체성이 형성되지 않은 청소년은 음란동영상 장면에 대한 분별력이 없어 충동적으로 모방하려는 욕구가 생긴다"며 "현재 기술적으로 음란물을 막는 건 불가능하기 때문에 부모, 교사의 지속적인 관심과 제어만이 해결책"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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